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행공'에 '교토삼굴'…증권업계, 신년사 살펴보니

올해도 어려울 상황 지속될 것… 새 먹거리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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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첫 거래일인 2일에도 어두운 증권업황은 지속됐다.

소폭 상승 출발했던 코스피는 하락세로 돌아서더니 낙폭을 키워 결국 지난해 말 대비 44.15포인트(2.20%) 떨어진 1967.19로 마감했다.

증권업계의 2014년 신년사를 살펴보면 업계의 수장들은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어려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이러한 견해는 대형사, 중형사, 소형사 등 규모에 상관 없었으며,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예탁결제원과 증권금융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 한파 여전할 것… 긴장하고 전력투구해야


'천마행공'에 '교토삼굴'…증권업계, 신년사 살펴보니

김석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신년사에서 "2014년 대내외 경영환경은 우리가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맞이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 예상된다"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의 완만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국내경제는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은 "2014년 우리에게 가장 도전적인 현실은 대한민국 금융업계의 '게임의 룰'이 심각하게 변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80년대 자본시장 개방 이후 30여년간 봐왔던 증권업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대표이사는 "불과 몇해 전까지만 해도 어려운 시기를 잠시 견디다 보면 곧 좋은 시기가 도래하곤 했다"면서 "하지만 금융업 전체에 대한 제반여건의 구조적 변화가 과거와는 달리 지속적인 실적저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하며, 이러한 구조적 변화에 철저한 대응전략을 마련하지 못한 회사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홍원식 이트레이드 대표이사 사장은 신년사에서 "2년간 지속된 금융투자업계의 한파는 올해도 그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지난 10년간 세계 경제 흐름을 주도했던 신흥국 시장에 머물던 자금이 선진국으로 빠르게 회귀하면서 지난해 코스피 시장을 주도했던 외국인들의 매매 패턴도 변곡점을 지나고 있으며, 시장과 업계에 대한 불신에서 기인한 펀드자금 유출도 상장지수펀드를 중심으로 하는 패시브의 흐름이 거세지면서 잦아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모습은 증권유관기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우리 원은 지난 연말 정부로부터 방만경영 중점관리기관으로 선정됐다"며 "최근 증시 침체에 따른 거래대금 급감으로 2014년 예탁원 영업이익률은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10%를 하회할 전망이며,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2015년 이후에는 영업적자를 우려해야할 정도로 경영수지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은 있을 것이니 노력해야한다는 견해들이 많았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이날 2014년 증권시장 개장식사에서 "그간 우리 업계가 지극정성으로 최선을 다한 만큼 새해에는 하늘도 결코 무심치 않을 것"이라면서 "푸른 말의 기운이 가득한 갑오년 새해는 하늘의 천인과 땅의 천마가 하나 되어 비상하는 천마행공의 푸른 빛이 온누리를 비출 것"이라고 말했다.

◆ 최우선 원칙은 "리스크 관리와 고객보호"

증권사의 수장들은 리스크 관리역량 강화와 '고객의 안전'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의 KB투자증권의 DMA(직접전용주문선)계좌 주문사고, 6월의 KB투자증권의 선물 주문 실수, 12월의 한맥투자증권에서의 자동매매 주문사고 등 다양한 문제들이 쏟아지며 고객들의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형식적 기준을 넘어 가치를 지키는 리스크 관리를 하기 바란다"며 "미래에셋은 항상 고객을 위해 존재한다는 제1 핵심가치가 리스크 관리와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모든 의사결정은 고객 보호에 맞춰야 하며, 이 가치에 어긋난 것은 거부해야한다"면서 "내부통제 기준은 형식적이며 사문화된 규율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의 행위 준칙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재택 아이엠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2014년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경영 화두는 리스크관리 역량의 획기적 제고"라며 "지금부터는 리스크관리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하고 우리 아이엠투자증권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는 비상한 의식을 가져야한다"고 밝혔다.

권용원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고객만족이 극대화되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자"면서 "고객만족이 최고의 선(善)이라는 초심으로 모든 업무를 대한다면 진정성은 고객에게 전달될 것이며 진정한 투자자 보호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답은 해외에… 역량 강화해야

해외 시장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수장들도 있었다.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IB와 트레이딩의 역량을 활용해 자체개발상품을 다양화하고 해외 시장으로 상품의 영역을 확대해야한다"면서 "차별화된 좋은 상품을 보유한 회사는 고객들의 부를 증진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가격만으로 경쟁하는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2014년에는 지난해에 설정한 중점추진과제 중 미진했던 사항을 보완하면서 해외투자 역량을 강화하고, 도전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자"고 말했다.

신년사에 쏟아진 사자성어들


올해 증권업계의 수장들은 매년 그랬던 것처럼 신년사에서 다양한 사자성어를 소개했다.

윤경은 현대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영리한 토끼는 세개의 굴을 준비해 놓는다는 의미의 '교토삼굴'(狡兎三窟)처럼 우리도 다가올 불확실성과 위험에 철저히 대비해 어떤 상황 속에서도 본연의 목표를 달성해 낼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송나라 학자인 주희의 '수도선부(水到船浮)'를 들어 "물이 차오르면 큰 배가 저절로 떠오른다는 의미로 우리가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한다면 업계를 선도하는 증권사로서의 진면목이 반드시 드러날 것이라 확신한다"고 역설했다.

임재택 아이엠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마저작침(磨杵作針)'이라는 사자성어를 소개했다. 마저작침은 쇠공이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중국의 시인인 이백의 일화에서 비롯됐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중국의 후한서에 등장하는 '유지경성'(有志竟成)을 들었다. 유 대표는 '굳건한 뜻이 있으면 반드시 이뤄낸다는 유지경성을 보며 2014년이 아무리 어려워도 우리가 뜻을 더욱 굳건히 한다면 반드시 우리의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종수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예로부터 중국에서는 말이 도착하면 곧 승전보를 가장 빨리 전해온다는 의미의 '마도성공(馬到成功)'이라는 새해 인사를 한다"며 "고령화와 저성장의 침체에 빠져 있는 우리 경제에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말처럼 힘차게 앞장서서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박재식 한국증권금융 대표이사 사장은 "2014년은 ‘금융산업의 발전’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로의 금융시장 구조 변화,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 구조적 변화에 따른 저성장·저금리 기조의 장기화 등 사회·경제의 구조적 변화가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추운 계절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소나무와 측백나무의 푸르름을 실감할 수 있다는 의미인 세한송백(歲寒松柏)처럼 불확실한 금융환경에서 신뢰받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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