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안 쓰려면 사유서 내세요"

'자동육아휴직제도' 어디까지 왔나①/ "회사가 챙겨주니 충성심 절로"

 
  • 문혜원|조회수 : 6,435|입력 : 2013.07.0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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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욱씨 가족
정혜욱씨 가족

"육아휴직 안 쓰려면 사유서 내세요." 

육아휴직을 장려하는 기업이 점차 늘고 있다. 이른바 '자동육아휴직제도'의 도입이 확대되는 추세다. 자동육아휴직제도란 출산휴가 3개월 이후, 별도의 신청 없이 곧바로 1년간 육아휴직을 갖도록 하는 것. 출산 이후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으려면 오히려 사유서를 써야 한다. 여성의 모성보호를 위해 눈치보지 않고 출산과 육아 휴직을 사용하게끔 하는 것이다.

대기업 중에서는 지난해 9월 재계서열 5위의 롯데그룹이 자동육아휴직제도를 도입한 이후 재계 전체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올해는 지난 2월 현대백화점, 6월엔 SK그룹이 동참하고 있다.

◆ "자동육아휴직, 애사심 깊어져요"

"우리 회사가 이렇게 좋은 회사구나 하는 마음이 절로 듭니다."

휴직 이전까지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인사담당자로 근무했던 정혜욱씨(30)의 말이다. 정씨는 지난해 9월 출산휴가를 시작해 3개월 후인 11월부터 자동으로 육아휴직에 돌입했다. 그는 "아기와 유대감 형성이 중요한 시기에 같이 있게 돼 정서발달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기쁜 내색을 감추지 못했다.

"회사에서 배려해줘 마음 편하게 아기를 돌보고 있습니다. 출산 이후 부담 없이 쉴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아요."

정씨가 임신할 당시만 해도 회사에는 육아휴직을 쓰는 직원들이 드물었다. 정씨도 출산 이후 이렇게 오래 쉬게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1년을 쉬자니 눈치가 보이고 부담스러워 원래는 출산휴가만 쓰려고 했어요. 그러던 중 출산 이후 자동육아휴직제도가 생겼죠. 마침 시기가 잘 맞았던 것 같아 너무 감사하죠."

공식적으로 휴직을 장려하는 제도인 만큼 주변 친구들도 정씨를 부러워한다. 다른 회사에 다니는 대부분의 지인들은 출산휴가만 사용하거나 출산휴가 3개월 이후 퇴사하는 경우도 많다. 정씨는 "회사가 나한테 배려해준 만큼 더욱 회사에 충성심이 생긴다"며 "돌아가서도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 눈치 안보고 '자동휴직'

지난해 9월부터 자동육아휴직제도를 도입한 롯데그룹은 현재 190여명의 직원이 육아휴직에 들어간 상태다. 정규직뿐 아니라 시간제 직원도 자동전환제 대상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눈치 안보고 육아휴직을 쓰기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서 호응이 높다"며 "허울뿐인 제도로 남지 않도록 여러 가지 제도를 세심히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롯데그룹은 출산휴가와 동시에 기존에 속하던 조직에서 총무팀으로 재배치시킨다. 휴직 후 결원상태로 기존조직에 남아 있으면 자기 업무에서 빠지게 돼 눈치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것을 방지하고자 형식적으로 총무팀으로 인사이동시킨 후 복직하면 원래 조직으로 재배치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올해 2월부터 자동육아휴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에는 해당 직원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별도로 신청해야 했지만 이제는 출산휴가 신청시 1년 육아휴직이 자동 연계된다. 또 현대백화점은 본인(여직원)이 출산휴가를 가는 경우 100일(동종업계 법기준 90일), 배우자 출산휴가의 경우(남직원) 7일 유급 휴가(동종업계 법기준 3일)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출산휴가를 다녀오면 눈치보느라 육아휴직을 못 쓰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부담없이 쓰게 하자는 취지에서 자동육아휴직제를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SK그룹도 최근 '여성리더 육성 강화·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육아휴직 자동전환제'를 도입하는 한편 사내 보육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SK그룹의 육아휴직 자동전환제는 육아휴직을 쓴 여성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

조돈현 SK그룹 인재육성위원회 기업문화팀장은 "SK그룹은 여성인력의 활용과 여성리더의 육성을 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그룹 차원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SK는 모성보호제도의 정착, 여성 구성원의 역량 증진과 근무환경 개선 등 여성친화적 기업문화 구축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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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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