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사' 쓰레기 서랍장, 우리 작품이죠"

Poeple/ 카레클린트 CEO 3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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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가구의 열풍과 함께 대세로 떠오른 가구회사 카레클린트. 젊은층과 신혼부부들 사이에서는 이미 독특한 디자인가구로 정평이 나 있다. 카레클린트는 홍익대 목조형가구학과에 재학 중인 정재엽(28)·탁의성(28)·안오준(26), 3명의 젊은이가 의기투합해 만든 회사다. 같은 학과 친구로 만난 이들은 가구회사 인턴 경험 끝에 "취업은 하지 말자"고 의기를 투합했다. 회사 속에서 각종 제약에 부딪히기보다 '하고 싶은 걸 하자'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싸구려 MDF(나무의 섬유조직을 압축해 만든 판재)로 만든 가구가 아닌 최고급 목재를 재료로 해 장인의 수작업이 깃든 가구를 만들자는 것.

"'응사' 쓰레기 서랍장, 우리 작품이죠"
▲사진=머니위크 류승희 기자

이러한 전략은 먹혀들었다. 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이미 월 매출 6억원을 올릴 만큼 회사는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창업 3년만에 일군 성과다. 카레클린트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디자인을 내세운 수제작 원목가구임에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승부를 걸었기 때문이다. 공방가구처럼 견고한 디자인 가구를 만들면서도 생산량을 늘려 기업화된 시스템을 적용한 게 주효했다. 이른바 '기업형 공방'으로 다른 가구회사와 차별화를 둔 게 성공포인트다.

최근에는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등장해 '나정이네 집 소파', '쓰레기 방 서랍장' 등으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3명의 젊은 CEO를 카레클린트 직영점인 서울 청담동 쇼룸에서 만났다.

◆ 제품력에 대한 '우직함'

가구 디자인에 대한 일념 하나로 뭉쳤지만 지난 3년간의 과정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디자인은 누구보다 자신있었지만 회사를 경영하기 위한 회계나 세무지식, 노무관리는 거의 백지상태나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지금의 카레클린트가 있을 수 있었던 게 오히려 디자인 하나만 아는 순수함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유통의 거품을 없앨 수 있었던 건 유통망을 갖출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고, 수제원목가구의 가격을 파괴할 수 있었던 것은 가격 책정방법을 몰랐기 때문이에요.(웃음) 일단 가격을 정하면 그에 맞는 모든 재목과 부품, 가공비를 들였기 때문에 마진을 줄이고 '착한 가격'을 내세울 수 있었죠. 어느 순간 돈은 벌고 있는데 순익은 마이너스가 되는 상황이 오기도 했고요."

경영이 미숙해 회사에 손실을 가져오기도 했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디자인이었다. 세련된 디자인의 수제원목가구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입소문을 자연스럽게 타게 된 것.

"저희 제품이 인기를 끌다보니 다른 회사가 더 싼 가격에 카피제품을 내놓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런 제품은 오래가지 못했죠. 가격을 감당할 수 없어 가격을 인상하거나 아예 없어지더라고요."

인사 시스템에 무지한 것 역시 오히려 좋은 결과를 낳았다. 20대의 건장한 청년 3명이 함께 일을 하다보니 직원을 고용해야겠다는 생각이 한박자 늦어졌던 것. 영업은 물론 배송까지 3명이 함께 땀을 뻘뻘 흘리며 고객의 집까지 배달했고, 고객은 '가구 디자이너가 직접 배송을 온다'는 것에 더욱 신뢰를 보이기도 했다. 젊은 CEO들의 열정과 땀에 고객이 감동하는 사례도 많았다.

카레클린트는 어느덧 월 매출 6억원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했다. 회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젊은 CEO들의 우직함은 여전하다. 절대로 OEM(주문자 상표부착)은 하지 않겠다는 것.

"OEM을 하게 되면 가격은 분명 더 낮출 수 있지만 제품의 질은 확연히 떨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유통형 회사'가 아니라 '공방형 기업'은 우리가 끝까지 추구해야 할 철칙입니다. 가구의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카레클린트의 차별성도 없어지는 것이라고 봅니다."

◆ 디자인부터 유통까지…'젊은감각' 무장

인터뷰를 진행한 '카레클린트 쇼룸'이라는 곳은 카페인지, 가구점인지 헷갈리게 한다. 진열된 가구에 마음껏 앉아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는 사람을 여럿 볼 수 있었기 때문. 커피를 마시던 고객은 자연스럽게 카레클린트의 가구도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카레클린트는 곳곳에 대리점을 여는 대신 자사의 가구로 인테리어를 꾸민 프랜차이즈 커피숍인 '카레클린트 더 카페'를 열었다. '가구는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발상이었다. 카레클린트 더 카페의 가맹점주로서는 카페 수익을 누리는 본업과 함께 가구를 판매하는 부업까지 챙기고 있다. 본사인 카레클린트는 소비자 접점을 늘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카페의 가맹점주가 일반 업소용 가구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수제원목가구를 사용함에 따른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을 터. 하지만 가구 비용이 드는 반면 카레클린트 CEO들이 직접 매장의 인테리어를 작업해 큰 비용을 절감하게끔 하고 있다.

"매장의 디자인도 다른 프랜차이즈 커피숍처럼 천편일률적이지 않고 더욱 진화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매장 점주의 만족도가 자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죠. 저희 입장에서도 전국 곳곳에서 카레클린트 가구를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윈윈이라는 생각입니다."

카레클린트는 직영점인 청담동 쇼룸을 비롯해 홍대, 수원, 김해, 분당용인 등 총 4곳에서 영업 중이다. 고객 접점을 넓히려는 카레클린트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카레클린트의 가구와 디자인이 결합한 제주도의 독채펜션인 '토리코티지X카레클린트'를 오픈하는가 하면 레스토랑·펍에서도 카레클린트 가구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가구 자체에도 새로운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여러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한단계 성숙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영국 왕실이 관리하는 트위드 소재 업체인 '해리스'의 천으로 소파를 제작한 것이다. 해리스와의 합작품은 다른 회사가 따라할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다. 또 알루미늄 마감 기술이 전세계 3위 안에 드는 국내 철제 회사인 '영광금속'과 합작해 산업요소를 가미한 가구인 'R라인'을 새롭게 출시하기도했다.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브랜드와 브랜드가 만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우리가 가구에도 다양한 스토리를 입힐 수 있어 이러한 기회들을 늘려갈 계획입니다."

덴마크의 가구디자이너인 카레 클린트를 동경해 사명을 지었다는 3명의 CEO. 가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카레 클린트처럼 국내 가구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길 기대해 본다.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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