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구하기' 미션 스타트!

CEO In & Out/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 정혜선|조회수 : 3,169|입력 : 2013.10.0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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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구하기' 미션 스타트!
사업 다각화·민영화 '잰걸음'… "세계 10위권 도전"

"재임 중 한국거래소를 세계 10위권 거래소로 한단계 올려놓겠습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신임 이사장이 지난 1일 부산 본사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밝힌 포부다.

지난 5월 김봉수 전 이사장이 사의를 밝히고 물러난 후 4개월여 동안 선장이 없었던 거래소는 이날 최 이사장의 취임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

그러나 취임을 축하하는 샴페인을 터뜨리기 바쁘게 최 이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있다. 현재 거래소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다. 글로벌 흐름에 뒤처져 있다는 게 중론이다. 거래소가 지금처럼 경쟁에서 도태되고 시장의 흐름에 뒤처진다면 최악의 경우 몰락할 수도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업계에서 거래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는 것은 독점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는 전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단일체제여서 경쟁에서 자유롭다. 올해에만 3번이나 발생한 전산사고도 거래소 독점체제로 인한 부작용으로 볼 수 있다. 독점체제인 만큼 매매체결 인프라에 투자할 유인이 작기 때문에 거래시스템의 효율성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외국은 다르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증권거래소가 도쿄, 오사카, 나고야, 삿포로, 후쿠오카 등 5개로 운영되다 최근 도쿄와 오사카 증권거래소가 합병하면서 4개가 됐다. 미국 역시 증권거래소가 200개가 넘는다.

그러나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대체거래소(ATS, Alternative Trading System)가 허용됨에 따라 앞으로 거래소 독점체제에 따른 문제점은 다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독점체제가 무너지게 되면 거래소는 수익성 확보라는 또 다른 과제에 직면하게 된다.

다행인 점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이러한 문제를 최 이사장이 정확히 직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무원으로 시작해 세무직원, 민간기업 사장 등 다양한 경험을 한 최 이사장의 경력이 현재 거래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 이사장은 행정고시(14회)로 공직에 입문한 후 재정경제부 국세심판원장, 중부지방국세청장, 조달청장 등을 거쳐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현대증권 사장을 지냈다. 18대 대선 당시에는 박근혜 대선캠프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최 이사장도 자신의 경험을 거래소 경영에 적절히 활용할 것임을 밝혔다. 그는 "현대증권 사장 재임기간 동안 진두지휘해 마케팅활동을 많이 해온 만큼 그간의 경험을 살려 민간기업의 영업방식을 거래소에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사업추진방식 역시 민간기업과 같이 수익성을 추구하는 형태로 과감히 바꾸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새로운 먹거리 찾기로 수익성 확보

최 이사장이 민간기업의 영업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가장 큰 이유는 대체거래소의 도입 후 줄어들 거래소 수익을 미리 대비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거래소의 순이익 원천은 증권사로부터 받는 주식거래수수료였으나 대체거래소가 도입되면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에 미래 먹거리사업을 발굴해 주식거래수수료에만 치우쳐있는 수익구조에서 탈피하겠다는 것.

최 이사장이 첫번째 미래 먹거리사업으로 선택한 건 내년에 본격적으로 개시되는 장외파생상품 CCP(중앙청산소)사업이다. 거래소는 지난 9월11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장외파생상품거래 청산업 인가를 취득해 장내외 파생상품시장에서 청산서비스를 제공하는 청산기관으로 결제를 책임지게 됐다.

CCP는 장외파생상품 위험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기구로 원화이자율스와프(IRS), 신용부도스와프(CDS), 통화스와프(CRS) 등 장외파생상품 거래자들 간의 결제 이행을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

거래소는 중앙청산소로 증거금 예탁이나 결제리스크 등을 관리하게 되는데, 앞으로 청산대상상품을 확대하고 해외 CCP와의 글로벌 연계청산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미 지난 2월 싱가포르거래소와 장외파생상품 연계청산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상품 다각화에도 힘쓴다는 계획이다. 최 이사장은 "코스피200 선물옵션에 버금가는 유망 신상품을 개발 및 육성해 새로운 거래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며 "주가지수 상품에만 편중돼 있는 파생상품시장 구조 역시 개별주식 선물옵션시장과 변동성지수 선물시장, 일반상품선물시장 등을 도입해 다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수합병·민영화로 경쟁력 확보

대체거래소가 도입돼도 거래소의 과점 형태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즉, 경쟁체제를 도입한다 해도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최 이사장은 단순히 국내에서의 경쟁력이 아닌 해외 거래소와의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 이사장은 해외 거래소의 인수합병(M&A)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포부다. 실제로 많은 거래소가 M&A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는 지난해 일본의 도쿄거래소와 오사카거래소가 합병했으며, 홍콩거래소도 런던금속거래소(LME)를 인수했다. 최 이사장도 한국거래소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외거래소나 해외 ATS, 중앙청산소 등과의 M&A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최 이사장은 "당장 '해외 M&A 액션플랜'을 수립, 테스크포스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의 M&A 자금이 필요한 만큼 그동안 중단됐던 IPO(또는 자체상장)도 정부와 협의를 거쳐 적극 검토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보였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진행사항은 취임 100일에 밝혀질 예정이다.

그는 또 거래소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민영화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거래소는 주주들이 증권사임에도 지난 2009년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최 이사장은 "거래소가 세계적인 선진거래소와 경쟁하기 위해선 민영화가 필수과정"이라며 "슬로바키아나 중국을 제외하면 거래소의 민영화는 전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당장 관계기관과 협의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민영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이사장의 재임기간 중 최종목표는 한국거래소를 세계 10위권으로 올려놓는 것이다. 민영화, 민간기업식 영업방식 도입 등은 이를 위한 실천과정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거래소를 만들겠다는 최경수 이사장의 본격적인 행보는 거래소 국정감사가 끝나는 오는 24일 이후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프로필
▲1950년 경북 성주 출생 ▲서울대 지리학 학사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수료 ▲일본 게이오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숭실대 경제대학원 경제학 박사 ▲재정경제부 세제실 실장 ▲국세청 중부지방국세청장 ▲조달청장 ▲계명대 경영대 부교수 ▲현대증권 대표이사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 특임교수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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