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터지고' 건설 '위태'…STX솔라는 '독'?

가시밭길 걷는 GS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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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은 GS그룹이 LG그룹으로부터 독립한지 만 9년이 되는 날이다. 그룹 출범 1년 만에 GS는 재계 서열 6위의 위용을 자랑했다. 하지만 ‘10년 기업’을 향한 GS의 2014년은 온통 가시밭길이다.

여수 기름유출 사고로 핵심계열사인 GS칼텍스가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는가 하면 건설 등 다른 간판 계열사들도 실적 악화로 신음한다. 일부에선 GS그룹의 유동성 위기론까지 들고 나온다. 자산매각이나 유상증자 등 계열사들이 자금 확보에 나섰지만 시장의 신뢰도가 낮아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 탓이다. GS그룹이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는 게 아니냐는 기우까지 겹쳤다.

◆GS칼텍스, 기름 유출에 신용도 하락 ‘이중고’

그룹 계열사 중 가장 시름이 깊은 곳은 GS칼텍스다. 지난 1월31일 전남 여수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사고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GS칼텍스는 해양수산부가 1차 피해보상 주체로 지목하면서 향후 방제비용과 주민 피해보상금을 마련해야 한다.

피해액 산정까지 꽤 시간이 걸리는데다 보상액도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한동안은 기름유출 후폭풍에 시달려야 하는 셈. 지난 2007년 12월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기름 유출 사고를 일으킨 삼성중공업도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보상금과 별도로 3600억원의 지역주민 기금을 지원했었다.

‘기름유출 리스크’도 그렇지만 현재 GS칼텍스를 더 괴롭히는 것은 대외신용도 하락이다. 국제 신용평가업체인 무디스는 최근 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Baa2’에서 ‘Baa3’로 강등시켰다. Baa3는 무디스 등급 분류 기준에서 투자적격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등급. 한 단계만 더 하락하면 투자부적격인 ‘투기등급’으로 분류된다.

GS칼텍스의 핵심 사업인 정유부문의 불황과 파라자일렌(PX) 제품의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 등이 하향 조정 배경이다. 신용등급이 오를 때까지 GS칼텍스는 원유 거래 시 자금을 차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오는 5월(2000억원)과 8월(3000억원), 두 차례에 걸쳐 총 50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가 돌아오지만 GS칼텍스의 현금보유량은 이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동성 악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경영 지표는 더 심각하다. 지난해 GS칼텍스의 영업이익은 9000억원 정도로 전년도에 비해 76.1% 늘었지만 2011년 2조20억원에 비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특히 작년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조4048억원, 649억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의 경우 전분기 대비 81.4%나 급감했다.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GS칼텍스 손실이 커졌다는 점은 결국 이 회사의 지분 50%를 갖고 있는 (주)GS의 실적감소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 사진=뉴스1 DB
▲ 사진=뉴스1 DB

◆GS건설, 5천억대 회사채 막아야 하는데…

또 다른 주력 계열사인 GS건설도 연초부터 발걸음이 무겁다.

지난해 GS건설은 건설경기 침체에 해외사업 부진이 겹치면서 1조원에 가까운 영업손실(9373억원)을 기록했다. 2005년 LG건설에서 GS건설로 사명을 바꾼 이후 첫 ‘적자전환’이다. 작년 4분기만 1393억원의 영업손실을 맛봤다. 순차입금이 2조5000억원에 달하고 부채비율도 270%가 넘는다.

GS건설로서는 올해 유상증자와 자산매각 등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서야 하는 처지다. 실제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등을 운영하는 파르나스호텔의 매각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GS건설은 파르나스호텔 지분 69%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호텔의 가치는 8000억~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금 1조8000억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가 5200억원에 이르는 점도 GS건설의 위기감을 부추긴다. 특히 다른 건설사에 비해 GS건설은 미착공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현장이 많다. 이 건설사의 2013년말 기준 미착공 PF 규모만 1조5000억원(총 12개 사업장)으로, PF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면 자연스레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TX에너지 흡수했지만…자회사 STX솔라가 ‘독’?

그나마 GS그룹을 둘러싼 긍정적인 부분은 올해 재계 순위(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서 현대중공업을 제치고 한 단계 뛰어오를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GS그룹은 2010년까지만 해도 재계 7위였으나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하면서 8위로 밀려난 바 있다.

정유 '터지고' 건설 '위태'…STX솔라는 '독'?
GS그룹이 지난해 자산규모 1조5000억원대의 STX에너지(현 GS이앤알)를 인수하고 지난 2월28일에는 최종작업까지 마무리한 만큼 재계에선 오는 4월께 발표되는 재계순위에서 GS그룹의 ‘7위 등극’을 점치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보다 자산총액에서 1조3000억원 뒤져있지만 STX에너지 흡수로 단번에 이를 역전시킬 수 있어서다.

STX에너지는 단순히 재계순위 상승을 유도한다는 것 외에 그룹의 신성장동력이 된다는 점에서도 2014년 GS의 최상급 ‘호재’로 평가받는다. 허창수 GS그룹 회장 역시 올초 신년사에서 “STX에너지 인수를 통해 발전사업 운영은 물론이고 해외 발전시장 진출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STX에너지 인수가 GS그룹의 성장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STX에너지의 자회사(지분 86.7% 보유)인 태양광 모듈업체 STX솔라의 적자 규모가 만만치 않아서다.

STX솔라는 이미 2013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만 130억원을 넘었고 그해 3분기말 부채 총액도 1235억원이었다. 이러다 보니 부채비율도 2012년말 221.4%에서 2013년 3분기말 639.6%까지 치솟았다. STX에너지의 또 다른 자회사인 캐나다 혼리버 지역 가스전을 보유한 STX에너지캐나다 역시 지난해 상반기 138억원 순손실을 냈고 부채비율은 1700%에 달했다.

이 같은 정황 탓에 GS그룹은 내심 STX솔라를 처분하려 하지만 마땅한 매수 희망자조차 나타나지 않아 당혹해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GS가 STX솔라에 대해 청산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2014년 들어 허창수 회장의 머리가 복잡해지는 건 어찌보면 당연해 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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