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사용료, 지주는 안받으면 안되고 은행은 내면 안되고?

국세청 이중 잣대에 과징금 폭탄 맞은 신한은행 "억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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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임종철
국세청과 신한은행이 '브랜드사용료'를 두고 공방을 펼치고 있다. 신한은행은 국세청의 이중적인 잣대로 수천억원의 과징금 폭탄을 맞았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세청은 '세무조사' 건의 경우 내부규정에 따라 외부에 언급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며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브랜드사용료 논란은 지난 10월11일 신한은행이 국세청으로부터 1900억원에 달하는 추징금 예정통보를 받으면서 불거졌다.

이러한 추징금 예정통보를 받게 되면 크게 두가지로 대응할 수 있다. 국세청이 추징금 예정통보를 보낼 경우 해당기업이 '과세 전 적부심사'를 신청하면 불복으로 받아들여 재심사가 이뤄진다. 기업이 끝까지 버틸 경우 법적공방으로 이어지는 형식이다. 반면 과세 전 적부심사를 신청하지 않으면 기업이 수용한 것으로 보고 국세청이 제시한 추징금을 모두 내야 한다.

국세청이 지난달 신한은행에 부과한 추징금 가운데 브랜드사용료에 부과된 세금은 2000억원대. 이중 브랜드 사용료로 징수된 부과금은 1300억원 수준이다. 국세청은 신한은행이 '신한'이라는 상표권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한금융에 브랜드 사용대가를 지불한 것은 불공정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2011년 국세청은 신한금융에 대해 계열사로부터 브랜드사용료를 받지 않은 것은 부당한 일이라며 추징금을 부과한바 있다. 즉 신한금융은 계열사로부터 브랜드사용료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한은행의 경우 지주사에 브랜드사용료를 지급했다는 이유로 국세청으로부터 각각 과징금을 물게 된 꼴이다.

신한의 한 고위 관계자는 "2011년 국세청으로부터 부과받은 추징금은 2000억원이었는데, 이 중 브랜드사용료에 대한 과징금은 40억~50억원 수준이었다"면서 "추징금 규모가 생각보다 높지 않아 성실히 납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좀 다르다. 신한은행 입장에서는 국세청의 이중 잣대도 억울하지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벌금이 부담스런 상황이다. 따라서 신한은행은 지난 11월12일 과세 전 적부심사 신청을 접수했다. 만약 이마저도 어려울 경우 조세심판원에 국세심판을 청구하고 사안에 따라 법적소송도 진행할 계획이다.

물론 신한은행은 국세청으로부터 징수된 추징금은 모두 납부할 계획이다. 만약 납부를 거부하고 곧바로 소송에 들어갈 경우 국세청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힐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다만 법적 도움을 통해 국세청으로부터 추징금을 되돌려 받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세무조사와 관련해 어떠한 코멘트도 할 수 없다"면서 "우리에게는 말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고 일축했다.

◆국세청 오락가락 추징금 부과… 금융지주 영향 미칠까

이번 추징금 논란은 단순히 신한은행에만 그치지 않는다. 현재 금융권에서 브랜드사용료를 받는 금융지주는 우리금융과 NH농협금융이다. 이 중 우리금융은 2010년 세무조사에서 국세청으로부터 '우리'라는 브랜드사용료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900억원가량의 추징금을 부과 받은바 있다.

우리금융은 지주회사가 '우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빛은행'이 '우리' 브랜드를 등록했다가 우리금융지주에 무상 양도했다. 우리금융이 현재 계열사로부터 받는 브랜드사용료는 연간 550억원 수준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라는 브랜드는 2002년 우리금융이 설립하면서 만든 브랜드"라며 "우리금융이 주도해 만들었기 때문에 브랜드사용료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만약 국세청이 또다시 세무조사를 통해 브랜드사용료를 왜 받았느냐며 추징금을 부과할 경우 우리금융 역시 복잡해진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그런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브랜드사용료를 두고 추징금이 부과될 경우라도 (이길 수 있는)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KB금융의 경우 'KB' 브랜드 소유권을 국민은행이 갖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8월 국민은행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이고 국민은행이 카드·보험 등 다른 계열사로부터 브랜드사용료를 받지 않은 것은 부당지원이라며 80억원가량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농협' 브랜드는 농협중앙회가 갖고 있다. 따라서 NH농협금융지주는 매년 4350억원의 브랜드사용료를 농협중앙회에 내고 있다. 반면 하나금융은 '하나' 브랜드를 하나은행이 갖고 있으나 브랜드사용료를 받지 않는다.

◆브랜드 소유권에 대한 기준 필요


이처럼 브랜드사용료를 두고 판단이 엇갈리는 것은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 브랜드에 대한 재산권과 세금 부과 개념이 도입된 시기는 2000년대 초반. 아직까지는 브랜드 사용권에 대한 개념이 생소하다보니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국세청이 자금력이 많은 기업에 대해 무리하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국세청이 기업에 대해 강도높은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논리와 상황에 맞지 않는 추징금을 부과하는 사례가 나오는 것 같다. 국세청을 지적하기보다는 정부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무리한 과세 논란이 계속될 경우 기업들의 조세 저항이 커질 수 있다"면서 "어느정도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금융권 외에도 LG와 GS, SK 등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 그룹사들 역시 브랜드 소유권을 지주회사가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계에서는 신한금융 사례처럼 국세청의 이중 잣대가 산업계로도 확대되지 않을까 고심하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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