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세월호 참사는 분명 '인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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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세월호 참사는 분명 '인재'였다
안타까운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6일, 진도 해안에서 475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것이다. 사고를 두고 여러 가지 말들이 쏟아졌지만, 그 중에서도 침몰 당시 단원고 학생들의 손길을 뿌리치고 가장 먼저 탈출한 선장에 대한 국민들의 질타가 매우 거셌다.

순식간에 배가 기우는 위급한 상황, 승객들의 구조에 책임을 다해야 하는 선장과 선원들은 초동 대처는 물론 안전조치도 미흡했다. 세월호 운항관리 규정에 따르면 선장은 인명구조의 비상상황일 경우 선내에서 총지휘를 맡아야 하고 선원들은 물에 빠진 승객을 구조해야 하지만, 선원 대부분은 승객보다 먼저 탈출했다. 안전행정부가 발행한 비상 시 행동요령에도 선박의 침몰 초기, 승객들은 구명조끼를 입고 선원들의 지시에 따라 외부로 탈출하도록 돼 있다.

승객을 대상으로 한 사전 안전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된 학생들에 의하면 대피요령을 들은 바도 없으며 선사 내 안내방송도 없었다.

일각에선 사고 해역의 온도가 낮고 선박이 불안정한 상태였기 때문에 최후의 수단인 이함 대피를 시도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지만, 자신들은 대피한 채 승객들을 방치한 선원들의 무책임한 행동이 낳은 결과라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고 시 구체적인 행동요령은 선박회사의 자체 지침과 선장의 판단에 따른다. 그만큼 선박회사의 사고 대비 자체 교육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세월호의 선사 청해진해운은 '0점짜리' 회사다.

청해진해운이 지난 7일 금융감독원에 제출·공시한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이 회사는 선원들의 연수비(교육훈련비)로 1년 동안 고작 54만원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여객선에 탑승한 선원은 모두 30명. 이들 중 과연 몇명이나 제대로 된 교육훈련을 받았을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동종업계 다른 회사들은 어떨까. 매출액 기준 상위 3개 업체의 평균 선원 교육훈련비용은 1514만원. 청해진해운보다 30배나 더 많은 비용을 선원들의 교육훈련에 사용했다. 누군가는 청해진해운의 사정을 들며 상위 업체들과 똑같은 수준의 선원교육을 바라는 것은 무리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청해진해운이 1년 동안 사용한 접대비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무려 6057만원에 달한다. 이는 상위 3개 업체의 평균 접대비인 7994만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접대비는 상위 업체와 비슷한 수준으로 사용하면서 선원 교육훈련에는 돈을 쓰지 않았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 결국 세월호의 선사 청해진해운은 회사의 잇속을 챙기기에만 바빴을 뿐 만일의 사태를 위한 '필수적인' 준비에는 무방비 상태였던 셈이다.

사고 이틀째를 기준으로 세월호에 탑승했던 475명 중 실종자는 271명이었다. 사전에 철저한 선원교육 및 선박 안전점검이 이뤄졌더라면 이들 중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 후진국형 대형참사 뒤에 가려진 업체의 무책임한 태도와 정부의 감시소홀이 어느 때보다 아쉬운 상황이다.

제2의 세월호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관리당국의 '뒤늦지만 당연한' 엄벌과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노재웅
노재웅 ripbird@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주간지 <머니위크> 산업부 기자. 건설·부동산 및 자동차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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