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약가인하 2연타' 맞을까 피할까

"충격 가시지 않은데 또"…'동네 약장사 될라' 속앓이

 
  • 머니S 박성필|조회수 : 6,874|입력 : 2013.04.1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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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읽기에 들어간 '약값 인하' 소식에 제약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보건당국이 전년대비 5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의약품의 가격을 올 상반기 중 낮추겠다고 하자 제약사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4월 일괄 약가인하 시행 이후 1년 만에 다시 한번 약가인하 직격탄을 맞는 것이어서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낮은데 가격도 낮추는 구조

보건복지부는 약가인하 폭을 확대하는 내용의 '사용량 약가 연동제' 개편안을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시행할 계획이다. 사용량 약가 연동제는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위해 매출이 급증한 제품의 보험약가(가격)를 인하하는 제도다. 업계에 따르면 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이미 개편안 골격을 마련해 놓았다. 현재는 개편안의 세부기준을 막판 조율 중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개편안 중 제약업계가 가장 크게 반발하는 부분은 전년대비 매출이 50억원 이상 증가한 제품을 약가인하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한 점이다. 예컨대 작년에 매출 1000억원을 올린 제품이 올해 1050억원으로 증가했다면 약가를 20% 내려야 하고 이로 인해 수익이 210억원 줄어든다는 얘기다.

반면 지금은 새로운 의약품이 약가협상을 거쳐 건강보험에 등재될 때 제약사가 제시했던 예상사용량(예상 매출)보다 실제사용량이 30% 이상 증가할 경우 등재 시점 1년 뒤 약가를 10% 인하한다. 따라서 예상 매출이 1000억원일 경우 실제 매출이 30% 증가한 1300억원이 되면 1년 뒤에 약값이 10% 깎이면서 수익이 130억원 줄어든다.

결국 개편안대로라면 매출이 더 낮아도 현재보다 더 싸게 팔아야 하는 구조가 되는 셈이다.

따라서 이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일부 제약사들의 주력 의약품은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더구나 약가 20% 인하는 제약사들의 매출 감소로 곧장 이어지기 때문에 업계의 불만과 긴장이 고조된 상태다. 이에 제약협회와 다국적의약사업협회는 현재 보건당국의 '사용량 약가 연동제' 개편안 시행에 대해 공동성명 등을 준비 중이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출이 50억원 이상 늘었다고 약가를 깎게 되면 제약사들은 주력 의약품들의 약가인하로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며 "이번 약가인하는 많이 팔수록 손실이 커지는 불합리한 정책"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번 약가인하가 시행되면서 나타나게 될 매출 감소는 전반적인 회사경영에 있어서도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신약 개발을 위한 투자 등이 어려워져 업계 성장 저해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까지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제약업계, '약가인하 2연타' 맞을까 피할까

◆지난 1년 제약업계에 무슨 일이?


제약업계는 지난해 4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일괄 약가인하를 겪은 터라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에 또 다른 상처가 생길까 잔뜩 긴장하는 모양새다.

일괄 약가인하 제도는 의약품 특허만료 후 1년 동안 신약의 경우 기존가격 대비 70%, 제네릭(복제약)은 59.5%만 인정하고 1년 후에는 모두 기존 약값의 53.55%로 정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제약업계는 지난해 보험급여를 받는 1만3814개 품목 중 6505개의 약가가 평균 14% 깎이는 상황에 몰렸다. 이에 제약업계에서는 "신약 개발 투자를 확대해 나가는 시점에서 매출액 감소 및 수익성 악화로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불만이 가득했다.

제일약품과 일동제약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해 각각 126억원과 12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대비 61.6%, 65.4% 가량 감소한 수치다. 또 JW중외제약도 지난해 9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전년보다 41.4% 감소하는 고배를 마셔야 했다. 지난해 시행된 일괄 약가인하 후폭풍을 정통으로 맞은 것이다.

일괄 약가인하로 인한 매출 하락을 벗어나기 위해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한 다른 제약사와 코마케팅을 벌이는 경우도 증가했다. 일성신약은 지난해보다 12.5% 더 많이 다른 기업의 제품을 가져다 팔았다. 유한양행과 현대약품도 각각 10.3%, 9.1% 늘었다.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제약사도 있다. 한국화이자는 지난 1월 희망퇴직프로그램을 통해 80명을 감축했다. 1969년 국내법인 설립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지급된 명예퇴직금은 67억원으로 전년보다 6배 늘었다. 화이자는 지난해 총 45개 품목의 보험약가가 인하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 시행으로 제약사들이 겪은 상처가 채 아물기 전에 올해 상반기 또 한번의 약가인하 폭풍이 예상된다"며 "이는 제약사가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한 다국적사의 유통채널로 전락해버리는 등 국내 제약산업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복지부, 건강보험 재정 절감이 우선

'사용량 약가 연동제' 개편안 시행에 대한 보건당국의 입장은 제약업계와 상이하다.

복지부는 개편안 시행을 건강보험 재정 절감 실현에 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괄 약가인하를 시행하면서 건강보험 재정을 1조7000억원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측은 "실제로 일괄 약가인하 이후 6개월간(지난해 4~9월) 건강보험 약품비 청구금액을 모니터링한 결과 총 약품비 지출이 9086억원 절감됐다"며 "국민의 약품비 부담도 2726억원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이번 개편안을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싼 우리나라 약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약값에 리베이트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는 것. 따라서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리베이트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정책적으로는 신약개발에 투자하도록 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에 대한 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의 최종 의사결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금까지 알려진 개편안대로 시행된다면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는 제약업계의 걱정만 난무하는 상황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상반기 내에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고 현재 최종안을 조율 중"이라며 "제약업계가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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