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 먹고 초가에서 하룻밤

송세진의 On the Road / 순천 웃장·낙안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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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 먹고 초가에서 하룻밤
삶이 숨쉬는 순천이다. 웃장에는 현재를 살고 있는 순천사람들의 에너지가 있고, 낙안읍성에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과거의 모습이 있다. 웃장에서 서민의 국밥을, 낙안읍성에서 초가의 하룻밤을 만나보자.

◆차원이 다른 웃장 돼지국밥

순천에는 역전시장, 중앙시장, 웃장, 아랫장이 있다. 그 중 웃장은 2013년 전국의 15군데 시장투어코스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100년 된 역사와 함께 규모가 상당하다. 남도의 싱싱한 해산물과 각종 먹거리, 순천의 하이패션, 온기 가득한 질그릇, 흥미를 자극하는 상가번영회…. 웃장은 상설시장이기도 하지만 매 끝자리 5·10일에 오일장이 선다. 이날에 시장을 찾는다면 그야말로 ‘북새통’, 말 그대로 ‘가는 날이 장날’이다. 시장을 걷다 보면 웃장의 100년 역사와 시화로 꾸며진 벽화골목이 있는데 장날에는 벽마다 길마다 장사꾼들로 가득해 벽화보기는 포기해야 한다. 그러니까 벽화를 보는 것이 목적이라면 복잡한 장날보다는 장이 없는 날 둘러보는 것이 좋겠다.

웃장의 명물은 돼지국밥이다. 2인 이상 주문하면 국밥 나오기 전에 서비스 수육이 나오는데 여기부터 기선제압은 끝나는 셈이다. 이건 기분 좋은 주객전도, 배보다 배꼽이 크다. 아낌없이 썰어 나오는 순대와 수육에 깔끔한 시식을 도와주는 부추를 새우젓, 초장, 쌈장 중 취향대로 찍어서 마늘 한쪽 딱 올려 먹으면 부산했던 시장 쇼핑의 피로가 확 풀린다. 이어서 나오는 국밥 뚝배기. 국물은 맑고 콩나물이 가득 담겨 있어 ‘어? 음식 잘못 나온 거 아냐?’ 생각하기 쉽다. 콩나물을 걷어보면 또 수육. 이미 수육 한접시 뚝딱 했는데 다시 고기가 국 안에 가득하다. 이쯤 되면 슬그머니 가격표를 보게 된다. 6000원! 그렇다면 맛은? 소문난 곳의 이유는 가격이 아니라 맛이다. 곱창을 사용하지 않고, 삶은 돼지 머리에서 발라낸 살코기만을 사용한 국물은 맑으면서도 진하다. 콩나물을 넣었으니 깔끔하다. 칼칼한 양념장을 더하면 한국사람 좋아하는 바로 ‘그 맛’이다. 한번 맛을 보면 찬바람 불 때마다 생각나는 ‘그 맛’이 될 것이다.
 낙안읍성
낙안읍성

◆귀한 초가를 볼 수 있는 곳

낙안읍성. 여긴 초가집이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전국의 초가집이 모두 없어졌지만 이곳에서만큼은 초가집을 볼 수 있다. 관아·내아·객사를 제외하곤 마을 전체가 동그란 초가 지붕을 얹고 있어 마치 동화마을에 온 것 같다. 기단의 돌도, 담벼락도 돌을 깎아내지 않고 모양을 그대로 쌓아 만들었다. 엉성하게 엮은 것 같지만 제 기능은 다 하고 있는 싸리문과 낮은 담장 너머로 담벼락 만큼 쌓아놓은 땔감, 그을린 아궁이, 널려 있는 빨래, 낡아 떨어진 흙벽과 댓돌에는 나란히 놓인 신발이 보인다. 사람이 살고 있는 곳, 살아있는 초가들이다.

이 지역은 마한시대부터 삶의 터전이었고 읍성은 조선시대에 축조됐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지방계획도시로 현존하는 조선시대 읍성들 가운데 완전히 보존된 것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성은 왜구가 자주 침입하던 태조 6년(1397년)에 이곳 출신의 절제사 김빈길이 흙으로 쌓았다. 이후 세종 6년(1424년)에 토성을 석축으로 고치면서 본래보다 크고 넓어졌다고 한다. 지금은 대한민국 3대 읍성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석벽 위를 걷는 것이다. 마을을 감싸 안고 있는 석성은 1.4㎞로 성벽 위로 올라가면 마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성벽 안쪽은 조선시대가, 바깥쪽으로는 순천의 너른 들이 보인다. 낙안읍성 내엔 인구 120세대 300여명이 거주한다. 가옥 총 312동 중 관아가 94동, 민가가 218동이며 이 중 상당수가 민박집을 운영하고 있다. 시간이 없는 여행자라면 다른 모든 프로그램을 생략하더라도 ‘성벽 걷기’는 꼭 해 봐야 한다. 늦은 오후라면 폭신한 초가지붕 위로 군불 떼는 연기가 따스하게 피어올라 아름다운 추억의 그림이 만들어 진다.

낙안읍성을 제대로 여행하는 방법은 하룻밤을 보내는 것이다. 주민들이 사는 곳이 곧 민박집이자 초가집이다. 초가에서 잔다는 것은 몇가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이런 초가도 집마다 난이도가 다르다. 화장실, 에어컨, 난방, 보안 등에 있어 시설이 다르니 더 예스러운 것을 원한다면 편의 시설이 덜한 옛날 집으로, 편한 잠자리를 원한다면 시설을 잘 갖춘 집을 예약하면 된다.

◆낙안읍성 100배 즐기기


아는 만큼 보이는 법. 낙안읍성을 여행할 때는 게시판을 꼼꼼히 읽어 보면 좋다. 동헌·객사와 몇개 집들의 특징을 알면 더 많이 느끼고 즐길 수 있다. 낙안읍성 동문으로 들어오면 임경업 장군의 비각이 있다. 인조 4년 이곳 군수로 왔던 임장군은 선정을 베풀고 석성을 쌓았다고 한다. 이 뒤로는 객사가 있고 객사 왼쪽으로는 동헌·내아가 있다. 이전에 공공건물이었던 곳들은 모두 체험의 장이 마련돼 있다. 관아 마당에서는 순라교대와 수위의식 복식체험과 함께 여러가지 민속놀이 체험을 할 수 있다. 이밖에도 상설체험장에서 짚풀공예와 길쌈, 천연염색, 도자기체험 등을 할 수 있다.

돼지국밥 상차림
돼지국밥 상차림
옥사는 관아와 멀리 떨어져 있다. 이곳에서는 예전의 형틀이나 고문 도구 등이 있어 여행자들의 곤장 때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맞으면서도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으니 여행이고 체험이라 가능한 일이다. 옥사 주변에는 연지(연못)가 있는데 이는 죄수의 탈주를 막았다고 한다. 계속해서 마을을 돌다보면 민속장터, 빨래터, 대장간, 도예방 등 조선시대 서민의 삶을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곳들이 이어진다. 한편 마을에는 낙안읍성국악당이 있다. 이곳은 1대 판소리 명장 송만갑(1866-1939)님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는 판소리 보존회다. 그런 이유로 국악, 가야금병창, 사물놀이, 낙안군악 등의 민속공연 관람이 가능하다.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임금에게 진상했다는 팔진미는 말 그대로 8가지 진귀한 맛을 일컫는다. 팔진미를 중심으로 한 상차림이나 가까이의 벌교 특산물로 유명한 꼬막정식이 대표적인 음식이다.

너무 일찍 온 첫눈과 추위로 마음은 이미 한겨울이라면? 조금은 따스해 보이는 볼거리를 찾아가 보는 것이 어떨까. 에너지 넘치는 웃장에서 뜨끈한 국밥 한그릇 말아 먹고, 푸근한 초가 지붕들이 몽글몽글 자리잡고 있는 낙안읍성으로 떠나보자. 서민의 현재를 맛보고, 서민의 과거 속에 잠들어 보자.
웃장
웃장

[여행 정보]

● 순천 웃장(주차장) 가는 법
[승용차]
경부고속도로 - 천안논산고속도로 - 호남고속도로 - 익산포항고속도로 - 순천완주고속도로 - 남해고속도로 - 순천IC에서 ‘남원, 구례, 순천시청’ 방면으로 우측방향 - 백강로 - 선평삼거리에서 ‘순천시청, 순천대학교’ 방면으로 좌회전 - 중앙로 - 북부시장길 - 북부시장 3일 - 북부시장 1길

[대중교통]
버스: 센트럴시티터미널 - 순천종합버스터미널 - 52번(청암대학, 제일고) - 웃장 정류장
기차: 용산역 - 순천역 - 52번(청암대학, 제일고) - 웃장 정류장

[주요 스팟 내비게이션 정보]
웃장: 검색어 ‘웃장주차장’ / 전라남도 순천시 동외동
낙안읍성: 검색어 ‘낙안읍성’ / 전라남도 순천시 낙안면 충민길 30


국밥 먹고 초가에서 하룻밤
< 여행 주요정보 >
관광순천
http://tour.suncheon.go.kr / 061-749-3114
관광순천 체험 프로그램: 낙안읍성일일체험, 순천만갈대체험, 순천시티투어 등을 본 웹사이트에서 신청할 수 있다.

웃장
오일장: 끝자리가 5·10일이 오일장.
참고로 아랫장은 끝자리가 2·7일이 오일장

낙안읍성
http://nagan.suncheon.go.kr / 061-749-8831
운영시간: 연중무휴, 24시간 출입가능 단, 관아(객사, 동헌,내아), 자료전시관 및 낙민관은 매표시간에 따라 개폐장
매표시간: (12월~1월) 오전 9시~오후 5시
(2월~4월, 11월) 오전 9시~오후 6시
(5월~10월) 오전 8시30분~오후 6시30분
관람료: 성인 2000원 / 청소년 1500원 / 어린이 1000원

< 음식 >
웃장 제일식당: 웃장의 국밥 골목 중에서도 맛있기로 유명한 집이다. 사장님의 넉넉한 인심과 국물을 토렴하지 않고 뚝배기마다 일일이 끓여 내오는 뜨끈한 국물이 이 집의 비법이다.
국밥 6000원 / 순대 6000원 / 수육 1만5000원 / 눌림머리고기 1만5000원
전라남도 순천시 동외동 202 / 061-753-4655
동문고향집: 낙안읍성 내 음식점으로 꼬막정식, 팔진미 등 남도의 푸짐한 상차림을 맛볼 수 있다.
사또밥상(예약필수, 3인이상 가능) 2만5000원 / 꼬막정식(3인이상 가능) 1만5000원 / 놀부밥상 7000원
낙안읍성 내 난전음식점: 낙안읍성 내 난전에서 여러가지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다.
061-754-3150

< 숙소 >
낙안읍성 내에는 주민이 실제로 거주 하면서 운영하는 민박집이 많이 있다. 사이트에서 낙안읍성 민박집 44곳의 전화번호를 확인할 수 있다.
http://nagan.suncheon.go.kr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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