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의 로망' 상륙에 떨고있는 가구업계

'텃밭' 위협하는 수입산의 역습 / 중견업체들 대응책 마련했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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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비신부 이지영씨(30세)는 결혼준비에 한창이다. 최근 혼수물품 구매를 위해 분주한 이씨는 가구 선택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예비시어머니와 의견조율이 쉽지 않기 때문. 이씨의 예비시어머니는 오래 쓸 수 있는 가구를 선택해야 한다며 원목이나 품질이 우수한 가구를 추천했다. 하지만 이씨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알록달록한 색감에 독특한 디자인의 가구를 선호한다.

국내 가구시장이 바뀌고 있다. 온라인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예전과 같이 가구전문점을 찾지 않아도 다양한 가격대의 가구를 비교해 볼 수 있게 됐다. 또한 가구 선호 트렌드 변화도 한몫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고급스럽고 비싼 제품보다는 실용적이고 감각적인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가구도 소비'라는 슬로건으로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구공룡 이케아가 한국시장 상륙을 앞두고 있다. 이케아는 스웨덴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으로 올해 말 국내 첫 매장인 광명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글로벌기업인 이케아의 한국진출은 국내 가구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케아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국내시장에 진입할 경우 가구시장 판도에 급격한 변화가 예상된다는 우려에서다.
 
/자료제공=이케아코리아
/자료제공=이케아코리아
◆영세제조업체, "8% 관세는 역차별"

영세가구업체의 경우 이케아의 공습에 뾰족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지난달 경기도 지역내 가구업체들은 경기도가구산업연합회를 결성하고 정부와 지자체를 상대로 자구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관세철폐를 강력히 주장했다. 국내 가구업체들은 주요 원재료인 파티클보드(원목을 가공해 만든 판상재료)를 수입에 의존하는데, 수입하는 과정에서 8%의 관세를 낸다. 반면 가구완제품을 수입하는 이케아는 현행 관세제도대로라면 관세를 전혀 내지 않는다.

원재료 대량구매 및 대량생산으로 높은 원가경쟁력을 갖춘 이케아가 관세혜택까지 누리게 된다면 국내 경쟁사들은 가격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경기도가구산업연합회 관계자는 "관세측면에서 국내 기업들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며 "규제를 철폐하지 않으면 가구제조 영세업자들은 고사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는 이 같은 가구업계의 상황을 고려해 가구산업발전계획(2014∼2018)을 수립,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가구종합지원센터와 공동전시장을 설립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중소가구기업의 기술개발과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사업 및 권역별 물류센터, 가구학교 등을 설립할 계획이다.

지난달 신사동 가로수길에 오픈한 이케아 팝업스토어 내부전경 /자료제공=이케아코리아
지난달 신사동 가로수길에 오픈한 이케아 팝업스토어 내부전경 /자료제공=이케아코리아
국내 대형가구업체, 차별화 전략 이미 끝내

반면 국내 일부 중견업체들은 대형매장 개점 및 온라인판매 강화 등 이케아와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했다. 지난해 국내 가구업계 1위인 한샘은 올해 말 개점을 앞둔 이케아 광명점과 거리가 11km 떨어진 곳에 목동점 플래그숍을 오픈했다.

이번에 개점한 목동점은 이케아 상륙에 대비한 나름의 초강수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한샘은 저가제품으로는 이케아와 적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타깃층을 달리해 프리미엄 전략으로 대응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기존의 한샘 플래그숍이 원스톱·체험형 쇼핑에 중점을 둔 반면 목동점은 '프리미엄쇼핑'에 초점을 맞춰 중형 평형 이상의 전시비율을 70%까지 높였다. 또한 제품 구성도 고급화해 수준을 끌어올렸다. 목동점에는 한샘의 최고급 프리미엄 부엌가구 브랜드인 '키친바흐'를 비롯해 유럽의 나뚜찌 에디션, 코이노, 칼리아 이탈리아, 인도모, 리클라이너 등 수입가구와 휘슬러, 헹켈, 덴비, 레이첼바커 등 30여종의 명품 주방생활용품 브랜드가 입점했다.

가구업계 2위인 리바트는 온라인전용브랜드를 출시하는 등 온라인에 힘을 쏟고 있다. 리바트의 온라인전용브랜드 리바트이즈마인은 저렴한 가격과 감성디자인으로 고객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케아의 한국진출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가구업계에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인 만큼 대형가구업체들은 중저가 제품 출시 및 판매처에 대한 고민을 이전부터 해왔다"며 "리바트는 온라인사업 확장을 통해 중저가제품라인 구축에 성공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리바트는 온라인사업부문에서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2008년 50억원 수준이었던 온라인 매출은 2009년 75억원, 2010년 200억원, 2011년 300억원, 2012년 400억원, 지난해 450억원을 기록해 6년 새 9배나 늘었다.

 '가구공룡' 이케아는 어떤 회사?

이케아의 강점은 저렴한 가격과 실용성이다. 이케아의 모든 가구제품은 DIY(Do-It-Yourself)형태로 고객이 직접 조립하고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완제품인 가구에 비해 단가를 낮출 수 있다. 또한 전세계 각지에서 분업화된 대량생산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도 저가상품 생산이 가능한 이유다.

또 고객들이 직접 제품을 사용해보고 만져볼 수 있도록 가정집처럼 매장을 꾸민 것도 기존 국내가구점과는 다르다. 이는 리테일테인먼트(Retailtainment)로 불리는 마케팅기법 중 하나로 매장이 단순한 상품 전시공간을 넘어 고객에게 흥미를 유도하고 실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상품구매를 촉진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이미 세계 각국에서 성공을 입증한 현지화전략도 부각되는 장점 중 하나다. 일례로 이케아는 미국시장에 진출한 초기에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후 이케아는 센티미터(cm)에서 인치(inch)로 제품 사이즈 표기법을 바꾸고, 시장조사를 해 소비자 선호도에 맞춘 제품을 속속 출시하는 등 현지화에 주력했다. 그 결과 2013년 기준으로 미국은 이케아의 총 매출비중에서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 되었다. 지난해 이케아의 총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 늘어나 279억 유로(한화 42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한편 이케아는 지난 2011년 12월 KTX광명역 역세권의 7만8198㎡(약 2만3655평) 부지를 광명시와 계약하고 올해 말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효주
박효주 hj030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위크 박효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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