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따라간' 쓰리세븐, 왜?

치밀한 가업승계가 100년 기업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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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에 위치한 40년 역사의 K사는 요즘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창업주 김 회장이 갑자기 사망하면서 상속세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가업을 이어받으려고 했지만 상속세가 100억여원에 이르자 결국 회사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가업승계의 실패는 한 가계의 문제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이 사례처럼 근로자의 일자리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최근 1960∼70년대 설립된 중소기업들이 2세 승계를 준비 중인 가운데 정부는 가업상속에 대한 공제율과 공제한도를 확대했다.
 
하지만 여전히 가업승계는 제도적 한계점을 노출하고 있다. 따라서 창업자가 사전에 가업승계와 본인의 은퇴 후 삶에 대해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후계자 선택이 가장 먼저
 
대한민국의 경제기반을 다진 1세대 중소기업 창업주들이 고령화됨에 따라 2세가 전면에 나서는 가업승계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중소제조업 중 CEO가 60세 이상인 곳은 1만4615개(13%)다. 이들 대다수는 현재 승계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법제도의 제약이나 후계자의 역량 부족 등으로 승계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사업을 승계한다는 것은 사업의 경영권과 소유권을 누군가(자녀·가족·전문경영인)에게 이전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가족기업의 형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업승계를 경영권승계와 지분승계 두가지를 모두 포괄하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 반면 외국은 사업승계의 목표가 사업자체 승계 외에 후계자 선정과 상속재산의 처리, 가족관계의 정리 등 비재무적 요소를 포함한다.
 
국내에서는 사업승계의 후계자를 가족 중 장남으로 정하는 것을 당연시해왔다. 하지만 최근엔 장남 외의 다른 가족구성원, 친족, 전문경영인 등 제3자에게 넘기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제3자 승계는 임직원과 외부전문경영인에게 넘기거나 아예 인수합병을 통해 회사를 처분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다만 3자 승계의 경우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상속인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가업승계 관련 세제지원을 받을 수 없다.

'창업주 따라간' 쓰리세븐, 왜?
◆쓰리세븐과 몽고식품의 차이는?
 
세계 1위 손톱깎이업체였던 쓰리세븐. 창업주 김형규 회장이 지난 2008년 갑자기 유명을 달리하면서 회사는 패닉에 빠졌다. 사망 2년 전부터 가족과 임직원들에게 증여한 주식 240만여주, 370억여원어치가 김 회장 사망으로 졸지에 상속이 됐기 때문이다. 상속세는 일부 금액을 제외하면 50%를 내야 하므로 유족들은 약 150억원을 갑자기 마련해야 했다. 하지만 당장 그 큰돈을 마련할 수 없어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회사를 팔아버렸다.
 
1905년 설립된 간장제조유통회사인 몽고식품은 국내의 몇 안되는 장수기업이다. 이 회사가 간장제조업이란 외길로 108년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일찍이 후계자를 선정하고 가업승계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2대 김만식 회장은 장남 김현승씨를 공식후계자로 선포하고 경영수업과 회사지분 이전계획을 세웠다. 지분증여도 단계적으로 이뤄졌는데, 한번에 지분을 증여받으면 상속세 부담으로 자칫 공장 등 자산을 팔 수 있다는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 두 사례처럼 준비된 기업승계와 그렇지 못한 기업승계는 큰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회사를 물려주거나 물려받을 사람이라면 가업승계와 관련된 세무사항에 유의해야 한다.
 
중소기업 가업승계와 관련한 3대 세금제도로 ▲기업상속제도 ▲가업승계주식 증여세 과세특례제도 ▲창업자금의 증여세 과세특례제도 등이 있다.
 
가업상속제도는 상속세 경감을 통해 중소기업의 원할한 가업승계를 지원하는 것이다. 10년 이상 피상속인이 경영한 중소기업을 18세 이상 상속인 1명에게 가업 전부를 적법하게 상속할 경우 가업상속재산가액의 100%를 과세가액에 공제해주는 제도다.
 
가업승계주식 증여세 과세특례제도는 증여세 경감으로 생전에 계획적인 가업승계를 지원하는 것이다. 18세 이상 자녀 1명이 60세 이상 부모가 운영하는 10년 이상된 중소기업주식을 증여받아 승계하면 증여재산가액(30억원 한도)에서 5억원을 공제하고, 10%의 특례세율을 적용해 사망 시 상속재산으로 재정산한다.
 
창업자금의 증여세 과세특례제도는 18세 이상 자녀가 60세 이상인 부모로부터 창업자금을 증여받아 중소기업을 창업하는 경우를 지원한다. 여기서 창업자금은 현금이나 채권, 소액주주 상장주식 등 양도세 과세대상이 아닌 재산이다. 특례내용은 증여재산가액(30억원 한도)에서 5억원을 공제한 후 10% 특례세율을 적용해 사망 시 상속재산으로 재정산한다.
 
가업상속공제제도를 활용할 때 유의할 점은 중소기업만 상속공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일반숙박업, 유흥음식업 등 일부 업종에서는 가업상속공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아울러 자녀 중 1명이 기업 전부를 상속받아야 공제가 가능하며 가업상속재산 중 사업용 재산만 공제대상이다.
 
◆창업자 은퇴 후 삶에 대한 설계 필요
 
사업승계 전략을 세울 때 창업자의 은퇴설계 대책도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 창업자의 경우 사업을 승계한 후에는 자신에게 남는 것이 없게 된다. 이 경우 불안한 마음에 사업승계를 꺼릴 수도 있다.
 
따라서 사업승계전략을 세울 때 동시에 은퇴 후 무슨 일을 할 것인지, 어디서 어떻게 생활할 것인지를 계획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장기간 기업을 경영한 경험을 살려 교육활동을 하거나 저술, 공익사업 등의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계획이 없다면 사업을 승계한 후에도 물려준 사업에 자꾸 관여하게 되고, 이럴 경우 후계자가 경영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그 결과 승계인과 피승계인 간의 불화로 번질 수도 있다.
 
기업의 생존은 경영자 승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업승계 계획의 부재는 상속증여세를 납부할 재원을 미처 마련하지 못함으로써 최악의 경우 회사를 포기하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또한 후계수업의 부재로 경영능력을 인정받지 못할 경우 거래처 이탈, 내부직원 불만, 가족 간 재산분쟁 등을 야기할 수 있다.
 
100년 기업과 중소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사전 승계 계획이 반드시 필요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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