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부부 3커플의 결혼비용 솔직토크

현금 쌓이는 웨딩업계/ 좌담회 - "분위기에 휩쓸리면 '바가지 쓰기' 예사"…소신이 중요

 
  • 문혜원|조회수 : 19,671|입력 : 2013.09.0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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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둔 신랑신부는 어느 때보다도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결혼식부터 신혼여행, 혼수까지 신경 쓸 게 한두가지가 아니어서다. 목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만큼 돈에 대해서도 무감각해진다. 그러다가 결혼식을 치르고 난 후 "이렇게 많이 썼나?"라며 뒤늦게 깨우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평생 한번뿐인 결혼, 이왕이면 제대로 하자"라는 욕심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결혼비용을 부추기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만큼 합리적인 결혼비용에 대해 고민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 8월21일 청담동에서 바람직한 결혼문화에 대해 고민 중인 세 커플을 만났다. 각각 10월, 12월에 결혼하는 우경민(34)-박미혜(34) 커플, 홍기철(27)-송해림(29) 커플과 내년 4월 결혼식을 앞두고 이제 막 결혼준비에 돌입한 곽예준(29)-김수연(29)커플이 이들.

휩쓸리기 쉬운 우리나라 결혼문화 특성상 신랑신부의 소신이 중요하다는 게 이날 모인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들이 제기한 결혼비용 등 결혼식 준비과정에 대한 신랄한 비평을 지상중계한다.

곽예준, 김수연(사진=류승희 기자)
곽예준, 김수연(사진=류승희 기자)

Q. 결혼할 때 드는 각종 부대비용, 소위 말하는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나 예식장 비용이 더 비싸진 것 같은데요.

김수연(이하 김) : 요즘에는 스드메 비용이 250만~300만원이 기본이에요. 그리고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죠. 저도 처음에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제가 하나하나 알아보니까 저렴하게 할 수 있는 곳이 많더라고요. 발품을 얼마나 파느냐, 신랑신부가 얼마나 다른 사람들의 얘기에 휘둘리지 않느냐에 달린 거죠.

송해림(이하 송) : 우리는 처음부터 큰 비용을 들일 생각이 없었어요. 결혼식 비용을 최소한으로만 잡았는데 주변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결혼앨범을 제작할 때 사진을 두장만 더 추가해도 수십만원을 부르더라고요. 깜짝 놀랐죠. 예식장 비용 역시 수백만원이 드니까 엄두가 안나고. 특히 똑같은 디자인임에도 '혼수', '허니문', '결혼' 이라는 글자만 붙어도 가격이 비싸져요. 심지어 똑같은 신발도 '웨딩슈즈'라고 하면 가격이 배가 되는 경우도 봤어요. 결혼을 준비하는 신랑신부들이 이런 것에 현혹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박미혜(이하 박) : 처음에는 스드메나 결혼준비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가 없었어요. 하지만 하나하나 알아보고 나니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예산을 초과하게 되는 것 같아요.

홍기철, 송해림(사진=류승희 기자)
홍기철, 송해림(사진=류승희 기자)

Q. 신랑신부가 부담해야 하는 각종 추가비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홍기철 : 드레스 피팅비는 반드시 내야 하는 것으로 굳어진 분위기예요. 심지어 스튜디오에서 우리가 찍은 사진을 선택할 때도 비용을 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포토샵 등으로 일일이 보정작업을 하기 때문에 비용이 든대요. 그렇게 해서 10만원이 추가돼요. 어이가 없었지만 일종의 관행으로 자리잡힌 거 같아 씁쓸했죠.

송 : 머리장식을 할 때 머리 길이를 길게 하면 추가비용을 내야 해요. 부분가발을 한개씩 할 때마다 8만원씩 추가돼요. 이렇게 저렇게 추가하다보면 처음 잡았던 예산에서 크게 벗어나기 십상이죠. 그래도 어쩔 수 없어요. 이미 눈이 높아졌으니까요. 아무래도 여자들은 한번 눈이 높아지면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잖아요.(웃음)

우경민 : 드레스업체에서 나오는 도우미(신랑신부가 옷을 갈아입을 때 돕는 이)에 대한 비용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들 입장에서는 하루 일당이니까요. 우리를 위해 고생하는 걸 보면 감사하고요. 그건 지불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우경민, 박미혜(사진=류승희 기자)
우경민, 박미혜(사진=류승희 기자)

Q. 결혼을 준비하면서 비용 때문에 스트레스 받은 적은 없나요.

김 : 우리는 내년 4월5일 결혼할 예정이어서 시간상 여유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웨딩박람회에서 만난 한 플래너는 제가 순진하다는 듯이 "신부님, 정신 차리세요. 지금 시작해도 빠른 게 아니에요"라고 하더라고요. 오늘 당장 계약하면 할인해준다고 부추겼지만 200만~300만원에 달하는 걸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하기에는 겁이 났어요.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치르는 건데 너무 장사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아쉬운 면이 많았죠.

특히 지방에 사는 친구들에 비해 서울에 사는 친구들이 결혼비용 때문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거 같아요. 대부분의 친구들이 "아무것도 안했는데 4000만원 들었어", "너도 그 정도는 해야해"라고 말해요. 결혼을 안한 친구들 중에는 돈이 없다면서 결혼을 미루기도 해요.

송 : 대부분의 신부들이 저렴한 드레스는 꺼리는 것 같아요.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거죠. 돈을 더 얹어주더라도 질이 좋은 드레스를 입는 게 신부들의 바람이잖아요. 심지어 같은 강남이어도 논현동이냐, 청담동이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져요. 굳이 청담동에서 하겠다고 고집하는 친구들도 있죠. 웨딩업체들도 그런 신부들의 마음을 이용하는 것 같고요.

박: 결혼준비를 하면 할수록 당초 계획했던 예산으로는 어림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혼수비용이 많이 들었어요. 가전제품이 생각보다 비싸더라고요. 한번 사면 오래 사용할 거니까 너무 싼 것만 고집할 수가 없었어요.

Q. 요즘에는 천편일률적인 결혼식이 싫다며 '하우스웨딩'(예식장을 빌리는 대신 식당 등 사적인 공간을 빌려 소규모로 진행하는 예식)이나 셀프 촬영 등이 유행하고 있기도 하던데요.

송 : 셀프스튜디오나 하우스웨딩도 결국에는 다 가격이 비싸져요. 하우스웨딩도 꽃 장식을 하면 가격이 만만치 않거든요. 판에 박힌 듯한 웨딩사진이 싫다며 셀프사진처럼 찍어주는 스튜디오도 많아졌어요. 그런데 나중에 보면 그것도 다 똑같이 판에 박힌 듯 나오더라고요.(웃음)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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