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 후폭풍 '해외로 해외로'

제약사들 해외시장 공략 서두르는 이유

 
  • 박성필|조회수 : 3,891|입력 : 2013.08.2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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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인하 후폭풍 '해외로 해외로'
국내 제약사들이 제약선진국 시장진출과 해외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본격적인 현지 공략에 나서는 것을 두고 내수시장에서의 부진을 비켜가기 위한 '회피책'이라는 뒷말이 무성하다.

제약사들은 지난해 4월 보건당국이 단행한 약가인하 여파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일부 제약사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 같은 고전이 예상되자 제약사들은 내수시장에서의 부진을 떨치기 위한 자구책으로 해외시장을 직접 겨냥하고 나섰다.

해외진출로 돌아서는 제약사들

중외제약은 최근 개발한 영양수액제의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지난 7월31일 미국계 제약사인 박스터와 맺고 미국·유럽 등 전세계에 수출하기로 했다. 또 일본 스즈켄그룹 계열 SKK제약사와 순환기 분야 개량 신약을 공동 개발하는 글로벌 중장기 공동개발협력 계약을 지난 7월8일 체결했다.

보령제약은 지난 7월23일 멕시코 제약사인 스텐달과 2600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맺고 고혈압약인 카나브플러스를 멕시코시장에 내놓는다. 녹십자는 정부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탄저백신 제조방법에 대한 미국 기술특허를 지난 7월6일 획득했다. 한미약품도 지난 8월7일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인 에소메졸의 미국 식품의약청(FDA) 최종 시판허가를 받았다.

글로벌제약사를 인수합병하는 국내 제약사들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대웅제약은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방법으로 M&A를 택했다. 최근 180억원을 들여 중국 제약사 바이펑을 인수하고 2018년부터는 현지에서 직접 세파계 항생제와 내용액제 완제품 등을 생산 및 판매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미국과 유럽의 글로벌 제약사 인수를 목표로 삼았다. 한미약품은 정책금융공사, KTB 프라이빗에쿼티 등과 함께 5000억원 규모의 해외 M&A 프로젝트 펀드 결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의 제약사 M&A 매물을 물색하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도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방법의 하나로 스페인 제약사 인벤트 파르마에 대한 M&A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테바나 다케다와 같은 제약사가 해외시장 진출이 가능했던 이유는 해외기업 M&A로 기업의 규모를 키웠기 때문"이라며 "국내 제약사들의 이러한 해외시장 공략은 지난해 4월부터 단행된 약가인하 등의 여파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제약사들의 본격적인 해외시장 진출 움직임은 지난해 약가인하 단행 이후부터 나타났다. 한국제약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약산업 수출액은 총 1조36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수출액 9302억원보다 46.7% 증가한 수치다. 제약산업의 수출액이 1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약가인하 여파로 인한 제약사들의 해외진출 대책은 지난해 수출액에서도 확인된다"며 "제약사들은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 줄면서 수출비중을 크게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수출비중이 늘어나는 현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되는 추세"라며 "최근 제약사들이 해외진출이나 인수합병 등에 적극 나서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약가인하 여파 극복 위한 '회피책'

그렇다면 제약사들의 해외진출 이면에는 어떤 사연이 숨어 있을까. 업계에선 지난해 4월부터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겪게 된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에서 촉발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약가인하는 의약품 특허 만료 후 1년 동안 신약(기존 약가의 70%), 제네릭(기존 약가의 59.5%)의 가격을 제한하고 1년 후에는 모두 기존의 53.55%로 약가를 정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제약업계는 지난해 보험급여를 받는 1만3814개 품목 중 6505개의 약가가 평균 14% 깎이는 상황에 처했다. 이에 제약업계에서는 "신약 개발 투자를 확대해 나가는 시점에서 매출액 감소 및 수익성 악화로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불만이 가득했다.

약가인하로 인한 여파는 제약사들의 숨통까지 조여 왔다. 제일약품과 일동제약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해 각각 126억원과 12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대비 61.6%, 65.4% 가량 감소한 수치다. 또 JW중외제약도 지난해 9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전년보다 41.4% 줄어 약가인하로 인한 후폭풍을 정통으로 맞았다.

약가인하 후폭풍 '해외로 해외로'

약가인하로 인한 매출 하락을 벗어나기 위해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한 다른 제약사와 코마케팅을 벌이는 경우도 증가했다. 일성신약은 지난해보다 12.5% 더 많이 다른 기업의 제품을 가져다 팔았다. 유한양행과 현대약품도 각각 10.3%, 9.1% 늘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제약사들은 해외 진출과 인수합병이라는 회피책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보건복지부가 단행한 1조7000억원 규모의 약가인하 정책의 타격을 피하기 위한 자구책의 하나로 해석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의 해외 시장 진출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약가인하의 영향으로 국내 영업이 어려워지자 최근 본격적인 해외 현지 공략 노선으로 대거 갈아타고 있다"며 "제약사들의 이 같은 행보는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보건당국, 약가인하는 리베이트 '해결책'

보건당국은 약가인하가 국내시장에서 제약사들이 고전하는 이유라는 주장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복지부는 지난해 약가인하를 시행하면서 건강보험 재정을 1조7000억원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측은 "실제로 약가인하 이후 6개월간(지난해 4~9월) 건강보험 약품비 청구금액을 모니터링한 결과 총 약품비 지출이 9086억원 절감됐다"며 "국민의 약품비 부담도 2726억원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약가인하가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싼 우리나라의 약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약값에 리베이트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는 것. 따라서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리베이트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정책적으로는 신약개발에 투자하도록 할 계획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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