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류승희 기자

다이어트 권하는 사회/ 김 기자의 한방 디톡스 다이어트 체험기

살을 빼자니 피부 탄력이 걱정되는 30대. 일주일에 3일이 술자리인 직장인. 다이어트에 실패한 전적이 있는 '저질의지'의 소유자. 다이어트 3대 악조건에 모두 속한 기자가 마침내 체중·체지방 감량에 성공했다. '작심삼일' 전적과 술자리가 잦은 직업적 특성을 감안해 금·토·일 3일만에 마칠 수 있는, 그리고 30대 여성의 고민인 피부 건강까지 지켜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았다. 이름하여 '디톡스를 가미한 3일짜리 한방 다이어트 프로그램'.

혈액 흐름을 돕는 당귀, 기를 보호하는 황기, 체내 습열과 독소를 배출하는 백출·복령 등의 한약재와 세포내 수독을 빼내는 호박을 배합한 수분해독액을 오전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두시간 간격으로 복용하면서 식이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3일간 아침은 먹지 않고 점심은 오이, 당근, 토마토, 파프리카 등으로 해결한다. 저녁은 고기를 넣지 않은 미역국이나 콩나물국이고 시간에 맞춰 수분해독액을 복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현미밥을 먹으며 하루 2봉의 수분해독액을 복용하는 보름짜리 프로그램도 있지만, 기자는 본인의 왕성한 식욕을 잘 알고 있기에 '짧고 굵게' 3일짜리 프로그램을 택했다.

다이어트에 돌입한 첫째날인 금요일은 정말 힘들었다. 적은 내부에 있다고 했던가. 오후 5시가 되자 선후배들이 약속이나 한 듯 기자 옆에 자리잡고 앉아 간식을 먹어댔다. 기자의 동공이 잠시 흔들렸지만 "수분해독액 복용기간에 탄수화물·단백질을 섭취하면 체지방이 즉시 증가한다"는 한의사의 경고를 떠올리며 인내했다.

애써 모니터에 집중해 보지만 눈앞에 김치왕만두가 '둥둥' 떠다닌다. 만화에나 나올법한 '환영'이다. 말투까지 퉁명스러워졌는지 기자를 예의주시하던 후배가 한마디 한다. "예민 터지네요, 선배."

"아! 머리야". 회의시간에 기획 아이디어를 말하다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머리를 쓸 때 현기증이 난다는 게 이 다이어트법의 맹점.

퇴근 후 콩나물국과 수분해독액을 먹은 후 침대에 누웠으나 배가 고프니 잠이 안 온다. 쓸데없이 찬장을 열고 나란히 놓여있는 S라면 3개와 P비빔면 2개, 짜장XX을 감상하고 '쾅' 닫아 버린다. 라면 대신 섭취가 허용된 아몬드 5알을 씹으며 잠을 청했다.

이틀째인 토요일은 첫째 날보다 덜 고통스러웠고 사흘째가 되니 할만 했다. 두문불출하며 다이어트에 집중한 덕분이다. 첫째날 점심에 먹었던 양배추채가 너무 맛이 없어, 둘째날과 셋째날 점심엔 토마토와 파프리카를 섞어 먹었다. 저녁은 역시 콩나물국을 마셨다. 그 중간에는 바나나 한개를 섭취해 무기력감을 달랬다.

3일간의 다이어트 결과 체중이 3kg, 체지방이 1.6kg 줄었다. 갸름해진 얼굴선과 한톤 밝아진 피부색도 이번 다이어트의 수확이다. 대신 근육 1.4kg, 기초대사량 35%, 신체발달지수 1포인트를 잃었다. 운동을 중단했더니 근육량이 줄어버렸고 대변을 못본 탓에 기초대사량이 떨어진 것. 복부지방은 그대로다. 이제 평소보다 식사량을 줄이고 설탕과 소금 섭취를 줄이면 특별히 다이어트를 하지 않아도 지방을 계속 연소시킬 수 있다는 게 의사의 말이다.

다이어트 종료 한달째, 현재 기자는 근력운동이 가미된 요가프로그램을 통해 '요요현상'과 싸우고 있다. 줄어든 체중은 아슬아슬하게 유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