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금 거래소 만들어진다는데…

 
  • 유병철|조회수 : 6,525|입력 : 2013.08.0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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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2일 열린 금거래소 설립 관련 새누리당-금융위원회 당정협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 허경 기자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2일 열린 금거래소 설립 관련 새누리당-금융위원회 당정협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 허경 기자
우리집 장롱속 금은 못 판다…투자 목적일 경우 부가세 없이 매도·매수 가능

내년 1분기에 금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금 현물시장(이하 금거래소)이 설립될 예정이다.

지난 7월22일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국세청, 관세청과 한국거래소는 공동으로 '금 현물시장 개설 등을 통한 금 거래 양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어 25일에는 한국거래소가 '금 현물시장 개설 및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거래소는 우선 올해 안에 모의시장을 만들어 테스트를 거친 후 내년 1분기 중 정식으로 오픈할 계획이다.
 
◆ 금시장, 규모는 얼마나 될까

귀금속 컨설팅업체인 GFMS에 따르면 세계 금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17만4200톤가량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주얼리가 49%로 가장 많고, 개인투자 20%, 국가 공식보유 17%, 기타제조 12%의 비중을 보이고 있으며 분실 또는 미확인 금이 2%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WJRC)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2011∼2012년 3차례에 걸쳐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대한민국에서 소비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금(소재·주얼리)은 660∼722톤으로 추산된다. 또한 순금을 보유한 성인은 45.4%로 타국에 비해 많은 수준이다.
 
◆ 7년 묵은 금거래소 논의, 부활한 이유

일견 갑작스러운 듯 보이지만 금거래소의 설립은 이미 지난 2007년부터 논의돼 왔다.

당시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귀금속·보석산업 발전방안'이 발표됐고, 이에 따라 2009년에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상품거래소 설립방안'이 논의됐다. 2010년에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상품(금)거래소 도입방안'이 발표됐다.

이후 몇년간 다른 사안에 밀려 잊혀진 듯 보였던 금거래소는 올 들어 다시 논의가 시작되며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7년간 묵었던 의제가 갑작스레 떠오른 이유는 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됐기 때문이다.

금은 세계적으로 가치 있고 귀중하게 여겨지는 금속이라 수요가 높다. 요즘 글로벌시장에서 금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반대로 금지금(금괴)과 금화 등의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지난 4월 금괴 판매를 시작한 롯데백화점에서 하루 만에 2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금시장의 음성적 규모가 더욱 큰 것은 자신의 자산 노출을 꺼리는 자산가들이 자금 노출을 막기 위해 음성적으로 거래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온현성 WJRC 연구소장은 "밀수금을 제외한 국내 금 유통규모가 연간 100~110톤 내외로 추산된다"며 "이 가운데 음성거래가 55~70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정련금의 음성거래 규모는 연간 2조2000억∼3조3000억원 수준이다. 전체 금 관련 귀금속 거래규모가 5조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절반이 넘는 금 거래가 음성적으로 진행된다는 소리다. 또한 이를 통한 부가세 탈루 규모는 2200억∼3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귀금속유통협회는 세금계산서 등을 발행하지 않는 무자료 거래가 전체 금 거래의 60% 이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80%가 넘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이렇듯 음성화된 금 투자에 대한 수요를 양성화시키겠다는 게 정부의 속내다.

공도현 한국거래소 금시장 준비팀장은 "가장 기본적인 시장 개설의 목표는 4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귀금속의 탈세 음성 거래를 막자는데 있다"고 말했다.
 
◆ 우리집 금도 내다 팔수 있을까

금거래소가 내년 1분기에 생긴다면 일반 가정에서 가지고 있는 금도 내다 팔 수 있을까. 애석하지만 불가능하다. 금거래소의 설립 목적이 돌반지 같은 '주얼리'를 내다 팔도록 하기 위함이 아니어서다.

거래소에 따르면 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은 품질인증기관의 인증을 받은 업체들 가운데 지정된 적격생산업체가 생산한 '포나인'(순도 99.99%)에 중량 1kg짜리 금괴로 한정된다.

설사 개인이 적격생산업체가 생산한 금괴를 가지고 가서 팔겠다고 나서도 직접 판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무조건 적격업체가 생산해 곧바로 입고한 것만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 관계자는 "금괴의 순도 문제 때문"이라며 "금괴를 쪼개서 녹여보는 등 훼손하지 않으면 순도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적격생산업체가 생산 후 그날 안에 곧바로 보관기관에 입고하며 재입고는 불가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 금거래소, 성공할까

금거래소의 장점은 금에 부가가치세 10%가 붙지 않는다는 점이다. 투자목적으로 금을 사들일 경우 실물로 인출하지만 않는다면 부가세 없이 매수하고 매도하는 것이 가능하다.

금반지나 금괴, 금열쇠, 금두꺼비 등의 가격에는 가공비도 들어간다. 브랜드 제품의 경우는 중량뿐만 아니라 브랜드 가격 등도 포함된다.

그러나 이를 다시 금은방 등에 판매할 때는 '중량'으로 팔린다. 말 그대로 '금'만 팔아버리는 것이 된다.

투자가 목적이라면 주얼리 제품을 소유하는 것보다 금거래소에서 거래하는 편이 세금 등 부가적으로 붙는 돈이 없으므로 투자자에게 이득이라는 게 거래소의 설명이다.

일반투자자의 경우에는 골드뱅킹 대비 거래비용이 저렴하고, 가공업체 등 금 현물에 대한 순수한 수요가 있는 회사의 경우 고품질(99.99%)의 금을 공정한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다.

공도현 팀장은 "이러한 점들을 감안하면 시장의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정책목표인 금의 음성거래 차단, 즉 탈세 저지가 가능한지의 여부다. 공식시장으로의 수요 유인을 위해 정부는 우선 내년부터 금괴를 취급하는 귀금속 소매업종을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대상으로 추가할 계획이다.

또한 국세청은 금 도·소매업자가 많은 세무서 위주로 무자료 거래유형과 탈루업체에 대한 현장정보, 탈세제보 수입활동을 강화한다. 금을 통한 탈세를 막겠다는 심산이다.
한 선물업체의 고위 관계자는 금거래소의 흥행 여부에 대해 "아직까지 세부적인 사안이 결정된 것은 아니며 시장도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성공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면서도 "긍정적으로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귀금속 관련업계의 반응은 어떨까. 한 대형 금거래업체의 고위 관계자는 "총판 쪽에서는 거부하는 곳이 더 많은데 금거래소 설립으로 인해 시장점유율을 뺏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중소규모의 금은방 등에서는 그나마 금을 사러 오던 사람들마저 발길이 끊어지는 게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는 찬반양론이 팽팽한 편"이라며 "흥행여부와는 상관 없이 정부의 정책이기 때문에 금시장에 변화가 생긴다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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