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은 옵션, 주담통화가 필수"

종목발굴의 고수/ 김상균 플랜A투자연구소 팀장

 
  • 김성욱|조회수 : 18,839|입력 : 2013.07.1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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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류승희 기자
사진=류승희 기자

증권시장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눈 돌릴 틈도 없는 시간이다. 특히 이른바 '재야고수'로 불리는 사설투자자문업체나 전업투자자들은 더하다.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를 켜놓고 투자종목은 물론 관심종목의 주가 변동을 살피고, 관련 뉴스를 파악해야 한다. 시장의 뉴스와 변화에 따라 하루에도 수십, 수백번씩 종목을 사고팔기도 한다.

김상균 플랜A투자연구소 팀장(33)도 사설투자자문업체에 소속된 전업투자자다. 그러나 김 팀장은 HTS에만 빠져서 일하지 않는다. 그는 1년에 4~5개 종목만을 투자한다. 따라서 장중에도 HTS만을 쳐다보고 있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김 팀장이 이렇게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것은 데이트레이딩이 아닌 '가치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좋은 종목을 좋은 가격에 매수해 갖고 있기 때문에 HTS에 매달려 주가변동을 체크하고 있을 이유가 없죠. 시간적으로 여유롭다는 점이 가치투자의 좋은 점 중 하나입니다."

김 팀장은 사람들이 가치투자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가치투자는 그냥 좋은 종목을 오래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치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계속 관리를 해줘야 합니다. 최소한 분기실적에 맞춰 3개월마다 실적을 체크하고 환율, 판관비, 대내외변수 등을 체크해야 합니다."

HTS에 매달려있지 않는 대신 김 팀장은 업체 탐방을 자주 다닌다. 전업투자자 사이에서도 그는 소문난 '탐방광'이다. 일주일에 최소 5개, 많게는 10개 업체를 탐방한다. 올 상반기에만 벌써 100개가 넘는 회사를 다녀왔다. 김 팀장이 이렇게 많은 회사를 탐방하는 것은 특정업종에 관심을 가지면 해당업체를 모두 찾아다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탐방업체를 선정하기에 앞서 선행업체의 상황을 먼저 파악한 후 밴더업체들의 분기별 실적 등을 스크린한다. 그렇다고 실적이 좋은 회사만 탐방하는 것도 아니다. 실적이 나쁜 회사도 방문한다. 해당분기 실적이 1회성인지, 아니면 장기적으로 하향추세인지를 파악해 미리 준비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지난해 김 팀장에게 수익을 올려준 대표적인 종목이 모베이스다.

"모베이스에 투자하기 전, 휴대폰케이스업체인 신양엔지니어링에 투자해 100% 수익을 얻었어요. 이 회사에 투자하기 위해 5번이나 탐방을 하는 등 휴대폰케이스업계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죠. 그런데 모베이스는 상대적으로 덜 올랐더라고요. 그래서 투자에 나섰고, 1년 반만에 400%의 수익을 얻었습니다. 휴대폰케이스에 대해 지식을 쌓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투자할 수 있었고, 또 수익을 얻은 거죠."
 
기업탐방, 어려운 일 아니다

김 팀장은 전업투자자이기 때문에 탐방이 쉬울 수 있다. 하지만 직장에 다니면서 투자하는 사람들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김 팀장도 이 말에 공감한다. 그러나 의지만 있다면 직장인들도 탐방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김 팀장 역시 직장에 다닐 때 월차, 휴가 등을 이용해 탐방을 다녔다.

"잘 찾아보면 소액주주카페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곳을 활용해 사람을 모으면 여러명이 같이 갈 수 있어요. 또 여럿이 가면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다른 사람이 물어볼 수도 있잖아요. 그만큼 더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평일이 힘들면 주말을 이용, 해당회사 공장에 잠시 들려봐도 그 회사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잘 나가는 회사는 주말에도 바쁘게 움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공장 정문을 지키는 수위와 대화를 나눠보면 회사의 보통 때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 김 팀장은 "'담배 한보루'면 공장 분위기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탐방을 가게 되면 무엇을 먼저 파악해야 하는 것일까. 김 팀장은 "회사가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에 포커스를 맞춰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매출액, 영업이익을 먼저 살펴본 후 대외변수를 조사해야 합니다. 원자재 구매는 어떻게 하는지, 환율변동에 대비한 환헤지는 잘 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해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동종업계 타 업체의 움직임도 알아보면 투자에 도움이 됩니다."

김 팀장은 일반투자자도 탐방을 가는 것이 좋기는 하지만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주식투자는 투자종목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확신을 갖느냐에 수익이 달려있습니다. 탐방은 나 자신에게 확신을 주기 위해 필요한 것이죠. 대신 주식담당자와 통화를 많이 해야 합니다. 주식담당자와의 통화만으로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탐방은 옵션이죠. 그러나 주식담당자와의 통화는 주식투자의 필수입니다."
 
주식투자 성패, 종목 선정에 달렸다

김 팀장은 하반기에 한양이엔지와 아이테스트를 관심 있게 살펴보라고 권했다. 배관설비가 주력인 한양이엔지는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확대의 최대수혜를 입는 회사다. 김 팀장은 "올 3분기부터 내년까지 좋은 실적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이라며 "밸류에이션이 5배로 길게 끌고가도 손해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테스트는 반도체 테스트업체로 반도체가격 상승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종목이다. 김 팀장은 "반도체업황이 좋아지면서 후공정업체를 모조리 탐방했는데, 밴더업체에까지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며 "그러나 아이테스트는 최근 감가상각 회계방법을 7년에서 10년으로 바꿨는데 이 때문에 장부에 연 100억원 정도가 이익으로 더 잡힌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스트 장비는 10년 이상 쓰는 장비인데, 이 회사는 이미 많은 투자를 한 상태"라며 "반도체업황이 좋아지면 같이 좋아질 수밖에 없고 회계기준 변경도 호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 팀장은 "세상에 투자의 고수는 없다. 단지 종목의 고수가 있을 뿐"이라며 "종목선정이 주식투자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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