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안경 컴퓨터' 현실이 되다

커버스토리/ 스마트 미래 키워드 '웨어러블' - '입는 컴퓨터' 시대가 온다

 
  • 유병철|조회수 : 7,210|입력 : 2013.09.2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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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독일 베를린에서 선보인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
지난 4일 독일 베를린에서 선보인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

단순 스마트기기에서 탈피, 개인 건강관리까지 입으면 알아서 '척척'

'스마트폰'에 이어 '웨어러블'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말 그대로 스마트폰·태블릿 PC를 '들고' 다니던 것에서 몸에 착용하고 다니는 시대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대중화되지 않았지만, 시장의 관심은 이미 웨어러블로 쏠리고 있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제품이 나오는 웨어러블 분야는 스마트워치다.

삼성전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스마트워치인 '갤럭시 기어'를 발표한 지난 9월4일(현지시간) 퀄컴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스마트워치인 '토크'(Toq)를 공개했다.

소니는 이전 발표한 스마트워치에 이어 스마트워치2를 발표했다. 지난해 킥스타터를 통해 1000만달러를 모아 개발된 페블은 이미 미국의 대표적인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에서 150달러에 판매되고 있으며, 미국 댈러스에 본사를 둔 메타워치는 두가지 모델의 스마트워치를 판매 중이다.

이외에 쿠쿠워치, 아임워치, 마션 워치, 라이프트랙무브, 우리나라 중소기업인 이담정보통신의 와치독 등의 스마트워치가 이미 발매된 상태다.

조만간 발매될 것으로 전해진 스마트워치는 오메이트 트루스마트, 크레요스 미티어러, 핫워치, 애플의 아이워치(가제), 구글의 엑스워치 등이 있으며, LG전자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올린 'G워치(가제)'를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워치 외에 최근 웨어러블에 대한 관심을 높인 구글 글래스(프로젝트 글래스)의 경우 현재 1500달러에 익스플로러 에디션(Explorer Edition)을 공개해 얼리어답터 및 개발자용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안,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일반 사용자용도 출시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프로젝트 포르탈레자라는 이름으로 안경형 단말기를 개발 중이다.

또한 애플과 리콘 등도 투명 스크린이나 HMD(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 HUD(헤드 업 디스플레이) 장치를 안경 형태의 디바이스에 부착하고 음성명령으로 시스템을 제어하는 글래스형 단말을 만들고 있다. 이외에 목걸이나 신발, 벨트 등의 디바이스도 개발되는 추세다.

구글글래스. 일부 소비자단체는 글래스의 기능에 대한 사생활 침해을 지적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DB)
구글글래스. 일부 소비자단체는 글래스의 기능에 대한 사생활 침해을 지적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DB)

◆ 넓고 넓은 웨어러블의 세계

최근 글로벌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웨어러블 컴퓨터'는 말 그대로 '입는 컴퓨터'를 뜻한다. 애플이 책상에 놓고 사용할 수 있는 현대적인 개인용컴퓨터를 제시한 뒤 들고 다닐 수 있는 '노트북'이 대중화됐고, 이후에는 조금 더 가볍고 다양한 서비스를 언제 어디에서나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이어서 등장한 것이 들고 다니는 것조차 '귀찮다' 혹은 '불편하다'는 사람들을 위한 입는 컴퓨터다. 기존의 컴퓨터와 비교하면 성능 자체가 크게 떨어지고 컴퓨터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다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컴퓨터라고 보기 힘들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도 넓게 본다면 연산과 저장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컴퓨터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듯, 웨어러블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 웨어러블에 대한 개념 자체는 등장한지 오래 됐다.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이전에 출시했던 워치폰 또한 이러한 개념을 현실화하는 시도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웨어러블은 최근 몇년 새 차세대 컴퓨터로 주목받고 있지만 이미 1950년대 등장한 이후 1960년대 MIT가 초기 개념을 정립한 바 있다. 다만 이전까지는 단순히 기존의 컴퓨터를 분해해 이곳저곳에 배치하는 수준에 그쳤다. 당시에는 시계, 안경 형태에서 시작해 박스형으로 허리에 차거나 등에 메는 경우도 있었으나 부피와 무게 자체가 크게 달라지지 않아 실용화되기엔 문제가 있었다.

웨어러블 컴퓨터는 초기에는 양손을 자유롭게 사용하면서 작업 매뉴얼을 봐야 하는 비행기 정비사를 위해 개발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건강관리와 같은 의료분야, 택배 및 창고관리와 같은 물류분야 등으로 응용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시중에서 갑작스레 웨어러블이 주목받게 된 것은 구글 글래스의 영향이 크다. 지금까지 들고 다니던 스마트폰에 익숙하던 사람들은 편하게 '입고 다니는' 컴퓨터도 존재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여기에 이전과는 달리 컴퓨터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모듈 개념의 웨어러블을 간단히 구현할 수 있는 기술력이 축적됐다는 점이 관련업체들로 하여금 웨어러블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도록 동인을 제공한 것이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것은 IT계열의 액세서리처럼 머리나 허리, 손목, 손가락, 팔 등에 착용할 수 있는 단말 시스템이지만, 이외에도 웨어러블의 궁극적인 모습을 추구하는 '의복' 형태의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다만 기술적 장벽 문제로 인해 아직까지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기만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웨어러블 컴퓨터란 어떤 특정형태의 단말기가 아니라 우리가 일상적으로 몸에 걸칠 수 있는 형태로 설계된 정보기기 전부를 뜻한다"며 "이러한 의미에서 최근에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웨어러블은 항상 착용하고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를 통해 인간의 능력을 보완하거나 배가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아이언맨> 등의 영화를 통해 잘 알려진 엑소스켈레톤(Exoskeleton: 외골격) 또한 궁극적인 웨어러블의 한 방향이라 볼 수 있다.
 
◆ 웨어러블이 만들 미래모습은 '상상 이상'

웨어러블 전쟁을 발발시킨 상품은 '구글글래스'다. 세르게이 브린은 '구글 I/O 2012'에서 구글글래스를 공개하며 웨어러블 대전을 촉발시켰다.

웨어러블 시대의 의의는 단순히 걸어다니면서 일정 및 연락처를 확인하거나 통화하는 행위들이 '편해졌다'가 아니다.

세르게이 브린은 'TED2013'에 출연해 글래스를 만들게 된 동기에 대해 "사람들이 잠재적으로 사회로부터 자신을 고립시키는 것 외에 휴대폰을 멀뚱히 쳐다보며 특색없는 유리조각을 문지르는 것을 보고 그런 부분에 대해 고민했다"며 "손을 자유롭게 하며 시야를 가리지 않는 것, 소리를 듣는데 방해되지 않는 것에 대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웨어러블 시대의 의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의해 '구속된' 우리의 손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며, 나아가서는 '현실'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지금도 '증강현실'이 존재하지만 항상 뭔가를 보고 싶을 때마다 굳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꺼내지 않아도 우리의 시선 너머에 있는 현실을 확장시킬 수 있다.

웨어러블 커뮤니티의 창시자인 MIT 미디어랩의 샌디 팬트란트 교수는 "양복, 모자, 구두, 안경, 액세서리 등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는 각종 웨어러블 기기의 등장은 인간의 감각을 확장시키고 기억을 풍부하게 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원활한 교제를 가능케 하고 스스로 몸과 마음의 상태를 다스릴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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