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시장 정상화 대책, 실효성은?

산은이 사준다 해도 사라진 투심은 어떻게…

 
  • 김성욱|조회수 : 3,671|입력 : 2013.07.1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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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시장 정상화 대책, 실효성은?
금융위원회는 지난 8일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회사채시장의 안정을 위해 '회사채 정상화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올 하반기부터 내년 말까기 만기도래하는 약 70조원의 회사채 중 자체 상환이 어려운 기업의 회사채를 산업은행이 총액 인수한다. 금융위는 이번 정상화대책의 대상이 되는 기업의 차환발행 회사채 규모를 약 4조원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중 산업은행이 인수하게 될 규모는 80%인 3조2000억원이다. 나머지 20%는 해당기업이 자체적으로 상환해야 한다.

이렇게 산업은행이 인수한 회사채 중 40%(1조2800억원)는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회사채안정화펀드'와 채권은행들이 재인수한다. 이를 위해 금융투자업계와 증권유관기관들이 공동으로 3200억원가량의 회사채안정화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나머지 60%는 신용보증기금의 신용보강을 통해 프라이머리채권 담보부증권(P-CBO)으로 발행, 시장에 매각하게 된다. 신용보강을 위해 필요한 약 8500억원의 자금은 신보 재산(약 1500억원)과 정부재정(3500억원), 정책금융공사 출연(3500억원) 등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신보의 P-CBO는 기존의 건설사 P-CBO를 확대 개편해 운영하는 것이다. 이달부터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이번 P-CBO의 업체당 최고 지원한도는 대·중견기업 1500억원, 중소기업 750억원 정도. 기존 건설사 P-CBO보다 1.5배 많은 규모다.

이번 P-CBO의 유동화자산에 건설사 회사채(20%)도 포함돼 있으며, 이외에 산업은행이 인수한 차환발행 회사채(30%), 일반회사채(50%)로 구성된다. 총 발행규모는 약 6조4000억원에 달한다.

P-CBO는 유동성 부족 문제가 회사채시장, 자본시장 등 금융시장 전반의 시스템 위기로 확산되지 않도록 유동성 지원에 초점을 맞춘 제도다. 사실상 지난 2001년 한시적으로 도입했던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를 부활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세제지원 및 회사채펀드 활성화 등을 추진해 회사채시장의 양극화를 완화하겠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이를 위해 비우량 회사채(신용등급 BBB 이하)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에 5000만원 한도로 분리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또 일정요건을 갖춘 회사채에 대해서는 기간에 상관없이 계열 증권사가 인수한 회사채펀드에 편입이 가능해진다. 이외에도 자산유동화증권(ABS)의 발행자격도 신용등급 BBB 이상에서 BB 이상으로 완화된다.

회사채시장 정상화 대책, 실효성은?


더 큰 위기 넘기 위한 선제적 대응책
 
정부에서 회사채 정상화대책을 내놓은 것은 자금난에 처한 기업들의 유동성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신용경색으로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회사채는 기업의 자금조달의 중요한 도구지만 회사채시장의 자금경색 정도가 최근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에서 모두 심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회사채 발행규모는 2조7000억원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수준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월평균 5조6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회사채 발행규모는 올 들어 저금리 기조로 인해 4조원대로 줄었는데, 6월 들어 더욱 급감한 것이다.

특히 비우량 회사채시장의 위축은 더욱 심각하다. 금융위기 이후 투기등급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와 함께 올해 불거진 웅진, STX 등의 신용이슈로 수요 급감을 불러와 발행도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연평균 1조4000억원 이상 발행되던 A등급 회사채시장은 연초 이후 8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한 이후 6월에는 총 2건, 1000억원만 발행되는 등 사실상 자금조달기능을 상실했다. BBB등급 이하 역시 동부그룹 800억원 1건만 발행되면서 지난해 월평균 3000억원 수준을 크게 밑돌았다.

회사채 유통규모 역시 크게 감소했다. 전년도 월평균 15조원에서 지난달에는 절반수준인 8조원까지 크게 축소됐다. 금리 변동성의 확대와 함께 높아지는 크레딧 리스크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된 탓이다. 또한 발행시장의 약세로 사실상 매수할 만한 종목이 감소하고 있는 점도 유통시장을 위축시킨 이유다.

황원화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와 같은 양극화현상 심화는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크레딧 리스크 증가라는 펀더멘털 측면의 문제가 가져온 회사채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심리가 원인"이라며 "등급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에 투자 한계 신용등급이 상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이번 방안은 회사채시장이 자생적으로 회복할 때까지 비우량 회사채시장의 고사를 막기 위한 의도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우려반 기대반' 속 근본대책 마련 미흡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대책이 정부가 많은 고민을 한 결과물이라는 데 공감을 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제도와 유사한 2001년 산업은행의 회사채 신속인수제가 회사채 투자심리 악화를 방지하고 해당기업의 유동성 리스크가 시장전체의 신용경색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했다는 점을 들어 이번 대책도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이번 대책만으로는 미흡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질적인 핵심대책이 없는 데다 위험업종의 생명을 일시적으로 연장해줬을 뿐이라는 것이다. 특히 최근 회사채시장의 문제는 크레딧 리스크인데, 이를 해결할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임정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회사채시장의 이슈는 유동성 부족이 아닌 높아진 기업들의 크레딧 이벤트 리스크"라며 "일시적인 유동성 공급을 통해 비우량 기업들의 자금경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위축된 투자심리를 회복시켜야 하는 근본문제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경기 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비우량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저하됐다는 점에서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투자심리가 개선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원하 애널리스트는 "이번 방안은 위험업종에 대한 상시적 구조조정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선의의 피해를 막기 위함이지 유동성 공급을 통해 구조조정을 지연하려는 게 아니다"며 "이번 방안으로 회사채 스프레드가 축소되거나 비우량 회사채 차환위험이 갑자기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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