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는 가져야 LIG손보 주인 된다?

주당 3만원 이상 요구 가능성… KB·롯데 각축 속 노조는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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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손해보험 인수전이 본격화됐다. 지난 3월28일 오후 5시 마감된 예비입찰에 KB금융지주와 롯데그룹, 동양생명-보고펀드 등이 예비입찰제안서(LOI)를 제출했다. 뿐만 아니라 MBK파트너스, 중국 푸싱그룹, H&Q AP코리아, LB인베스트먼트, 자베즈파트너스 등 총 10개 업체가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에 지난 2일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 등은 최종 후보군(Short List)을 선정했다. 선정된 최종 후보군은 롯데그룹과 KB금융지주, 동양생명-보고펀드, MBK파트너스, 중국 푸싱그룹 등 5개사다. 이들은 오는 5월 중순까지 LIG손보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본입찰을 벌일 계획이다.

◆당초 예상보다 많은 인수자금… 왜?

LIG손해보험의 숏리스트 확정 이후 가장 주목되는 점은 바로 '총알', 즉 얼마의 자금이 필요하냐는 부분이다. 당초 LIG손보가 국내 인수·합병(M&A)시장에 나왔을 때만 해도 20%의 지분만 매입하면 국내 4위 손해보험사를 손에 쥘 수 있다는 단순계산이 나와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실제 LIG손보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을 분석해본 결과 1조원 이상의 자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가장 큰 이유는 주가 때문이다. LIG손보 매각 발표가 있기 전인 지난해 11월18일 LIG손보 주가는 2만6850원이었다. 그러나 발표 직후인 19일에는 3만450원까지 치솟았다. 또한 지난 1월13일에는 최고가인 3만6590원을 기록했다.

현재 LIG그룹 오너 일가가 내놓은 LIG손보 주식은 총 1257만3800주(20.96%)다. 이를 최고가 3만6590만원으로 계산하면 4600억원에 달한다. 매각 발표가 나기 전날 종가 기준으로는 3376억원이다. 지분 매입에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1300억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LIG손보 측에서 1주당 매각 가격으로 3만원 이상을 요구할 것"이라며 "매각 발표 이후 주가가 오른 것이 인수희망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실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이 오면 주가는 더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주식매입에만 5000억원 이상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다가 인수희망자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해야 한다. 통상 M&A시장에서는 회사를 인수할 경우 지분과 함께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한다. 업계에서는 LIG그룹 오너 일가가 주가의 절반 정도를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2500억원가량이다.
 
‘조’는 가져야 LIG손보 주인 된다?
KB금융과 같은 금융지주사에서 LIG손보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10%의 지분을 더 사들여야 한다. 금융지주회사법 때문이다. 금융지주회사법 제43조 2항 '자회사주식의 소유의무'에는 금융지주사가 상장된 자회사를 인수할 경우 30% 이상의 주식을 매입하도록 돼 있다.

20.8%의 지분을 매입하는 데 5000억원이 필요하다고 가정할 경우 10%를 추가 매입하기 위해서는 2500억원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변수도 있다. KB금융이 추가 10%의 지분을 매입한다는 소문이 퍼지면 LIG손보에 대한 주가는 더 뛸 것이라는 분석이 그것이다.

LIG손보 인수시나리오를 그려본 손보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이 LIG손보를 인수한 뒤 자회사 편입을 안할 이유가 없다"며 "이를 위해서는 10%의 지분과 함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이 시기를 앞두고 일반투자자들이 LIG손보의 주식을 사들일 가능성이 높다"며 "10% 추가 지분매입에 매우 큰 자금이 들어가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분매입, 경영권 프리미엄, 자회사 편입을 위한 추가 지분매입 등을 고려하면 1조원이 넘는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킹딜' 가능성 없다… 적극적 행보?

숏리스트 발표 전 시장에서 거론된 인수 후보군들은 줄곧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공개적으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았다. 이는 '진성매물' 여부와 '파킹딜'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LIG그룹 오너 일가가 LIG손보를 매각하는 이유는 2000억원에 달하는 LIG건설 기업어음(CP) 피해자의 보상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오너 일가는 매각이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 이미 보상을 완료했다. 범LG가에서 자금을 빌렸기 때문이다. 또한 구자원 회장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LIG그룹 오너 일가가 LIG손보의 매각을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LB인베스트먼트가 LIG손보 인수에 참여하면서 '파킹딜' 가능성이 제기됐다.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은 LG그룹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의 4남이다. 또한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구자두 회장의 장남이다.

금융권에서는 LIG그룹 일가가 LB인베스트먼트에 LIG손보 지분 및 경영권을 매각해 잠시 맡겨뒀다가 법적절차 및 비난여론이 사라지면 회사를 다시 되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숏리스트에서 LB인베스트먼트가 제외되면서 진성매각, 파킹딜 논란은 사라지게 됐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진성매각, 파킹딜 등을 염려했던 롯데그룹과 KB금융 등이 한시름 놓게 됐다"고 말했다.

◆KB·롯데, 인수 후 시너지효과는?

LIG손보 인수를 위한 숏리스트 후보가 발표되자 관련업계에서는 KB금융과 롯데그룹을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았다. 두 기업의 자금력과 시너지효과 등을 따져 봤을 때 가장 좋은 조건을 갖고 있어서다.

매각 이후 남게 될 직원들의 사기 등을 고려해 외국계나 사모펀드보다는 국내 대형그룹이나 금융지주에 넘길 가능성이 많다는 이유도 힘을 얻고 있다.

KB금융의 전사적인 목표는 비은행권의 수익강화다. 이를 위해 LIG손보 만큼 맞는 매물도 없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LIG손보를 인수하면 LIG손보 자회사인 LIG투자증권까지 품에 넣을 수 있다는 점도 KB금융의 마음을 사로잡은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의 경우 인수 후 손보업계 점유율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가 기대된다. 롯데그룹 계열 손보사인 롯데손해보험은 현재 3%대의 미미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만약 롯데가 LIG손보(점유율 13%대)를 인수하면 현대해상(16%대), 동부화재(15%대)를 넘어서 일약 2위로 도약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LIG손해보험을 인수해 그룹 위상에 맞는 손해보험사를 만들 것이라는 게 롯데그룹의 계획일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심상목
심상목 ssm2095@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위크> 심상목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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