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공사 GKL 잇단 '특채 논란' 왜

대표가 딸 면접보고 채용하는 이런 공기업, 그랜드 '트릭' 코리아레저

 
  • 김진욱|조회수 : 9,047|입력 : 2013.04.1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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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없네요."(GKL 관계자)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인 카지노업체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인사시스템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임원진의 잇단 '자식 특혜 채용'이 논란을 빚은 가운데 과거 경쟁사 인력을 대거 빼왔다는 얘기도 다시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도덕불감증이 빚은 결과"라고 일갈한다.

2005년 9월 설립된 GKL은 외국인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공기업. 최근 임원 자녀의 특혜 논란으로 창사 이래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경영의 총책임자로 대표이사 권한대행이었던 정희선 전무이사가 딸의 특혜채용 의혹으로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데 이어 후임으로 임명된 신경수 강북본부장마저 그의 아들이 채용비리에 연루됐기 때문이다.

관광공사 GKL 잇단 '특채 논란' 왜

◆채용특혜로 대표 직무정지…후임 임원도 채용비리?

특히 정 전무의 경우 자신이 딸을 직접 면접보고 채용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공기업 GKL의 인력 채용시스템에 적지 않은 흠집을 냈다. 지난해 12월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통해 카지노 딜러와 중국·일본 관광객 대상 마케팅 직원 등 28명을 서류와 면접 전형을 거쳐 선발하는 과정에서 특혜 문제가 불거졌는데, 현재 정 전무의 딸은 인턴자격으로 영업팀에서 딜러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은 정 전무의 뒤를 이어 대표이사 권한대행이 된 신 강북본부장의 아들 역시 특혜 의혹의 중심에 서면서 더 커졌다. 인사실장과 서베일런스 실장을 거친 신 본부장의 아들 역시 GKL에 4년 전 입사해 현재까지 영업딜러로 근무 중이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GKL 측은 "(정 전무 딸의 채용 부분은) 할 말이 없다"면서도 "(신 본부장의 아들은) 대학에서 카지노학과를 졸업했고 다른 딜러와 마찬가지로 일반 공채로 입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사례 말고도 최근 다른 고위간부의 자녀도 특혜 채용됐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뉴스1>에 따르면 GKL 힐튼의 J모 점장(1급)의 딸 역시 지난해 말 대졸신입사원 공채를 통해 GKL 중국팀에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이에 대해서도 GKL 관계자는 "J씨는 대학에서 중국어과를 졸업한 후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입사해 중국팀 마케팅부문에서 근무 중"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한편 GKL의 인사문제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최근 서울과 부산·제주에서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경쟁사 P그룹 측은 과거 자사의 핵심 마케팅 인력을 GKL 측이 빼가 회사의 영업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관광공사 GKL 잇단 '특채 논란' 왜

◆경쟁사 "해외 마케터 300여명, GKL이 빼갔다"


P사에 따르면 GKL은 지난 2010년말 중국 대상 마케터를 공개 채용하는 과정에서 업계의 반발로 채용이 무산된 P사 마케터들에게 '채용을 보장해주겠다'며 물밑작업을 벌여 여러명을 공채 형식을 빌어 빼갔다. 자사가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수년째 공들여 길러온 마케터 인재를 GKL이 '솔깃한' 근무조건 등을 내세워 채용하는 행태를 보였다는 것.

이외에도 P사는 GKL이 회사 설립 직후인 2005년부터 1년 사이 P사 카지노장에서 빼간 인력만 300여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중 부산사업장에서만 마케터 16명을 포함해 총 85명의 인력이 GKL로 자리를 옮겼다. 이로 인해 매년 영업이익을 내던 회사가 2007년에는 49억원, 2008년에는 45억원의 영업적자까지 기록했다는 게 P사의 입장.

P사 관계자는 "GKL은 새로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애초의 설립 취지인 여행수지 적자 해소에 기여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사기업이 유치하던 외국인 관광객을 가로채는 등 여행수지 적자 해소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또 "GKL은 신규고용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함에도 실제로는 사기업이 오랜기간 공들여 육성한 인력을 빼가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GKL측은 "철저히 공개 채용을 통해 (P사 직원들을) 채용한 것일 뿐"이라며 "당사자들이 오겠다는데 우리가 막아야 할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오픈 초기 인력양성시스템이 없어 공채로 직원들을 뽑았고 당시 시장점유율이 높았던 P사 직원들이 대거 지원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P사가 GKL의 마케팅 인력 빼가기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카지노업계 특성상 마케터의 경쟁력이 해당기업의 영업성과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외국인전용 카지노의 경우 상위 20%의 VIP 고객이 전체 매출액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VIP 마케팅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해외 '큰손'들의 정보를 쥐고 있는 마케터들은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의 매출을 창출한다.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P사가 발끈하는 것은 숙련된 마케터 양성을 위해 비용측면에서도 장기간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그렇다고 공채를 통해 직원을 뽑은 GKL에게 법적인 책임을 물기도 애매하다"고 말했다.
 
임원 자녀의 특혜채용 의혹으로 도덕불감증 논란에 휩싸인 GKL. '핵심인력을 빼갔다'는 경쟁사와 수년간 '인사 마찰'도 빚고 있는 이 회사가 '외화획득을 통해 관광산업에 기여하겠다'는 설립목표를 제대로 실천할 지 지켜볼 일이다.
 
"주가도 떨어지네"…난처한 GKL

서울 강남점, 밀레니엄서울힐튼점, 부산 롯데점 등 3곳에 세븐럭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GKL은 지난 2009년 11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지난 3월21일 최근 52주 사이 최고가인 3만3350원을 찍을 만큼 상승세를 타던 GKL 주가는 그러나 대표이사 직무대행의 자녀 특혜채용 의혹이 불거진 3월28일을 전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3월28일 3만2750원이던 것이 다음날인 29일엔 3만2300원, 이후 4월1일에는 3만원까지 떨어졌다. 다음날인 2일 반등에 성공하는 듯 했으나 4월3일 현재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한국관광공사가 GKL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인 만큼 관련 의혹이 모두 사실로 확인될 경우 GKL로서는 조직력에 있어 적지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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