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년만의 백열전구 퇴출…LED 관련주 '빛' 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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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이 깔린 경복궁 건천궁 앞마당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기대감과 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의 얼굴이 어둠에 잠식되던 순간, 유리구에서 환한 빛이 뿜어져 건천궁을 환하게 비췄다. 에디슨이 필라멘트를 발명한지 8년만인 1887년 3월6일, 한반도 역사상 처음으로 전기를 이용한 조명기구가 그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이로부터 127년간 한반도를 밝혀왔던 백열전구가 2014년 청마의 해를 맞아 127년만에 공식석상에서 내려왔다. 정부가 올해 1월1일부터 25W 이상 70W 미만 일반조명용 백열전구의 국내 생산 및 수입을 전면 금지한 것. 이번 퇴출은 정부가 세계 에너지 절약 정책의 일환으로 지난 2008년 12월에 발표한 퇴출 계획에 따른 것이다.

선진국들은 우리보다 한발 빠르게 규제에 나섰다. EU(유럽연합)의 경우 지난 2009년부터, 미국은 지난 2012년부터 해마다 단계적으로 백열전구의 생산과 판매를 금지해왔고 일본은 지난 2012년 1월1일자로 모든 백열전구의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 사진제공=필립스
▲ 사진제공=필립스

◆ LED, 올해부터 고성장 예상

백열전구가 공식적으로 대한민국에서 퇴출되면서 LED(발광다이오드)시장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LED의 가격이 아직까지는 백열전구보다 비싸지만, 약 1000시간대의 수명을 가진 백열전구 대비 월등히 높은 2만5000시간대의 수명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LED조명의 침투율은 2012년 13%에서 2016년 51%, 2020년 82%로 상승할 전망이다.

지목현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LED조명시장은 2014년 이후 고성장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LED조명가격 하락이 가속화됨과 동시에 백열등 규제 영역이 주거용 실내조명으로 확대되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LED와 관계된 회사들은 매우 많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LED관련 종목은 사파이어테크놀로지, 한솔테크닉스, 삼성전자, LG이노텍, 일진디스플레이, LG실트론, SKC솔믹스, 서울반도체, SKC, 루멘스, 루미마이크로, 우리이앤엘, 오디텍, 알에프세미 등이 있다.
 
◆ 퇴출 발표 100일 지나…투자해도 될까

주목할 것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백열전구의 퇴출을 발표한 시점이 지난해 7월16일이라는 점이다. 국내 LED관련주의 대표격인 서울반도체의 경우 발표 당일의 주가가 3만6250원으로 전거래일대비 2.40% 오른 채 장을 마쳤다. 지난 1월8일 서울반도체의 종가는 4만4100원. 총 117거래일간 21.66% 상승했다.

그렇다면 이제와서 투자해도 괜찮은 것일까. 증권정보업체인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지난해 7월16일 종가를 기준으로 올 1월8일까지 LED관련주들의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117거래일간 ‘상승한’ 종목은 서울반도체를 포함해 라이온켐텍(2013년11월19일 상장 이후, 14.02%), 한솔테크닉스(11.45%), SKC(1.17%), 사파이어테크놀로지(1.05%), 루멘스(0.98%) 등 총 6종목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SKC솔믹스의 경우 36.01% 떨어졌고 우리이티아이(-31.98%), 알에프세미(-28.96%), 금호전기(-18.96%), 파인테크닉스(-15.60%), 우리이앤엘(-12.41%), 루미마이크로(-9.95%), 일진디스플레이(-8.54%), LG전자(-7.61%), LG이노텍(-3.30%), 삼성전자(-0.54%) 등 11개 종목은 발표 이후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부터 살펴보면 주가가 호조를 나타낸 것은 아니지만, 증권업계는 여전히 LED 관련주의 전망이 밝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LED조명가격의 하락과 더불어 선진국의 규제 흐름이 이어지며 큰 효과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다.

백종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LED산업의 경우 이제 조명 중심으로 성장 초입 국면”이라며 “분기 실적이나 밸류에이션에 연연하기보다는 큰 그림을 이해하고 투자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김창진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LED조명산업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드는 만큼 조정 시마다 관련업체들을 지속 매수하고 장기보유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며 “상반기는 완성조명 또는 선두권 그룹(1st Tier)의 패키지업체가 유리하고, 하반기로 갈수록 2위 그룹(2nd Tier) 패키지업체와 부품, 소재 등으로 종목을 펼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뉴스1 양동욱 기자
▲사진=뉴스1 양동욱 기자
백열전구 퇴출 이유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백열전구 퇴출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비효율' 때문이다. 백열전구는 소비전력의 5%만을 빛으로 전환하고 나머지 95%는 열에너지로 전환하는 대표적인 저효율 조명기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퇴출' 결정을 밝히며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백열전구 1개의 가격은 약 1000원이다. 대체 조명기기인 안정기내장형램프의 가격은 3000~5000원이며, LED램프의 경우는 약 1만~2만원가량이다.

구매가격이라는 점만 놓고 본다면 백열전구의 가격을 따라오지 못한다. 하지만 산자부는 구매비용과 더불어 소비전력량과 수명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산자부가 소개한 백열전구의 대체조명 가운데 가장 제품가격이 비싼 LED램프의 경우 수명이 약 2만5000시간이며, 연간 전기요금은 백열전구(1만4366원) 대비 10분의 1도 되지 않는 1916원. 총 유지비용은 2813원 밖에 되지 않는다.

산자부는 “백열전구가 완전히 대체될 경우 국가적으로 연간 약 1800GWh이상의 전력이 절감되고 전력부하 감소효과도 200MW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50만~65만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LED조명으로 100% 교체된다고 가정할 경우 미국과 한국에서의 연간 전력 절감효과는 각각 370억달러, 2조원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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