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말로만 '친환경'은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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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님이 쓴 기사 보고 한걸음에 달려갔는데, 보조금은 한푼도 받을 수 없다고 하네요. 어떻게 된 일인가요?"

최근 대구시에 거주 중이라는 한 30대 독자로부터 이 같은 연락을 받았다. 전기차 출시 기사를 두고 한 말이다. 해당 기사의 내용은 이랬다. '기아차 쏘울 EV는 국내에서 4250만원에 판매된다. 올해 환경부 보조금 1500만원과 지자체별 보조금 최고 900만원을 받으면 1850만~245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기자수첩] 말로만 '친환경'은 지겹다
업체에서 보내온 보도자료 그대로, 미숙하게 정보를 전달한 탓에 독자를 헛걸음을 하게 했다. 알고 보니 대구시는 보조금을 일체 지원 받을 수 없는 지역이었다. 차량 가격을 온전히 지불해야만 살 수 있었던 것.

현재 전국적으로 공공기관의 업무용 차량이 아닌 민간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곳은 제주도와 부산광역시, 광주광역시, 창원시, 영광군 등 다섯곳 뿐이다. 이마저도 공모를 통해 당첨돼야 받을 수 있는데 전기차 보조금이 가장 크다는 제주도의 경우 평균 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심지어 이 지원금마저도 올해로 종료된다. 인프라 구축이 미흡한 시점에서 그나마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했던 구매 인센티브마저 사라질 경우 전기차 수요는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

민간업체는 어떨까. 현재 국내시장에 공식 출시된 전기차는 5종이다. 기아자동차를 비롯해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BMW 등이 초기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신차 출시 때마다 민간차원에서 전기차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속내는 전혀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모업체의 경우 전기차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를 묻자 "정부가 우선 나설 일이다. 협력과 지원을 통해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고 답했다. 반면 정부는 "이제는 민간이 스스로 움직여야 할 때"라며 지원금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전기차시대 개막'이라는 멋들어진 프레임만 내걸었을 뿐, 정부든 민간업체든 제대로 된 인프라 구축과 지원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곳은 전무한 상태인 것이다.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전기차 보급을 100만대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전기차 등록대수는 고작 780대. 아직 5년가량 남았지만, 지금과 같은 형국이라면 목표치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에 따르면 가솔린차량을 연간 1만5000㎞ 운행할 경우 222만원의 유류비를 지출하지만, 전기차를 탈 경우 전기료로 46만원만 내면 된다. 연간 176만원이나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환경까지 보호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창출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전기차다.

소비자들도 좋은 게 뭔지 잘 안다. 언제까지 이 좋다는 전기차를 '빛 좋은 개살구'로 남겨놓을 것인가. 차를 팔고 싶다면 혹은 시대를 바꾸고 싶다면, 한시라도 빨리 정부와 민간 모두 보여주기식 행정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이 마음 놓고 구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말로만 '친환경'은 이제 지겹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노재웅
노재웅 ripbird@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주간지 <머니위크> 산업부 기자. 건설·부동산 및 자동차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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