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타는 외제차, '10대중 1대' 도심 활보

'텃밭' 위협하는 수입산의 역습 / 개성으로 무장 '마의 점유율 10%' 깬지 옛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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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가 처음 개방된 1987년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는 고작 10대에 불과했다. 점유율로 따지면 0.003%. 도로에서 낯선 수입차를 보면 누구나 한번쯤 걸음을 멈추고 신기한 눈빛을 보내던 때다.

그랬던 수입차가 지난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점유율 12.2%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1명 이상은 수입차를 선택한 셈이다. 서울 강남의 경우 신규등록 차량 10대 중 8대가 수입차일 정도다. 부자만의 전유물, 혹은 과소비의 대명사로 불리며 부러움과 동시에 사회적 거부감에 시달렸던 수입차는 어느덧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대상이 됐다.
 
'아무나' 타는 외제차, '10대중 1대' 도심 활보

◆10명 중 1명 이상이 찾는 수입차

국내 자동차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는 수입차업계는 2012년 '마의 장벽'으로 여겨지던 점유율 10% 벽을 처음으로 넘어선 이후 최근 3년 사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점유율 15% 돌파를 목전에 둔 상태다. 2009년 6만993대였던 판매량은 이듬해 9만562대로 대폭 성장하더니 2012년에는 13만858대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드디어 15만대를 넘어섰다.

국내시장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64만865대를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한참 모자라는 수치지만 결코 무시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수입차 가격이 국산차와 비교해 2배 수준이라는 점에서, 판매대수가 아닌 금액을 기준으로 보면 수입차의 비중은 22.3%까지 치솟기 때문이다.

올해도 그 기세가 대단하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이 올초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수입차는 한국에서 시장점유율 20%까지 무난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장담한 것도 괜한 말이 아니다.

수입차점유율 1위 업체인 BMW의 경우 최근 수년간 두자릿수 성장률을 이어오고 있다. 매출도 2010년 1조원 돌파에 이어 지난해에는 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판매 목표를 4만5000대로 잡았다. 지난해에 전년대비 17%가 넘는 매출성장률을 기록한 만큼 올해도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겠다는 각오다.

수입차시장 2위 자리는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달 기준으로 2위는 메르세데스-벤츠지만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뒤를 바짝 쫓고 있어 앞으로도 각축전이 예상된다. 세업체 모두 매달 2000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폭스바겐은 올해 목표를 3만대로 정했다. 벤츠와 아우디는 각각 2만7000대와 2만2000대를 목표로 삼았다.

이밖에 토요타-렉서스(일본), 푸조-시트로엥(프랑스), 포드(미국) 등도 경쟁력 있는 신차들을 내세워 수입차업계 전체의 질주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사진=머니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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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소형·개성 '삼박자' 적중

수입차가 국내에서 각광받기 시작한 데는 여러 이유가 꼽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다양성이다. 몇몇 인기 차종의 경우 '택시차'라는 이미지가 붙을 정도로 획일화된 국산차를 벗어나 나만의 차량을 소유하고 싶은 국내 소비자의 욕망이 개성과 다양성으로 중무장한 수입차의 장점과 만나 시너지효과를 일으킨 것이다.

예전에는 대형차 위주의 럭셔리 세단에서만 수입차가 국산차와 경쟁했다면 이제는 전 차종에 걸쳐 수입차 바람이 불고 있다. 수입차업계는 국산차업계에서 내놓지 못한 틈새(트림)시장을 공략해 소형 세단과 SUV, 쿠페 등 다양한 차종과 파생모델을 경쟁적으로 국내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지난 한해에만 수입차업체들은 국내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겠다는 계산 아래 한달 평균 14개 모델의 신차를 선보였다. 1년 동안 국내 소비자들이 만나본 수입 신차만 무려 150여모델에 이른다.

이 가운데 지난해 소비자의 선택을 가장 많이 받은 건 배기량 3000cc 이하의 연비 좋은 디젤 차량이다. 연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뛰어난 성능의 디젤엔진으로 중무장한 수입차들의 인기가 덩달아 상승한 것. 실용성과 대중성을 앞세운 폭스바겐이 개인 판매에서 BMW를 제친 것도 이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디젤엔진 개발에 뒤처진 국내 완성차업계는 최근 잇따라 디젤 신차를 선보이거나 계획을 발표 중이지만 한발 늦은 대응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가격의 문턱이 낮아진 것도 수입차시장 신장에 한몫 했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데다 36개월 무이자할부 등 다양한 구매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낄 만한 초기비용을 낮추는 전략을 내세웠다. 반대로 국산차 가격은 지속적으로 꾸준히 오르면서 가격 격차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어 수입차의 상대적인 가격경쟁력은 갈수록 올라갈 전망이다.

수입차의 대소비자 채널수도 과거에 비해 많아졌다. 2009년 246곳이던 전국 수입차 전시장은 2013년 상반기 기준 321곳으로 30%나 늘었다. 서비스센터도 대폭 증가했다. 상위 14개 수입차업체의 서비스센터는 전시장과 비슷한 규모인 243곳에 이른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부산, 대구 등 기존 거점을 제외한 나머지 지방도시에서 영역확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개인구매가 대폭 증가했고, 이는 곧 수입차의 대중화로 연결됐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구매비율은 60%를 넘어섰다. 한때 70% 가까이 차지했던 법인의 구매비중이 4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국산 완성차업계는 피할 수 없는 싸움이라며 정면승부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기존의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차량 성능을 앞세워 잃어버린 고객들을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현대차나 한국지엠의 경우 신형 LF쏘나타와 말리부 디젤을 출시하면서 폭스바겐 파사트나 토요타 캠리 등을 공공연하게 경쟁차량으로 지목했다. 변수는 무엇보다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소비자의 눈높이다. 점차 수입차는 가격경쟁력을, 국산차는 성능 우수성을 갖춰가는 추세 속에서 국내 소비자의 선택은 어느 쪽으로 기울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노재웅
노재웅 ripbird@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주간지 <머니위크> 산업부 기자. 건설·부동산 및 자동차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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