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LH호 '행복한 서민주거' 초능력 낼까

CEO In & Out/ 이재영 LH 신임 사장 - 30년 건설행정 달인, 취임 직후 현장으로

 
  • 노재웅|조회수 : 8,174|입력 : 2013.06.1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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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LH호 '행복한 서민주거' 초능력 낼까

지난 10일 오후 2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옥에서 임직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이재영 LH 신임 사장의 취임식이 열렸다. LH 통합 2기 CEO 이재영 시대의 막이 오른 것이다.

이 사장은 그간 함께 물망에 올랐던 진철훈 전 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 및 한양대 겸임교수, 석종현 단국대 명예교수, 이규황 전 국제경영원장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뿌리치고 LH호 수장자리에 당당히 임명됐다.


이 사장은 이제 한해 20조~30조원의 거대한 예산을 집행하는 동시에 서민 주거안정을 최일선에서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게 됐다. 더불어 박근혜 정부의 핵심 부동산정책 중 하나인 행복주택사업의 순항을 위한 방안을 도출해내야 하는 숙제도 풀어야 한다.

업계에선 오랜 공직생활을 통해 빠르고 합리적인 판단력을 다진 그가 정부의 행복주택 등 공공주택 건설사업을 제대로 꾸려나갈 적임자라고 보고 있다. 이 사장 역시 제대로 해보일 자신이 있다는 의지가 굳건하다.
 
◆능력 갖춘 적임자 vs 불통의 아이콘

경남 합천 출생인 이 사장은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 토지국장, 국토균형발전본부장, 정책홍보관리실장 등을 역임하며 두루 경험을 쌓았으며 2011년부터 경기도시공사 사장을 지냈다. 약 30년이라는 세월의 공직인생 대부분을 건설·부동산 분야에 바친 것이다.

2005년 건교부 토지국장 시절 부동산 실거래가 및 주택가격 공시제도 업무를 도맡았으며, 2008년 국토해양부 주택토지실장 시절에는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도시형생활주택, 주택청약종합통장제도 등을 도입해 추진했다. 최근에는 수원 광교신도시와 평택 고덕신도시 개발을 이끈 바 있다. 업계로부터 행복주택사업을 비롯한 국책사업을 무리 없이 추진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오랜 공직생활을 통해 다져놓은 인적 네트워크 역시 탄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탈한 성격과 위아래를 가리지 않은 수평적 마인드 덕분에 선후배·동료들로부터 신망도 두터운 편이다. 때문에 그간 보금자리사업 등을 두고 의견대립을 해왔던 국토부와 LH 간의 소통창구 역할을 잘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론 이 사장의 취임을 두고 비난과 반대의 목소리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 사장의 취임 하루 전인 지난 9일 광교신도시총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이 사장은 명품 광교신도시 기본계획을 누더기로 만든 장본인"이라며 "그를 LH사장에 임명하면 재앙을 몰고 올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회는 이어 "이 사장은 경기도시공사가 추진하는 사업에 많은 문제가 있었음에도 주민들과 소통하지 않았으며, 지난해 9월 경기도의회로부터 고발 당하는 등 주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했다"면서 "130조원의 채무를 가진 LH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국책사업을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인물인지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오완석 도의원도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 사장이 현직을 유지한 채 LH 사장 공모에 참여하는 것은 비도덕적 행위"라며 "한 기관의 수장인 사람이 중앙행정기관에 더 좋은 자리가 났다고 해서 도망치듯 가는 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이 사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재원마련·주민화합 등 과제 산더미

전임 이지송 초대 LH 사장이 기틀을 단단하게 다져놓았다고는 하지만 이재영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 역시 만만치만은 않다. 행복주택사업 추진, 지방거점도시 육성, LH 채무 감축 등 시급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당초 이달 중순께로 예상됐던 사장 인선이 앞당겨진 것도 이러한 맥락과 함께 한다.

행복주택은 올해 7개 시범지구, 1만가구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박근혜 대통령 임기 내 20만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를 위한 재원마련부터 지자체, 인근 주민들과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것 모두가 신임 사장으로서 이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와 관련해 이 사장은 지난 10일 취임식 자리에서 "행복주택은 LH가 주도할 수밖에 없다"며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재원조달 대책을 마련하고 지역주민 반대 등은 대화와 설득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기본적으로 공기업은 정부정책을 수행하기 위한 기관이며 그 과정에서 국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이익을 돌려주는 방법을 찾는 게 임무"라며 "행복주택사업이 공사에 큰 부담을 준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틀 뒤인 지난 12일 이 사장은 서울 목동과 오류동 등 행복주택 건설 예정지를 방문했다. 취임 이틀 만에 찾아간 첫 현장이 행복주택 건설 예정지라는 것은 이 사장이 자신의 정책사업 수행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서민 주거복지 향상을 위해 매년 건설임대주택 7만가구와 매입전세임대 4만가구를 공급해야 하는 문제도 만만찮다. 이 사장은 "서민 주거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이런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업무담당 전직원이 자율적으로 주인의식과 책임을 갖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130조원을 웃도는 채무 감축방안도 새롭게 마련해야 하며, 암암리에 존재하고 있는 LH 내 주택공사와 토지공사 노조간의 출신 갈등 문제도 풀어야 한다.

이 사장은 부채문제에 대해서는 "부동산경기 장기침체 상황에서 부채를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감축할 수는 없다"며 "부채의 절대규모는 줄지 않더라도 토지·주택 판촉활동 등 별도 대책을 통해 부채 증가속도를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공과 토공간 내부 갈등에 대해서는 "결국 제로섬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 양대 노조가 통합을 위한 발걸음을 내디뎌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프로필
1957년 1월 경남 합천 출생/1975년 2월 중앙고 졸업/1979년 행정고시 23회/1980년 2월 고려대 행정학과 졸업/2001년 5월 건설교통부 토지국 토지정책과장/2005년 2월 건설교통부 토지국장/2008년 3월 국토해양부 주택토지실장/2011년 7월 경기도시공사 6대 사장/2013년 6월 한국토지주택공사 2대 사장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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