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혹한기를 보내는 ‘철강산업’

2014 업종별 전망 ②철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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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의 불황이 5년째 지속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세계 최대 철강생산국인 중국의 과도한 양적팽창이 주원인이다. 이로 인해 세계 철강시장이 공급과잉으로 전환됐고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글로벌경기 부진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현재 전세계 연간 조강생산능력은 20억톤에 달한다. 하지만 75%가량만 생산·소비되고 있어 5억톤 정도의 생산능력이 과잉상태로 남아있다. 이 같은 구조적인 수급악화로 인해 철강제품의 국제 시세는 수년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철강업체의 이익규모도 급감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철강산업 패러다임이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됐다. 고성장·고수익 구조는 저성장·저마진 구조로 변모됐다.

역사적인 혹한기를 보내는 ‘철강산업’

◆국내 철강산업, 추운 겨울은 지속된다

대표적인 글로벌 우량업체로 평가돼 온 포스코의 신용평가등급이 3년 연속 하향 조정되는 등 국내 철강업계 역시 장기불황의 직격타를 맞고 있다. 2000년대 후반 현대제철, 동부제철, 포스코 등의 대규모 상공정 투자와 수요산업의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국내 철강재 수급악화 및 업체의 실적하락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철강재 내수와 수출이 동반 감소하면서 국내 철강사의 20%가량이 영업적자 상태에 놓였다. 특히 건설자재로 사용되는 봉형강이나 강관을 제조 또는 유통하는 업체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건설사 부도의 2차 피해를 입은 철강유통업체의 부도소식도 끊이지 않고 있다.

더 나아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소형 철강사에 이어 대형 철강업체의 재무건전성에도 빨간 불이 들어오고 있다. 최근 철강업계의 불황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할 수 있다.
 
올해 글로벌 철강경기는 선진국의 재정문제,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가능성 및 신흥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러한 대외상황으로 인해 수요 회복이 소폭에 그치고 공급과잉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2014년 글로벌 철강재 소비는 3%대 초반의 저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선진국 0.9%, 중국 2.9%, 개도국 7.5% 수준이 예상돼 상대적으로 개도국의 약진이 기대된다. 그러나 수요량 자체가 크지 않아 글로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철강시장의 경우 포스코, 현대제철 등 대기업 신규설비의 본격가동으로 철강재 생산량은 전년대비 3%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전방산업 경기의 의미 있는 회복이 요원한 가운데 수요 증가율은 전년대비 1~2%에 그칠 전망이다.

주 수요산업인 조선·건설 경기의 침체상황이 지속되고 자동차의 국내 생산은 소폭 회복에 그칠 것으로 판단된다. 철강재 품목별로는 조선경기 침체로 중후판 수요가 감소하고 자동차용 냉연·아연도금강판의 판매는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적인 혹한기를 보내는 ‘철강산업’

◆2014년 국내 철강업체 한계상황 지속

세부업종별로 살펴보면 포스코, 현대제철과 같은 고로사의 경우 주원료인 철광석과 석탄가격 약세로 원가율 하락의 수혜가 예상된다. 하지만 수급상황을 고려할 때 그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관측된다.

철근·형강 등 건자재를 주로 생산하는 전기로 제강사는 건설사 부실리스크, 수입재와의 경쟁, 수출시장에서의 가격주도권 상실 등으로 중소형 단압업체를 중심으로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국내 철근시장의 경우 생산능력은 1300만톤에 달하나 수요가 수년째 800만톤에 그쳐 60%대의 낮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형강시장 또한 수입제품 비중이 30%에 달해 공급 초과분을 저가 수출로 만회하는 비정상적인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냉연 및 표면처리강판업은 열연가격 하락으로 제품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소폭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를 제외한 수요산업의 경기침체로 가시적인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

강관업의 경우 내수는 건설경기의 침체로 롤마진 축소가 지속되고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보였던 유정용 강관은 최근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로 수출이 위축돼 실적하락이 불가피하다.

밸류체인상 가장 하단에 위치하며 제조업체의 버퍼역할을 하는 철강유통업은 철강재 수급악화 및 제품가격 약세로 업체 간 출혈경쟁이 지속됨에 따라 흑자 유지가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위기극복 위한 발 빠른 대응 시급

당분간 국내 철강산업은 생산시설 확대와 수요부진이 맞물리면서 공급과잉에 따른 위기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철강사들은 실적 및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또한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의 합병으로 국내 철강시장은 포스코그룹과 현대기아차그룹 중심의 양강 구도가 고착화되면서 중소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현재 불황의 늪에 빠진 국내 철강업계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품질 및 서비스 개선을 통한 체질개선이 시급하다. 중국의 가격 공세에 대응하고 일본의 고품질 제품과 경쟁하기 위한 철강업계의 발 빠른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최근 동부그룹이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메탈을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중국 대형철강사의 매입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의 시장잠식 및 기술유출이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국내 철강업체가 시장주도권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소재개발 단계부터 고객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등 산업 생태계를 안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철강사 입장에서는 자동차, 에너지, 건설, 전기전자, 중장비 등 다양한 수요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제품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회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즉 국내 철강업계는 혁신적인 생산기술 및 차별화된 제품개발 등의 경쟁력 제고 노력을 지속하면서 내수시장은 보호하고 해외시장을 선점, 확보해야 한다. 이를 통해 10년 후 원가경쟁력 및 제품차별화를 바탕으로 현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낸 국내 철강사가 글로벌시장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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