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제친 中 샤오미 "타도 삼성"

송기용 특파원의 China Report

 
  • 머니S 송기용|조회수 : 5,967|입력 : 2013.10.2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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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 회장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 회장

1949년 10월1일 마오쩌둥이 천안문광장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정권 수립을 선포한 것을 기념하는 국경절은 춘절과 함께 중국 최고의 황금연휴다. 일주일의 장기 휴일을 이용해 국내외로 여행을 떠나는 '유커'(遊客)들로 공항과 고속도로가 넘쳐나던 지난 9월30일, 중국 지도부들의 집단거주지인 베이징 도심의 중난하이(中南海) 정문을 버스 2대가 조용히 통과했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중국 권력의 핵심인 7명의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태운 버스가 도착한 곳은 시 외곽 서북쪽에 위치한 중관춘(中關村).

2만여개의 최첨단 IT기업이 몰려 있어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이곳에서 정치국 상무위원들은 'IT산업 발전방안'을 주제로 집단학습을 벌였다. 어떻게 하면 중국에서도 삼성전자, 애플과 같은 글로벌 IT기업을 육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이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인건비 상승과 증가하는 파업, 환경오염 등으로 생산환경이 악화되면서 다국적 기업들의 탈 중국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IT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은 중국이 직면한 당면현안이다.

14억 인구의 중국을 경영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인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을 상대로 한 특별 과외선생으로 중국 IT업계의 3대 천황이 나섰다. 류촨즈(柳傳志) 레노버 창업자,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이 바로 그들이다. IT산업의 육성 필요성을 역설한 3대 천황에 감명받은 시 주석은 "중관춘을 2020년까지 전세계적인 영향력을 갖춘 과학기술 혁신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중국 스마트폰시장 '돌풍의 핵'

3인방 가운데 최고 화제인물은 레이쥔이다. 1984년 중관춘 허름한 사무실에서 시작한 레노버를 30년 만에 세계 최대 PC생산업체로 키운 류촨즈, 중국 검색시장 점유율 1위로 세계 최대 검색포털 구글을 몰아낸 리옌훙이 진작부터 중국을 대표하는 거물이라면 레이쥔은 혜성처럼 등장한데다 경영스타일과 언행 등 여러 면에서 튀는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1969년 후베이성 시엔타오에서 태어난 레이쥔은 우한대학 컴퓨터학과에 입학한지 2년 만에 졸업학점을 모두 채우고 3학년 때부터 컴퓨터프로그램 및 관련 교재를 제작·판매해 일찍부터 사업가 재질을 드러냈다. 1992년 소프트웨어 벤처기업 '진산'을 창업한 뒤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개발에 파묻혀 지낸 끝에 2007년 상장시키는데 성공해 거부가 됐다. 2008년 "너무 지쳤다"며 회사를 떠났던 그는 애플 아이폰에 충격을 받고 스마트폰 세계 제패를 꿈꾸기 시작했다.

레이쥔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출신 중국인 기술진들과 손잡고 2010년 벤처기업 샤오미를 세웠다. 동업자들과 뜻을 함께 한 날, 좁쌀죽을 먹으며 미래를 이야기했던 것을 기념해 회사 이름을 샤오미(좁쌀)로 지었다. 첫 작품으로 자신들이 직접 만든 소프트웨어(OS)를 장착한 휴대폰을 딱 100대만 만들어 인터넷에 판매했는데 이 제품이 마니아들을 매료시켰다.

자신감을 얻은 레이쥔은 2011년 스마트폰 '샤오미1', 2012년 '샤오미2'를 출시,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해 719만대를 팔아 126억위안(한화 2조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 목표는 1500만대 판매에 매출액 300억위안(5조2500억원)이다. 이미 올 상반기에 703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지난해 판매량에 육박했다.

레이쥔과 샤오미는 '중국의 스티브 잡스', '중국의 애플'로 불린다. 제품부터 CEO 스타일까지 철저히 애플을 벤치마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샤오미의 둥근 모서리 디자인과 긴 타원형 스피커는 아이폰의 디자인을 떠올리게 한다. 게다가 레이쥔은 검은 티셔츠와 청바지, 컨버스 운동화를 신고 신제품 프리젠테이션 행사에 등장하는 등 노골적으로 '잡스 따라 하기'를 선보였다. 이 때문에 샤오미의 급성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애플 짝퉁' '애플 카피캣(모방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중국의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은 레이쥔에 열광하고 있다. 매년 팬 미팅을 개최해 자사 제품 사용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등 기존 중국 경영자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샤오미는 '미펀'(米粉)으로 불리는 두터운 팬 층을 확보하고 있고, 신제품 출시 때마다 '구매 붐'이 일어나고 있다. '애플 짝퉁' 꼬리표가 붙은 샤오미는 올해 2분기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점유율 5%를 기록해 애플(4.8%)을 앞질렀다. 창업한지 3년 만에 벤치마킹 대상인 애플을 적어도 중국시장에서는 제친 것이다. 또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샤오미의 기업 가치는 100억달러에 달해 중국 최대 IT기업 레노버와 맞먹는 수준에 올라섰다.

샤오미폰
샤오미폰

◆애플 제친 샤오미, '타도 삼성'이 목표

자신의 멘토인 스티브 잡스를 넘었다고 판단했는지 레이쥔의 타킷은 삼성전자로 바뀌었다. 그는 최근 '샤오미3'를 일반에 공개하는 행사장에서 "샤오미3가 삼성전자의 갤럭스 노트3에 (제품 품질 면에서) 완승했다"고 도발했다. 제품 공개 시간도 갤럭시 노트3와 불과 몇시간의 시차를 두고 하는 등 치밀하게 삼성전자를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안드로이드 기반의 47인치 스마트TV를 출시하는 등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IT기기 전반으로 사업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 게다가 구글에서 안드로이드 제품관리 부사장을 지냈던 휴고 바라를 영입해 글로벌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레이쥔의 '타도 삼성' 목표가 허황되게만 들리지 않는 것은 거대한 중국 내수시장을 발판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회사 니드햄 컴퍼니(Needham &Company)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국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3310만대로 전년 동기대비 164% 증가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스마트폰시장으로 부상했다.

이처럼 급성장하는 스마트폰시장의 수혜를 중국의 로컬 휴대폰회사들이 보고 있다. 차이나 유니콤 등 중국 3대 이동통신사들과 긴밀히 협력함에 따라 외국 브랜드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와 시장을 양분하던 애플은 일찌감치 밀려났고 화웨이, 레노버, 샤오미, 메이주 등이 삼성전자를 빠르게 따라붙고 있다. 가격과 품질 경쟁력에 매력적인 성장스토리까지 갖춘 샤오미 등 중국 토종업체들의 공세를 막아내고 삼성이 최강자의 지위를 지켜낼지 주목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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