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정부지원' 요청에 한목소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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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장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해운업계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관심을 끈다. 

최근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수출입화물의 99.7%가 선박으로 운송되는 등 해운업은 국가경제의 대동맥으로서 국가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며 “이처럼 해운산업이 우리나라 전체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만큼 반드시 보호되고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해운산업은 국부창출의 원천" 

해운산업은 국부 창출의 원천으로서 미래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키워가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실제 해운업은 석유제품, 반도체, 자동차, 조선과 함께 5대 외화가득 산업으로 분류된다. 특히 해운은 세계시장 점유율이 4.6%에 불과해 성장동력으로 육성시킬 잠재력도 크다. 반면 반도체의 경우 세계시장 점유율이 이미 50%에 육박해 한계에 봉착해있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선주협회 조사 결과 해운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10% 늘릴 경우 700억 달러의 추가 수입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업은 경제적 파급효과도 큰 산업이다. 조선·철강·금융·관광 등과 연계해서 발전을 유도할 수 있는 선도 산업인 셈. 현재 해양, 항만산업 40개 업종에 50만명의 고용인력과 매출 145조원의 규모를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운업은 국가 비상사태시 육·해·공 군에 이어 제4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유사시 주요물자의 안정적 운송을 위해 2006년부터 ‘국가필수국제선박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장기 해운시황 불황에 경쟁력 저하

해운업계는 무엇보다 경쟁국에 비해 정부 지원이 미흡함을 지적한다. 같은 장기 불황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지원의 차이로 경쟁력의 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캠코에서 선박펀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 무역보험공사에서 수출기반 보험을 발행해주고 있으나, 전체 1조원 수준으로 미약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국내 해운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선박 및 자산매각, 유상증자 등 갖은 자구노력으로 유동성을 확보해가고 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127척의 선박을 매각했으며, 2조6척원의 자산매각, 1조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반면 중국·덴마크·독일·프랑스·일본 등 다른 경쟁국은 해운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인식하고 대대적인 금융 지원을 해주고 있다.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은행이 COSCO에 108억 달러의 신용을 제공한 데 이어 중국수출입은행도 2012년 COSCO와 차이나쉬핑(China Shipping)에 앞으로 5년간 각각 95억 달러씩 지원키로 했다. 또 중국수출입은행은 2013년초 5개 민영 중견해운사에 1억6000만 달러의 유동성을 지원했다.

유럽의 경우 독일이 'Hapag-Lloyd'에 18억 달러의 지급보증을 섰으며, 지방정부인 함부르크시도 이 선사에 2013년 7억5,000만 유로의 유동성을 지원했다. 덴마크 역시 'MAERSK'에 62억 달러의 금융을 차입하고, 수출신용기금을 통해 5억2000만 달러를 지원했다. 프랑스도 자국 선사인 CMA-CGM에 채권은행을 통해 5억 달러를 지원토록 한 데 이어 국부펀드를 통해 1억5,000만 달러를 지원했으며, 2013년 금융권을 통해 향후 3년간 2억8000만 유로를 더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정부의 정책금융 지원 시급한 이유

해운업계는 현재 국내 선사들이 당면한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금융 지원이 시급하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우선 해운선사들이 현재 추진 중인 영구채 발행시 금융권의 지급보증으로 신용을 보강해주는 방안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선사들이 영구채를 발행하고 자본을 확충해 높아진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다.

최근 정책금융기관들은 뒤늦게 해운업계에 대한 지원 계획을 내놓고 있다. 지난 2월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책금융공사는 이르면 3월 중소 해운업체 5개사에 대한 5000만 달러 규모의 자금 지원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또한 중소 해운업체에 대한 자금 수요를 면밀히 조사해 올해 안으로 5000만 달러를 추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6000억원 규모의 해운금융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 역시 올해 해운업계에 1조 4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 해운보증기금 설립 추진..업계의 오랜 숙원

해운보증기금 설립 역시 해운업계의 오래된 숙원이다. 해운보증기금이 설립된다면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 보증 제공을 통해 시장의 충력을 흡수할 수 있어서다. 

해운보증기금 설립은 지난 대선 공약이었던 선박금융공사 설립의 무산에 따른 대안으로 거론돼왔던 안이다. 지금까지 해운보증기금 설립은 지지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었지만, 최근 다시 설립에 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월 17일 새누리당 부산시당 동북아 선박금융허브 육성 TF(태스크포스)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올 하반기 해운보증기금을 설립하고 선박금융을 전담할 새로운 기구인 해양금융종합센터를 만들어 부산에 설치하기로 했다.

해운보증기금은 정부출연 2700억원과 업계 등 자체 조달 2800억원을 합쳐 5500억원 규모로 운용되며 해운사와 선박회사에 대한 보증을 담당하게 된다. 기금 운용을 위해 산업은행 산하에 별도의 자회사를 만들어 부산에 두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 ‘선박투자 활성화’ 필요한 이유

현재 세계 1위 머스크는 한국의 수출입은행 자금으로 1만8000TEU급 초대형 선박 20척을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해 규모의 경쟁을 하며 국적선사를 압박하고 있다.

반면 국적선사는 유동성 위기로 선박 발주는커녕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핵심자산을 매각하고 있다. 이같은 악순환이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국적선사와 글로벌 경쟁선사들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이야말로 저가의 선박을 확보해 원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적기로 국적선사가 선박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기관의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진욱
김진욱 lion@mt.co.kr  | twitter facebook

'처음처럼'을 되뇌는 경험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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