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와 사람]"비우러 떠나요" 노마드의 80일 발칸 자전거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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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하씨는 이러한 차림으로 80일 동안 발칸반도 단독 자전거여행을 나선다./사진=박정웅 기자
박주하씨는 이러한 차림으로 80일 동안 발칸반도 단독 자전거여행을 나선다./사진=박정웅 기자
"서두르지 않고 느리게, 말도 잘 통하지 않은 사람들과 우정을 나누며 자신을 비우는 법을 배워간다. 은퇴 이후 사회적 소수자가 되어버린 자신의 삶을 재활할 것이다."(베르나르 올리비에 <나는 걷는다>)

자전거에 묶인 여행가방(패니어)에서 표지가 닳은 책 한권을 내놓는다.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나는 걷는다(효형출판)>. 1999년 예순두 살의 나이로 이스탄불에서 시안까지 1만2000km 1099일 실크로드 도보여행을 다룬 일종의 여행철학서다.

자전거여행계에서 닉네임 '노마드'로 알려진 박주하(60·노마드자전거여행학교)씨. 올해 회갑을 맞은 박씨는 오는 15일 80일 동안 3000km 동유럽 발칸반도 단독 자전거여행을 나선다.

"올리비에의 '느림, 비움, 침묵의 1099일' 중 비움의 울림이 커요. 욕심이 욕심을 낳고 짐이 짐이 되는 삶과 여행이기 쉽죠. 꼭 필요한 것만을 챙김으로써 혹은 짐을 덞으로써 몸을 보다 자유롭게 하는 것은 곧 욕심(망)을 비우는 것과 같을 겁니다."

'비운다'는 말대로 이번 여행 짐 역시 단초하다. 패니어 둘, 핸들바백, 텐트, 침낭, 메트리스, 물통 셋, 그리고 이를 실은 자전거 한 대. 패니어엔 내의 두벌, 양말 3켤레, 자전거용 의류와 여벌(일상복) 한 벌이 전부다.

이쯤이면 여행이 올리비에의 '비움'과 비슷하다. 또한 자전거에서 '느림'과 '침묵'이 먼지처럼 일어난다.

"헝가리 등 열 개 나라를 넘나들어요. 서유럽의 도로 인프라를 기대할 수 없고, 민족과 종교, 언어도 각양각색이죠. 천천히 느리게 발칸반도의 속살을 손짓 발짓 눈빛으로 만날 것입니다."

짐과 함께 여행비 또한 최소다. 예순의 나이에 헝그리 정신이다. 이번 여행을 겸연쩍게 압축하라면 '미니멀 헝그리모드 바이크투어' 정도일 것이다.

"웜샤워(Warm Shower, 배낭여행객에 현지 사람들이 잠자리를 제공하는 것)와 바이크캠핑을 많이 할 겁니다. 호사스런 숙박은 게스트하우스 정도죠. 특히 다양한 민족과 종교로 구성된 발칸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건 웜샤워가 아닐까요."

박주하씨는 이번 여행을 왜 하느냐는 질문에 "산에 가는 이유를 묻는 것과 같다"며 가볍게 웃어 넘겼다.

터키어로 산맥을 뜻하는 발칸. '자전거 봇짐' 하나의 낯선 이방인이 '서두르지 않고 느리게, 말도 잘 통하지 않은 사람들과 우정을 나누며' 발칸반도 곳곳의 문을 두드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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