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 취업'?, 믿을 수 없자나~

자격증에 목 메는 사회 / 민간자격증 난립 부작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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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카페 창업을 준비 중인 주부 조혜미(32·여)씨는 최근 바리스타 자격증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자격증 취득비용이 만만찮아서다. 기본 70만원을 훌쩍 넘기는 수강료와 시험응시료, 교재비 등을 합하면 100만원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 것. 조씨는 카페 창업을 위해 반드시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해야만 하는 건지 궁금하다.

#2. 취업준비생 김경란(가명·27세)씨는 한 사이트에서 취업과 연계된 자격증이라고 소개한 말을 믿고 체형관리사 교육과정을 신청했다. 해당 사이트는 45시간 동안 교육과정만 이수하면 체형관리사 및 체형교정운동사 등 총 4개의 자격증을 동시에 취득할 수 있고, 복지시설 및 병원으로 취업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비용이었지만 번듯한 협회 명칭과 취업이 보장된다는 상담원의 설명에 김씨는 수강료를 입금했다. 그러나 교육 이후 협회가 김씨에게 취업을 알선해 준 곳은 동네의 작은 헬스장이었다.

'자격증 = 취업'?, 믿을 수 없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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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자격증 해마다 증가…작년 4000개 돌파

민간자격이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된 민간자격 수는 4000개를 넘어섰다. 민간자격증 발급기관도 1200여개에 달한다. 문제는 효용성이 검증되지 않은 민간자격증이 늘면서 관련 피해도 증가한다는 점이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자격증 관련 상담건수는 2008년 1698건에서 지난해에는 2100건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자격증 관련 피해가 계속 증가하는 이유는 등록만 하면 자격증을 발급할 수 있는 등록제도 때문이다. 2008년 도입된 민간자격 등록제는 자격기본법에서 정한 결격사유와 금지분야에 해당되지 않으면 누구나 자격을 신설해 등록할 수 있다. 민간자격 등록 절차가 어렵지 않다 보니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자격증들이 난립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슈가 되는 특정 자격증의 경우 10개 이상의 협회가 자격증을 발급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현재 바리스타 자격증은 30개 협회에서 발급하고 있고 학교폭력 상담·지도사는 협회가 99개에 달한다.

당초 민간자격제도는 해당업계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최근 수많은 협회들이 너도나도 자격증 발급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따로 있다. 자격증이 유명세를 타게 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부가산업이 될 수 있어서다.

한 자격증 발급기관 관계자는 "자격증을 신설해 협회가 얻는 수익은 시험응시료 뿐만이 아니다. 학원이나 아카데미를 직접 운영하거나 강의업체와 제휴해 수수료를 받는다. 또 자격시험 관련 교재 등 출판물로 얻는 부수입도 짭짤하다"고 귀띔했다.

◆'고소득·취업 보장' 자격증…의심부터 해야

과거 공정거래위원회에 허위·과장광고로 적발된 민간자격 발급업체의 사례를 보면 자격증을 취득할 경우 취업이 보장되는 것처럼 광고하거나 고소득을 보장하는 것처럼 광고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또한 공인받지 않은 자격을 마치 국가공인자격인 것처럼 광고해 구직자를 속이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단순 등록 민간자격임에도 마치 국가자격과 동급의 자격인 것처럼 '기술사급 해당'이라고 광고하거나, 이미 공인 부적합 판정을 받았음에도 공인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국가공인 자격증으로 인가 신청 중'이라고 광고한 업체들이 공정위에 적발된 바 있다.

등록조차 하지 않고 운영되는 미등록자격은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말 구직자 9200여명에게 가짜자격증을 발급해 약 9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이들은 직접 자격증 시험을 시행한 뒤 일정한 합격률을 유지하기 위해 성적과 관계없이 무작위로 합격시켜주는 수법으로 피해자에게 시험 응시비 및 자격증 발급비 등 각종 명목으로 돈을 가로챘다.

특히 법으로 자격 운영 자체가 금지돼 해당 자격을 전혀 활용할 수 없는 가짜자격증도 난립하고 있지만, 단속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자격기본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분야는 ▲국민의 생명·건강·안전 및 국방에 관련된 분야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분야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와 관련되는 분야 등이다. 예컨대 금연상담지도사나 노인심리상담사, 성폭력예방상담사 등은 자격 금지분야에 속해 국가는 물론 민간자격도 발급할 수 없다.

하지만 이들 자격은 지금도 온라인상에서 버젓이 광고되고 있다. 자격시험을 거쳐 자격증을 발급하지는 않지만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마치 취업이 가능한 것처럼 광고하며 편법 운영하고 있는 것. 금연상담지도사의 경우 보건소에 취업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광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취업이 불가능하다. 노인심리상담사나 성폭력예방상담사도 마찬가지.

이 같은 미등록 민간자격에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민간자격 등록여부를 확인하고, 실제 취업기관에 해당 자격증에 관해 직접 문의하는 것이 좋다. 현재 민간자격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민간자격 정보서비스에서 '등록' 및 '공인'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교육부는 민간자격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자격기본법 시행령 일부를 개정하고 지난해 10월부터 시행 중이다. 시행령 개정안에는 등록 자격관리자에 대한 자격검정 정지와 등록 취소 기준이 명시됐다.

민간자격 관리자가 자격기본법 위반으로 시정명령을 3회 받으면 자격검정 정지 6개월을 받게 되고 이후 시정명령 1회 추가 시마다 정지기간이 3개월씩 늘어난다. 시정명령을 받은 횟수가 6회가 되면 해당 민간자격은 등록이 취소된다.

개정안은 거짓·과장광고의 유형도 구체화했다. 마치 국가자격 또는 공인자격인 것처럼 오인할 문구를 포함하거나 '취업보장'·'고소득'·'채용 가산점' 등 사실과 다르게 과장한 경우, '적중률'·'합격률'·'취업률' 등 실증하기 어려운 내용을 담은 경우 등이 거짓·과장광고에 해당한다. 

자격기본법 시행령 개정 주요 내용

'자격증 = 취업'?, 믿을 수 없자나~

① 민간자격 사전등록제 의무화
 ▶사전등록제 도입에 따라 민간자격 등록업무와 지도·감독을 해당 민간자격의 주무부장관이 수행하도록 명시
 - 주무부처별 소관 민간자격을 규정하고 있음. (시행규칙)

② 민간자격 금지분야 세분화
 ▶주무부장관이 민간자격 금지분야를 세분화해 공고하도록 명시
 - 민간자격으로 운영할 수 없는 금지분야에 대한 논란 해소

③ 등록자격관리자에 대한 시정명령 방법
 ▶법 위반 시, 위반내용·시정사항 및 시정기한 등을 서면에 명시해 통보

④ 등록(공인)자격의 등록(공인) 취소 및 자격검정등의 정지 기준 규정
 ▶자격기본법 위반 횟수에 따라 일정기간(6~12개월) 자격검정등의 정지 및등록(공인)취소

⑤ 과정이수형 공인자격의 도입 등
 ▶과정이수형 공인자격 발급을 위해 국가가 교육훈련과정을 평가·승인하도록 규정

⑥ 거짓·과장 광고의 유형 및 기준
 ▶민간자격 광고 시 소비자를 속이거나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거짓·과장광고의 유형 및 기준을 정함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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