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의 날 ①]대중교통과 자전거를 연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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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4월22일은 44회 '지구의 날'이다. '제6회 기후변화주간(17~23일)'을 맞아 지구환경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전국에서 일고 있다. 22일은 또한 두 바퀴 자전거를 뜻하는 '자전거의 날'이기도 하다. 자전거가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지구환경을 지킨다는데 이견이 없어서다. 5회 자전거의 날을 맞아 각계각층의 의견을 듣는다.
${IL05}우리나라의 교통수단 중 자전거의 통행수단분담률은 2.16%(2010년 기준)다. 27%인 네덜란드는 물론이고 덴마크, 핀란드, 독일, 스웨덴, 일본 등 10%를 넘는 국가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이다. 여러 가지 여건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지난 5년간(2007-2012)의 투자와 노력에 비하면 좋은 성적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런데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순한 자전거분담률보다 더욱더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 것이 있다.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연계하여 통행하는 비율이다.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대중교통현황조사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전체 통행 중 대중교통과 자전거를 연계하여 이용하는 비율이 0.2%에 불과하다. 이는 일본의 3.5%, 독일의 1.9%에 비하여 1/20~1/10에 해당한다. 도쿄와 베를린의 경우에는 전체 전철 이용객 중 자전거를 접근수단으로 이용하는 비율이 각각 13%와 10%에 이르고 있다.

외국, 도시와 한국과 자전거-대중교통 연계비율/자료=이재영
외국, 도시와 한국과 자전거-대중교통 연계비율/자료=이재영
자전거통행으로 인한 사회적 기여는 자전거가 교통수단으로 활용될 때 가장 극대화된다. 이 때 교통혼잡 완화, 환경보호, 대기오염 완화, 도시공간의 효율적 이용 등의 사회적 편익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0여년 전부터 선진국에서는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연계하는 것이 자전거정책의 핵심이 되고 있다. 독일에서는 자전거와 대중교통의 통합을 기본으로 계획수립지침을 운영하고 있다. 심지어 영국의 경우는 2013년에 대중교통을 'Door to Door' 수단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로 'door to door strategy' 계획을 발표했다. '출발지에서 도착지까지를 뜻하는 'Door to Door'는 일반적으로 대중교통에 비해 승용차가 갖는 장점이며 이번 정책으로 대중교통의 접근성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자전거와 대중교통 연계를 위한 주차시설과 교통운영의 효율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 도시화율은 이미 90%를 초과하였으며 인구밀도가 높다. 여기다 상대적으로 대중교통이 비교적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자전거와 대중교통수단의 연계를 위한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판단된다.

특히 우리나라 자전거이용자의 평균 이용거리는 3㎞ 내외로 나타나는데, 시간으로 환산하면 대략 15분(13㎞/h 기준) 정도가 된다.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평균 통근·통학시간 15분 이상인 사람들의 비율은 약 73%이다. 서울이나 부산과 같은 대도시는 각각 84%, 80%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말로 하면 우리나라의 도시여건 및 통행행태 특성을 고려할 때, 자전거만으로 통행을 완성하기 어렵고 다른 수단 즉, 대중교통수단과 연계하여 이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인 것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 자전거정책은 교통수단으로서 자전거를 정책의 우선순위에 배치하지 않았다. 더욱이 대중교통과의 연계는 수치에서도 나타나듯 자전거이용률보다 더 낮은 상태이다. 이것이 그 동안의 투자에 비하여 성과를 내지 못하였던 원인 중의 하나일 것이다.

5㎞ 미만 이동거리에서 가장 효율적인 자전거/자료=자전거전용도로 네트워크 탐색 및 설계지침 연구(p.48, 이재영(2005))
5㎞ 미만 이동거리에서 가장 효율적인 자전거/자료=자전거전용도로 네트워크 탐색 및 설계지침 연구(p.48, 이재영(2005))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연계하면, 다양한 효과가 있다. 가장 큰 효과는 공간효과이다. 자전거는 주차방식에 따라 자동차의 1/17에서 최대 1/37의 공간만을 필요로 한다. 이는 주행 시에도 마찬가지이다. 공영주차장의 주차면 1면을 공급하는 예산이 대략 4000~5000만원임을 감안할 때, 공간효율로 인한 예산절감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자동차가 줄어든 도시의 공간은 사람으로 채워져 도시가 살아나는 것이다.

자동차와 자전거의 공간소비 비교/자료=이재영
자동차와 자전거의 공간소비 비교/자료=이재영
두 번째는 대중교통의 분담률을 상당부분 올릴 수 있다. 통상 대중교통의 이용권은 도보권인 400~500m이다. 그러나 자전거를 접근수단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되면 대중교통이용권역은 최소 1㎞ 이상 증가하게 되어 그 만큼 수요범위가 확대된다. 서울의 경우, 전철노선을 기준으로 자전거이용권역을 1.25㎞로 하였을 때, 전체면적으로 약 74%가 역세권역에 포함된다.

 서울시의 전철역 접근거리에 따른 역세권역/자료=이재영
서울시의 전철역 접근거리에 따른 역세권역/자료=이재영
이외에도 대기오염도 상당부분 개선할 수 있다. 2011년 우리나라 자동차의 일일 평균 주행거리는 약 43.2㎞로 자동차 1대를 온전히 대체한다면 하루 약 10㎏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 1년이면 약 3.6톤의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가 있다.

그렇다면 자전거와 대중교통수단을 연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여야 할까.

우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전거정책의 방향성과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여야 한다. 그 동안 자전거정책의 목표는 '자전거이용의 활성화'였다. 레저, 스포츠, 생활용 중에서 어떤 자전거였는지 분명하지 않았다. '다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무 것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과 동의어가 아니던가. 자전거 선진국들이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육성하고 실천적 방법으로 대중교통과 연계하는 이유를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둘째,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주로 지켜야 할 의무를 중심으로 하는 도로교통법에서는 자전거가 교통수단이 되어 있으나, 합리적인 시설 및 효율적인 교통운영의 근간이 되는 도시교통정비촉진법에서는 교통수단이 아니다. 따라서 현 여건에서는 다른 교통수단과의 통합적이고 효율적인 교통운영은 매우 제한적인 것이 현실이다. 자전거를 고려하여 자동차 속도를 낮추기도 어렵고, 자전거는 항상 도로 가장자리에서 위험하게 주행하여야 하는 것이다.

셋째, 자전거가 역세권으로 접근할 수 있는 안전한 접근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우리나라 자전거도로의 80%는 보도 위에 설치된 겸용도로이다. 이러한 구조적 요인으로 인하여 자전거이용자는 평균 63m(18초)마다 상충을 경험한다. 또한 측면직각충돌 자전거사고는 전체사고의 55%에 이른다. 사고를 당하지 않았더라도 자전거 타다가 골목길에서 튀어나오는 자동차와 충돌할 뻔 한 상황을 경험하고 나면 모처럼의 비장한 결심도 쪼그라들게 마련이다. 현 도로구조 하에서는 근본적으로 안전성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도로의 구조 못지않게 안전성을 위협하고 있는 것은 자동차중심의 도로운영이다. 우리나라는 교차로에서 자동차의 상시우회전을 허용하고 있고, 교차로에서 자동차에게는 일정시간 직진시간을 주지만 보행자 및 자전거용 횡단신호등은 대기자를 기준으로 잠깐의 녹색이 허용될 뿐이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도로 공간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 불공평한 교통운영을 바꾸어 주어야 한다. 예산은 필요 없다. 생각의 전환만이 필요할 뿐이다.

넷째,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연계할 수 있도록 전철역 중심으로 자전거 주차장을 확충하고, 평일에도 자전거를 휴대 승차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전철역에 자전거주차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도난에 속수무책인 주차장은 있으나마나다. 한 번 도난당하고 나면 모처럼의 의지가 꺾인다.
또한 자전거휴대승차는 자전거에 대한 배려와 자동차교통수요 억제라는 측면에서 접근하여야 한다. 대중교통에서 자전거를 배려하면 도시에서 자동차가 사라지고 그 만큼 쾌적한 공간이 창출되는 것이다. 이 보다 더 확실한 교통수요관리정책이 있는가. 자전거를 배려하는 만큼 주차공간과 도로운영을 위한 예산이 절감된다는 것을 상기하여야 할 것이다. 정부입장에서 남는 장사인 것이다.
특히 지방도시의 대부분 전철은 출퇴근시간이라도 혼잡도가 높지 않을 뿐 아니라 역사내 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지방부터 시행해 볼만한 정책이다.

자전거는 배려와 지속가능한 사회의 상징이다. 자전거는 자동차보다 속도가 낮고 자동차와 부딪히면 크게 피해를 입는 약한 수단이다. 힘센 자동차가 가장자리로 밀어붙이면 밀려날 수밖에 없는 그런 교통수단이다. 약자에 대한 배려가 있는 그러한 도시가 곧 우리가 살고 싶어 하는 도시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자전거이용의 증가는 지속가능한 도시의 척도이며, 자전거와 대중교통의 연계는 사회적 편익을 극대화시키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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