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서풍 타고 오염물질 대공습…황사에 실린 미세먼지

미세먼지·황사로 숨 막히는 대한민국/ 더 독해진 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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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강 물을 팔아 희대의 사기꾼이 된 ‘봉이 김선달’도 울고 갈 세상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깨끗한 공기를 담은 ‘공기 캔’이 시판되고 있다. 천하의 김선달도 이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집집마다 놓인 공기청정기를 보면 우리나라도 돈을 주고 공기를 사서 마시는 날이 멀지 않은 듯하다.

봄을 알리는 ‘불청객’이 있다. 봄바람을 타고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넘어오는 황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 시기가 오면 오염물질이 섞인 황사로 인해 호흡기질환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지난 겨울부터 중국발 미세먼지가 우리나라를 덮친 탓에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마른기침을 하는 사람들도 자주 눈에 띈다. 매년 찾아오는 황사 소식이 봄을 알리고 있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은 이미 숨이 막혀가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이명근 기자
사진=머니투데이 이명근 기자

◆오염물질 품은 황사

황사는 봄철 중국이나 몽골의 사막에 있는 모래와 먼지가 편서풍에 날려 서서히 가라앉는 현상이다. 아시아지역에서는 중국과 한국, 일본 순으로 황사 피해를 많이 입는다. 해를 거듭할수록 황사 발생기간이 길어지고 섞여 있는 독성 오염물질 농도가 짙어지면서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사실 황사는 반가운 손님이었다. 황사에 포함된 석회 등 알칼리성 성분은 산성비를 중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덕분에 토양과 호수의 산성화를 막을 수 있었다. 식물과 플랑크톤에 유기염류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만족스러웠다.

이렇듯 고마운 황사를 사람들이 등지게 된 건 오염물질을 품으면서다.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황사에는 황, 그을음, 재, 일산화탄소, 기타 중금속 등과 발암물질을 포함한 오염물질이 섞였다. 모래 자체는 토양에 해롭지 않지만 재와 그을음, 중금속 등 오염물질은 사람에게 치명적이다.

더구나 매년 봄 우리나라를 습격하는 황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몸집이 커지고 있다. 오염물질이 섞인 황사의 규모 증가는 피해 정도와 비례한다. 최근에는 황사 피해지역에서 사망률이 1.7%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 관계자는 “중국과 몽골에서 황사가 한번 발생하면 동아시아 상공 미세먼지 규모는 약 1008만톤에 이른다”며 “이 가운데 우리나라에 쌓이는 먼지는 4만6000~8만6000톤인데 15톤짜리 덤프트럭 4000~5000대 분량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연간 5.5조 피해

황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한 건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다. 1주일 안팎이었던 황사 발생일은 이 시기부터 2주일을 넘나들었다. 당연히 이로 인한 피해 규모도 늘어났다.

특히 2002년에는 극심한 황사로 인해 초등학교가 휴교하고 항공기가 결항되는 등의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같은 해 황사로 인한 피해액은 연간 5조5000억원 정도였다. 국민 1인당 11만7000원씩 피해를 본 셈이다.

사람들의 건강 피해도 이때부터 부각되기 시작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르면 매년 황사로 인해 최대 181만7000여명이 병원치료를 받고 165명이 사망하고 있다. 이 같은 피해를 화폐단위로 환산하면 한해 최대 7조3000억여원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또 1000명을 대상으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발생한 황사 피해 경험 유형 설문조사에서는 35.4%가 연평균 2차례 정도 황사 관련 질환을 앓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와 다른 점은…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를 뒤덮은 미세먼지와 황사는 어떻게 다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따로 분류하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도 “어제는 황사였지만 오늘은 미세먼지”라고 구분하는 건 뒷전에 두고 있다.

미세먼지와 황사는 둘 다 포함된 오염물질 비율을 따지는 게 우선이다. 미세먼지와 황사는 한데 섞여 있기 때문에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줄었다고 해도 봄철 황사가 편서풍을 타고 넘어오면서 오염물질이 섞인 미세먼지를 다시 실어 나르기 때문이다. 결국 미세먼지와 황사를 함께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미세먼지와 황사를 발원지 차원에서 구분할 수는 있다. 미세먼지는 대기오염이 불러온 오염물질인 반면 황사는 사막화로 인한 천연재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 중국은 황사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어떻게 하면 사막화를 막을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생물학적 대책, 프로젝트 전개, 산업 구조조정 조치 등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황사로 인한 피해의 예보에 노력이 집중돼 있다. 중국과 몽골에서의 황사 발생부터 넘어오는 이동경로와 영향을 예보해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물론 황사 예보만으로는 본질적인 피해예방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최근 동북아시아 황사대응 지구환경기금사업에 참여해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올해 서울지역 첫 황사는 지난 3월1일 관측됐다. 중국 북부지방에서 발원한 황사가 남동진하면서 미세먼지(PM10) 125㎍/㎥ 농도의 약한 황사를 몰고 왔다. 기상청은 올해 황사가 5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황사가 중국 스모그에서 비롯된 미세먼지들을 또 얼마나 실어 나를 것인지다. 이미 호흡기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황사까지 덮치면서 심각한 피해 확대가 우려된다.

☞황사 농도 구분
우리나라는 황사 농도를 3단계로 구분한다. ▲약한 황사는 1시간 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가 400㎍/㎥ 미만일 때 ▲강한 황사는 1시간 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가 400~800㎍/㎥ 정도일 때 ▲매우 강한 황사는 1시간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가 800㎍/㎥ 이상일 때로 분류한다. PM10은 지름이 10㎛ 이하인 미세먼지다. PM2.5는 지름이 2.5㎛ 이하인 초미세먼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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