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수익 200만원" 한국토지신탁의 거짓말

한국토지신탁 인천 웰가 허위·과장 광고 실태

 
  • 김병화|조회수 : 9,722|입력 : 2013.11.0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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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주안동 웰가 현장
인천 주안동 웰가 현장

“국내 유일의 코스닥 등록 부동산신탁회사인 한국토지신탁은 든든한 투자 파트너로서 최적의 부동산투자 솔루션 제공과 객관적이고 투명한 사업관리를 통해 고객 여러분께 최고의 만족을 드리기 위해 최선을….”(한국토지신탁 홈페이지에 게재된 김용기 한국토지신탁 대표이사의 인사말 중)

객관적이고 투명한 사업관리를 표방한 ㈜한국토지신탁이 최근 허위·과장광고를 통해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을 분양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한토신은 그러나 외부 대행사에 분양을 맡겼다는 이유로 소비자 피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기존 계약자들의 집단반발 사태까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월수익 200만원" 한국토지신탁의 거짓말

◆'1억원에 5채' 허위·과장 광고의 실체

한국토지신탁은 인천 남구 주안동에서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로 구성된 ‘웰가’를 분양 중이다. 지하 2층, 지상 15층 316가구(도시형생활주택 280가구, 오피스텔 36실) 규모다. 한토신이 개발신탁방식으로 사업을 주관하며 사업비 일체를 조달해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 같은 장점을 내세워 한토신은 막바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문제는 지나친 허위·과장 광고로 일반인들을 현혹시키고 있다는 것. 도마 위에 오른 광고 문구는 ‘1억원에 5채, 월 200만원 소득, 초역세권 지하철 3분’(전단지), ‘매월 60만원 임대수입, 연수익 15%이상, 임대 100% 완료’(문자메시지) 등이다.

자신을 한토신 관리이사라고 소개한 분양팀 김모씨는 “한채에 2000만원씩 5채를 계약하면 한채당 월세가 40만원씩, 총 200만원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며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0만원으로 맞춰져 있는 것을 이자 비용 등 10만원을 빼고 40만원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 200만원의 소득은 한토신에서 보장해 주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망설임 없이 “그렇다. 한토신이 광고도 없이 잘 파는 이유가 브랜드 때문이다. 세입자관리, 월세관리, 시설관리, 주차관리 등을 철두철미하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이 같은 내용은 상당부분 사실이 아니거나 지나치게 과장된 내용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한채당 2000만원'은 융자금 등을 제외한 실투자금을 일컫는 것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고, 주안역 인근에는 이미 도시형생활주택이 공급포화상태여서 매월 40만~60만원의 임대수입은 과장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주안역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주안역 주변으로 도시형생활주택이 이미 포화상태인데 후발주자인 웰가의 수익률을 15% 이상 보장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인근에 보증금 500만원, 월세 30만원 이하로 나오는 물건들도 많은 만큼, 신축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월세 35만원선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이다. 이 조차도 공실이 발생할 경우 더 낮아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토신이 수익을 보장해 준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었다. 확인 결과, 한토신은 현재 잔여세대에 한해 일정 금액을 할인해 줄 뿐, 임대나 수입에 관해서는 일절 보장하지 않고 있다.

‘임대 100% 완료’라는 문구 또한 거짓으로 판명됐다. 웰가는 아직 준공조차 안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친절하게(?) 설명해 준 김모씨는 한토신의 정직원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외부 하청업체 직원이 한토신 정직원을 사칭해 소비자들을 현혹시켰다는 비판을 받을 만한 대목이다.

◆분양 98% 완료…기존 계약자는 어떻게?

취재 과정에서 한토신은 허위·과장 광고에 대해 시인했지만 분양업무는 모두 대행사에 일임했다며 떠넘기기 식으로 일관, 책임 있는 답변은 내놓지 않았다.

한토신이 아니라 분양팀에서 광고를 한 것이니, 분양팀에서 문제를 파악해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는 게 전부였다. 관리·감독의 허술함을 지적하자 그제서야 한토신 측은 “일간지 광고나 보도자료 등은 우리가 직접 관리하지만 조그마한 전단지까지 관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 더 이상 그런 광고를 하지 말라고 지시해뒀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인천에 살고 있는 직장인 한모씨(28)는 “전단지든 현수막이든 투자자들은 한국토지신탁이란 이름을 보고, 한토신을 믿고 계약을 하는 것인데 신경을 쓸 수 없다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부분은 해당 광고를 통해 이미 분양계약을 체결한 이들을 구제할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것.

분양팀 관계자에 따르면 웰가는 이미 도시형생활주택 전체 280가구 중 98%에 해당하는 276가구가 분양을 완료한 상태. 이는 200여명의 피해자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계약 후 찾아와 '속았다'며 분통을 터트리는 계약자들이 나오고 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의 전언이다.

피해자를 양산하는 이 같은 문제는 정치권에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허위·과장 분양광고의 폐해와 관련한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인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김태원 의원(한나라당, 고양 덕양을)은 “믿을 ‘신’, 맡길 ‘탁’, 말 그대로 믿고 맡기는 곳이 신탁회사인데 아무리 하청을 줬다 하더라도 이처럼 관리·감독이 허술한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특히 한국토지신탁 같이 공기업에 가까운 기관들은 더욱 사실관계를 정확히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허위·과장 광고의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돌아간다”며 “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한 이 같은 행위는 근절돼야 함은 물론이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 한국토지신탁은…

한국토지신탁은 옛 신탁업법에 따라 1996년 설립된 부동산신탁업체다. 업계 1위의 사업 규모를 갖추고 있으며 2001년 5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주요 사업은 토지신탁, 담보신탁, 관리신탁 등이다. 특히 신탁회사가 직접 조달하는 차입형 토지신탁에 주력하고 있다. 이 와중에 지난 6월 기준 피소돼 진행 중인 소송이 168건, 소송가액은 3131억원에 달한다. 올 2분기 매출액 483억원에 영업이익 232억원, 당기순이익 176억원을 달성했다. 이니티움2013사모투자전문회사(35.20%), 아이스텀파트너스외 4인(31.88%), 한국토지주택공사(31.29%) 등이 주요주주다. 최근 국감에서는 LH가 한토신 지분 매각 과정에서 배임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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