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만원에 전세를? 위험천만 '소셜하우스'

<긴급점검>소셜하우스, 福인가 毒인가/ 만원짜리 '전세 복권'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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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1만원이면 충분합니다. 전셋집 장만은 일도 아닙니다. 전세보증금 없이 살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집, 소셜하우스가 있습니다.”

지난 10월 중순경. 지하철 5호선 화곡역 인근에서 한 남성이 전단지 하나를 건넨다. 거기에 적혀 있는 ‘소셜하우스’라는 생소한 단어가 눈길을 끈다. 단돈 1만원으로 전세를 마련할 수 있다니, 파격적이다. 단군 이래 최악의 전월세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세 구하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소셜하우스가 서민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해 보이는 이유다. 소셜하우스란 무엇이고 어떤 시스템으로 운영되는지 살펴봤다.

단돈 만원에 전세를? 위험천만 '소셜하우스'
 (주)소셜 네트워크플랫폼 사무실 전경


단돈 만원에 전세를? 위험천만 '소셜하우스'

사진=머니위크 류승희 기자

◆전세 미끼로 복권식 '사다리 타기'

“전월세난으로 고통 받고 있는 서민들을 도와드리자는 취지로 시작한 것입니다. 조금만 지켜봐 주시면 잘 될 것 같습니다.”(㈜소셜네트워크플랫폼 관계자)

소셜하우스를 총괄 운영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플랫폼(이하 SNP)의 한 직원은 소셜하우스의 탄생 배경을 이렇게 밝혔다. 소셜하우스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이어졌다.

그에 따르면 소셜하우스는 주택이 필요한 일반인들이 1만원씩(수수료 1500원 별도)을 내고 추첨시스템에 참여한 뒤, 그중 한 명을 추첨해 특정 부동산을 전세로 사용하게 해주는 구조다. 무상임대 기간은 5년. ‘부동산 임대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라고 보면 좋을 듯싶다. 크라우드펀딩은 불특정 다수에게 자금을 투자받는 방식으로 최근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정부도 주목하고 있지만 아직 법·제도적 근거가 미흡해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구조 자체는 크라우드펀딩이 맞지만 SNP는 후원 방식으로 자금을 모읍니다. 최종 당첨된 분이 5년간 무상으로 거주한 이후 참여자들에게 다시 참여비용을 정산해주는 시스템이거든요.”

SNP 측은 임대기간 만료 후 투자비용(수수료 1500원 제외)을 참여자들에게 반환한다는 점에서 크라우드펀딩과 차이가 있다고 강조한다. 임대기간 동안 해당 부동산을 부동산신탁회사에서 관리하는 만큼 안전하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참여비용 반환 시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이 있다. 5년 후 해당 임대부동산의 가치가 하락해 부동산 정산금액이 최초의 참여비용보다 적어질 경우 그 손해금액을 참여비용에서 공제하고 반환한다는 것. SNP 관계자는 “집값이 떨어진다해도 5만명이 손해금액을 ‘N분의 1’로 나누기 때문에 최초 1만원에서 많이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 신청이 완료돼 모집이 종료되면 두차례에 걸친 추첨을 통해 최종 한명을 뽑는다. 먼저 모집완료 3일 후 증권거래소에서 마감된 코스피지수 마지막 3자리와 참여 시 부여받은 추첨번호의 마지막 3자리수가 일치하는 회원을 1차 당첨자로 선별한다. 예를 들어 코스피지수가 '2045.10'이라면 끝에 세자리 '510'을 부여받은 참여자들이 1차 추첨을 통과한다.

2차 추첨은 바로 ‘사다리 게임’ 방식이다. 사다리 선정 순서를 뽑기 식으로 정하고 순서에 따라 사다리를 선택하는데 부정당첨을 금지하기 위해 각기 선정한 사다리 상단에 회원들이 직접 각 1회씩 추가 줄긋기를 할 수 있다. 사다리 하단부(당첨)는 비공개로 진행하며, 추첨 전 과정은 동영상으로 촬영해 업체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화곡 푸르지오 아파트(전용면적 85㎡) 1가구가 ‘소셜하우스 1호’, 경기도 부천 소재 도시형생활주택(전용면적 26㎡)이 ‘소셜하우스 2호’로 등록돼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최근에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 쌍용1차 아파트(전용면적 59.62㎡)가 3호점으로 결정돼 추후 등록될 예정이다.

등록되는 부동산은 ‘전속’과 ‘비전속’ 2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집주인이 직접 의뢰해 SNP가 단독으로 확보한 물건이 전속이고, 공인중개사들이 확보한 물건 중 하나로 계약하는 게 비전속이다. 부천 도시형생활주택은 전속이고, 화곡 푸르지오와 가락 쌍용1차는 비전속이다.

10월 중순경부터 6주간 1호점 화곡 푸르지오의 참여 상황을 살펴봤다. 참여율은 저조했다. 10월14일 오픈 이후 한달이 지나도록 참여자는 좀처럼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참여마감 전날인 11월29일까지 240명이 참여하는데 그쳤다. 모집인원 5만명이 모이지 않을 경우 추첨은 무산되고 카운트는 초기상태인 ‘0명’으로 되돌아간다.

SNP 관계자는 “아직 홍보가 안 된 상태고 첫번째 물건이라 참여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1호점에 대해서는 모든 참여자들에게 직접 연락해 상황을 설명하고 허락을 맡아 한달 더 연장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단돈 만원에 전세를? 위험천만 '소셜하우스'
소셜하우스 화곡푸르지오 모집현황


단돈 만원에 전세를? 위험천만 '소셜하우스'


◆안전장치 미흡…위법성 짙어

“아이디어는 기발하네요. 운영자로서는 손해 볼 것도 없고 상당히 매력적인데 투자자로서 참여하기에는 꺼려지네요. 안전장치가 미흡해 보이고 법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도 많아 보여요.”(화곡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우선 참여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언급했듯 SNP는 임대부동산을 금융감독원이 승인해준 신탁회사에서 관리토록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5년 임대기간 동안 참여자들의 참여비용을 안전하게 보호한다는 취지다.

그렇다면 어느 신탁회사가 관리하고 있는 것일까. SNP 관계자는 “지금은 신탁회사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면서 “최종당첨자가 정해진 후에 신탁회사를 선정해 계약을 하고 해당 부동산을 관리토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여기서 문제는 신탁회사를 선정하기 전까지다. 당첨자가 선정되기 전까지의 참여비용은 전혀 보호 받지 못한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 윤상필 도시환경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신탁회사에 맡긴다며 안전성을 강조해 놓고 위탁 전까지 모인 돈에 대한 보호가 전혀 안 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막말로 화곡 푸르지오의 경우 5만명이면 5억원인데 4억9000만원이 모였을 때 이를 갖고 도망을 칠 수도 있는 것”이라며 “소액 참여자들로서는 변호사를 선임하기도 부담스러울 것이고 먼 산만 바라보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SNP도 미흡한 부분에 대해 인정했다. 나현채 SNP 대표는 “맞다. 지금 상태로는 보호 장치가 없다”면서 “신탁회사들이 좋아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아직 소셜하우스가 작고 가시적으로 보여진 게 없다보니 부담스러워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무법인에 자금위탁을 맡길까 생각도 하고 있는데 시스템상 어려운 부분이 있어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등록된 2개의 부동산들에 대한 정보공개도 부족한 상태다. 아파트명과 평수만 공개돼 있고, 동·호수 등 세부내용이 빠져 있어 정말 안전하게 확보된 물건인지 확인이 불가능한 것. 심지어 가지고 있지도 않은 물건을 허위로 올린 게 아니냐는 의심도 살 법하다.  

이에 대해 나현채 대표는 "일단 집주인과 직접 계약한 전속물건은 정보제공에 문제가 없지만 공인중개소가 확보한 비전속 물건은 동호수등의 정보제공에 어려움이 있다"고 항변했다. 회사도 이를 고려해 전속물건으로만 등록하고 싶었지만, 빨리 집을 처분하길 원하는 집주인들이 비전속을 선호했다는 것.
 
하지만 화곡동 A부동산 관계자는 "비전속 물건은 중간에 물건이 다른 곳에 팔리는 등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물론 SNP 측은 그같은 사고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동일한 대체물건을 최소한 10개 이상 가지고 있는지 확인 후 등록한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5년 임대기간이 끝난 뒤 회수한 부동산의 매매가가 오를 시, 이 수익의 전부를 SNP가 가져간다는 부분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SNP는 반대로 부동산의 가격이 떨어질 경우에 대해서는 손실금을 참여자들이 책임지도록 하고 있다. 5년간 운영비용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은 회사 수익이라는 게 SNP의 설명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소셜하우스 출범 전 세차례에 걸쳐 법무법인 2곳의 법률자문을 받았다는 게 SNP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부동산업계 전문가 및 변호사,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의 입장은 그와 차이가 있었다.

일단 추첨을 통해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복권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한 복권에 해당된다면 운영자는 물론이고 참여자들까지도 함께 처벌을 받게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SNP 관계자는 “얼핏 보면 복권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는데 일반복권은 비용을 반환해 주지 않지만 소셜하우스는 5년 뒤 참여비용을 돌려준다"고 차이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변선보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는 “핵심은 돌려주지 않는 수수료 1500원이다. 결국 1500원을 내고 추첨을 통해서 당첨된 사람에게 전세를 준다는 것인데 이는 복권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형법 248조에 따라 복표를 발매한 회사는 복표발매죄, 그것을 산 사람들은 복표취득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불특정 다수에게 자금을 모으는 만큼 유사수신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변선보 변호사는 “1만원을 맡기고 5년 뒤에 돌려주는 것은 수신행위로 보여지는데 이 수신행위를 불특정 다수에게 하는 것은 유사수신행위에 해당될 수도 있다”며 “애매한 부분도 있어 단정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가 진행되면서 일련의 상황을 인지한 국토부도 현황 파악에 착수할 방침이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일단 주택법 관련으로는 위법사항을 찾기 어려울 듯 보이지만, 전월세 등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국토부도 해당 사안에 대한 현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소셜하우스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던 만큼 당장 어떠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소지가 다분하니 투자를 하더라도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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