절경을 보는 세가지 방법

송세진의 On the Road/ 단양 옥순봉·사인암

 
  • 송세진|조회수 : 13,205|입력 : 2013.04.1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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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같은 단양 팔경이 한 눈에…가장 먼저 날아오른 곳

여행을 가는 이유 중 하나가 멋진 경치를 보기 위함이다. 그런데 보는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조금 특별하게, 다른 시각에서 보는 우리의 산과 물은 어떨까? 이를 위해 약간의 모험 정도는 감수해야 할 것이다.

절경을 보는 세가지 방법

◆날아 올라! 패러글라이딩

언제부턴가 유행하기 시작한 ‘버킷리스트’. 여기에 자주 등장하는 것이 패러글라이딩이다. 잠시 죽음의 기분을 맛본다는 극한의 스포츠에 사람들이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전 같으면 엄두가 나지 않았을 테지만 요즘은 체험 프로그램이 많이 나와 있어 그야말로 ‘한번쯤’ 해볼 만한 레저 스포츠가 됐다.

절경의 맛을 허공에서 느껴보자. 충주호를 둘러싼 기암괴석과 소백산 줄기가 힘차게 뻗어 있는 단양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우리나라 패러글라이딩의 역사가 시작됐다고 하니, 그렇게 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떨어지기 위해선 일단 올라가야 한다. 픽업 나온 차량에 몸을 싣고 덜컹덜컹 산에 오른다. 산 이름은 두산. 꼭대기까지 오르니 산동네가 나타나고 여행자와 패러글라이딩 마니아를 위한 펜션까지 있다. 공터에는 고카트가 나란히 서 있고, 활공장에서는 교관들이 비행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얼떨결에 입으라는 옷을 입으면서 주의할 점을 듣는다. 잠시 ‘내가 이걸 왜 한다고 했나?’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저 절벽으로 떨어진다 이거지?’, ‘갑자기 바람이 멈추면 어쩌지?’, ‘줄이 끊어지면 어쩌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니 SNS에 기록을 남기고, 괜히 문자 하나를 친구에게 보낸다. 벌써 앞 사람이 뛰어 내렸다. 비명소리가 요란하다. ‘아! 이건 아닌데….’

“뛰세요!” 드디어 운명의 시간이 왔다. 눈을 질끈 감고 사력을 다해 앞으로 내딛는다. 해발고도 700m라고 했다. 뒤에 있는 교관은 20년 동안 패러글라이딩을 탔다고 했다. 그래, 무섭다고 멈추면 위험하다. 끝까지 달려야 한다. 그리고 마침내, 바람과 소백산의 뒷배를 믿고 허공으로 몸을 던진다.

더 이상 달리기는 무의미하다. 몸이 쑥 꺼지는 기분이 든다. 순간 비명도 나지 않더니 드디어 방언 터지듯 들리는 소리 ‘아악~!!!!!’…. 그렇다. 이건 내게서 나오는 소리다. 이미 몸은 하늘과 하나가 됐다. 이제 좀 안정을 찾았나. 뭔가 보이기 시작한다. 남한강이 발 밑 저 아래에 있고, 이름 모를 산들이 첩첩이 산수화를 그린다. 시각을 방해하는 장애물은 아무것도 없다.

바람에 의지한 나의 날개는 평화롭게 단양의 하늘을 선회한다. 공기는 몸을 자유롭게 왕래하는 것 같고, 머릿속에 가득 찼던 생각과 마음을 어지럽히던 고민도 모두 비워지는 느낌이다.

10분간의 짧은 비행은 단순한 체험 이상이다. 극도의 긴장, 공포, 절박한 믿음, 이후에 찾아오는 평화와 짜릿함, 재미…. 왜 사람들이 날고 싶어 했는지, 왜 패러글라이딩이 ‘죽기 전에 해보아야 할 101가지’에 속하는지 이유를 알 것 같다.

이쯤 되면 ‘패러글라이딩계에 입문이라도 해볼까?’ 하는 욕구가 솟는다. 3개월이면 혼자서도 날 수 있다니 귀가 솔깃해 진다. 실제로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로 매력 있는 스포츠라고 하니, 고가의 장비만 아니었어도 벌써 단양에 자취방을 구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사인암
사인암

◆내려다보기

이제 높은 곳에서 내려다볼 차례다. 옥순봉은 단양팔경 중 하나로 그 자체로도 대단한 풍광을 자랑하지만 ‘뷰포인트’로도 유명하다. 그렇지만 공짜는 없다. 옥순봉은 월악산국립공원에 속해 있으며 군데군데 미끄럽고 디디기가 험한 돌산을 2.3㎞ 등반해야 한다.

드디어 정상. 왼쪽을 보면 옥순대교와 함께 충주호가 시원하고, 구담봉 방향으로 눈을 돌리면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가은산, 말목산, 석기봉, 투구봉 등 수묵화에 등장하는 봉우리들이 근사하게 줄을 서 있다. 비록 퇴계 이황 선생이 극찬한 옥순봉 자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이를 발 아래 두는 맛도 그럴 듯하다.

한편, 단양 시내를 보기 위해선 양방산에 올라야 한다. 양백산으로도 불리는 이곳은 아예 전망대가 있을 정도로 풍경의 자신감을 보인다. 오르는 길은 거칠지만 포장이 돼있어, 걸어 올라가도 되고 차를 타고 이동할 수도 있다. 아침에는 호수 위로 깔리는 안개 낀 풍경이 좋은데, 사진가들 사이에는 석양과 야경이 좋기로도 유명하다.
 
양방산 전망대
양방산 전망대

옥순봉 전망
옥순봉 전망

◆올려다보기


70m 높이의 기암절벽을 이렇게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바짝 다가서서 올려다 보면 넓적한 병풍 바위가 금방이라도 머리 위를 덮칠 것 같다. 과연 추사 김정희가 하늘에서 내려온 한 폭의 그림 같다고 예찬할 만하다. 김홍도 역시 <단원화첩>에 사인암을 그렸다. 하긴 화가라면 욕심낼 만한 풍경이다. 물론 단양팔경 중 하나이다.

그런데 이름의 유래는 조금 허무하다. 고려말 학자 우탁이 ‘사인재관’이라는 벼슬에 있을 때 자주 놀러오던 곳이라 해서 붙여졌다고 하는데, 이 절경의 이름이 겨우 직급명이었다니…. 어쨌든 바위를 우러러 보고 있자니 해금강에 온 것도 같고, 기암절벽의 배경이 되는 운선계곡의 물소리도 참 명랑하게 들린다.

이 비단 휘장 같은 바위를 카메라에 담으려면 사진가는 몸을 한껏 낮춰야 한다. 처음에는 쪼그려 앉았다가 어느새 계곡의 너럭바위에 등을 기대고 누운 자세가 된다. 겸손한 자세일 때 온전한 모습을 내어주는 것, 여기가 바로 사인암이다.

‘본다’고 눈만 쓰는 게 아니다. 날고, 오르고, 누워 보느라 어느 때보다 신나게 몸을 쓴 여행이었다. 피곤하게 에너지를 소진하고 나면 휴식은 꿀맛이다. 온전히 소진할 때 충전에 더 깊이 감사하게 되는 것…. 이 맛이 여행이구나!


[여행 정보]

< 단양 시내 가는 방법 >

[승용차]
서울 - 통영 대전 중부고속도로 - 영동고속도로 - 중앙고속도로 - 북단양 IC에서 ‘매포·단양’ 방향 - 적성로 - 평동로 - 단양로 - 상진교차로에서 ‘영월·동굴지구·단양’ 방면 - 삼봉로 - 별곡사거리에서 우회전 - 다리 앞에서 수변로로 우회전

[버스]
동서울종합터미널 - 단양시외버스공영터미널

[주요 장소 내비게이션 정보]
옥순봉 산행 : 검색어 ‘옥순봉등산로입구’ / 충북 제천시 수산면 계란리
양방산 : 검색어 ‘양방산전망대’ / 충북 단양군 단양읍 기촌리
사인암 : 검색어 ‘사인암’ / 충북 단양군 대강면 사인암리

단양 체험 여행에 대한 종합 정보
단양스토리 : www.storydy.com / 010-3161-3232
패러글라이딩, ATV, 고카트, 펜션, 래프팅, 단양팔경 투어 등

패러글라이딩
단양 다누리센터 앞 강변에 패러글라이딩 신청부스가 마련돼 있고 전화나 인터넷으로도 예약할 수 있다.
㈜단양패러글라이딩 : http://parady.co.kr / 충북 단양군 가곡면 두산길 200-17 / 043-421-4488
가격 : 10만~30만원
체험가능 연령 : 4~80세
시외버스·기차 이용 시 단양읍내에서 픽업

< 주변 여행지 >

단양팔경
단양에는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풍부하다. 특히 단양군을 중심으로 주위 12㎞ 내외에 산재하고 있는 명승지를 단양팔경이라 한다. 본문에 소개한 옥순봉과 사인암을 비롯해 도담삼봉, 석문, 구담봉,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 등이 있다.
단양군문화관광사이트 : http://tour.dy21.net

< 음식 >
돌집식당 : 단양 특산물인 마늘을 주제로 한 정식 상차림이 대표적이다.
마늘정식 1만7000~2만원 / 곤드레돌솥밥 1만2000원 / 올뱅이해장국 7000원
충북 단양군 단양읍 별곡리 607 / 043-422-2842
충청도 순대 : 단양 마늘을 순대 속에 넣어 뒤끝 없이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순대국밥 6000원 / 마늘순대 6000원 / 곱창전골 1만5000~2만원
충북 단양군 도전리 614-116 / 043-421-1378
달콤한 오후 : 단양의 남한강변에서 서양식 아침을 맛볼 수 있는 곳. 맛있는 치아바타 빵을 사용한 브런치가 일품이다.
잉글리시 or 아메리칸 블랙퍼스트 9000원 / 커피 2000~4500원 / 케이크 3500원~4000원
충북 단양군 단양읍 도전리 507 / 010-3112-5706

< 숙소 >
흐르는 강물처럼 펜션 http://www.hgang.com
남한강변 갈대밭 한가운데 위치했고, 패러글라이딩을 포함한 체험 프로그램과 여행 예약도 가능하다.
충북 단양군 가곡면 향산리 505-1 / 043-421-0868

대명리조트 단양
충북 단양군 단양읍 상진리 4-1 / 1588-4888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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