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건설사 4곳, 누가누가 먼저 올리나?

닻 올린 수직증축 리모델링 / 수주전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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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증축 리모델링이 지난달 25일부터 허용됐다. 그동안 재개발·재건축사업이 장기간 미뤄지거나 취소되면서 피로감을 느꼈던 건설사들은 반가운 미소를 짓고 있다. 수직증축 허용으로 시장에 긍정적인 기류가 형성되면서 리모델링사업이 침체된 주택시장 속에서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리모델링사업에 눈길을 주지 않던 업체들도 전담팀을 꾸려 수익성을 전면 검토하는 등 주판알을 튕기며 눈치보기 작전에 들어갔다. 서울 강남과 분당 등 전국적으로 400만가구가 이들의 손길을 거친 변신을 기다리고 있다.

당장 수직증축 허용에 대한 반사이익을 얻기는 힘들 전망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호재가 될 것이 분명한 만큼 시장 선점이 중요한 시점이다. 올 하반기 본격적인 수주전을 앞두고 시동을 건 업체들의 준비 현황을 살펴봤다.

◆쌍용·포스코·현산·삼성 '1라운드 4파전'

이번 새 시행령을 적극 반기며 리모델링사업에 뛰어든 메이저업체는 네곳이다. 그 중심에는 업계 리모델링 완공실적 1위 기록을 보유 중인 쌍용건설이 있다. 지난 2000년부터 리모델링 전담팀을 만들어 운영 중인 쌍용건설은 그동안 쌓인 노하우와 실적을 바탕으로 수직증축시장에서도 선점을 꾀한다는 입장이다.

쌍용건설은 수직증축 허용에 따른 변화된 환경에 맞춰 임대가 가능한 복층형과 세대분리형 리모델링 평면 설계를 개발해 저작권 등록을 마치고 특허도 출원 중이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4년 조합 설립이 완료된 7개 단지 5519가구, 우선협상 시공권을 확보한 9개 단지 6388가구를 포함해 20개 단지 약 1만3000가구의 리모델링을 추진할 계획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리모델링 전담팀을 구성한 이후 국내 최초 단지 리모델링, 엘리베이터 지하 연장, 2개층 수직증축 등 기술의 진화를 선도해왔다”며 “총 342개 평면에 대한 저작권 등록도 마치는 등 기술 개발에도 꾸준히 주력하고 있는 만큼 수직증축 리모델링시장 선점에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업체 중 하나다. 지난달 2일 리모델링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리모델링 전담부서인 ‘그린리모델링 사업그룹’을 신설했다. 이후 곧바로 경기도 분당 매화마을1단지 수직증축 리모델링사업에 단독으로 입찰하며 올해 첫번째 수직증축 수주업체로서 도장을 찍을 준비를 마쳤다.

앞서 2월에는 국토교통부 산하 그린리모델링 창조센터에서 주관하는 ‘그린리모델링 예비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건축주는 그린리모델링 사업자로 선정된 회사와 사업을 하게 되면 금융혜택의 장점이 있다. 최적의 사업 파트너로 성장하기 위한 준비를 사전에 해온 셈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시장은 2년여 전부터 검토하고 있었다"며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강남과 분당을 중심으로 대상지를 검토하고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밤섬 쌍용 예가 리모델링 전과 후
밤섬 쌍용 예가 리모델링 전과 후
◆1호 수직증축 사업체는 '바로 나'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성남시가 리모델링 시범단지로 지정한 정자동 한솔주공5단지 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포스코건설과 마찬가지로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이후 최초 사업을 기록하기 위해 사업추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개포동 대치2단지 아파트(1753가구), 대치동 대치1차 현대아파트(120가구) 등 서울 강남과 분당 등 수도권 대표 고급주거지역을 중심으로 6개 단지 4097가구의 리모델링도 추진 중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자체 신기술을 앞세워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3월 청담동 청구아파트를 리모델링한 청담 아이파크는 국내 최초로 '뜬구조공법'이라는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 눈길을 끌었다. 뜬구조공법은 기존 건물을 띄워놓고 그 밑에서 증축공사를 병행하는 것으로, 청담 아이파크에서는 기존 지하 2층의 주차장을 뜬구조로 만든 뒤 지하 3층을 파고 들어가 하향 증축했다.

현대산업개발 리모델링사업 관계자는 “뜬구조공법을 통해 공사기간을 단축했을 뿐만 아니라 소음과 진동을 획기적으로 줄여 인접 건물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등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수직증축의 안정성 의혹을 불식시키며 차별화된 기술력을 널리 알린 바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도 4.1 대책을 전후해 수직증축 리모델링 관련 TF팀을 운영하는 등 리모델링사업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서울 강남권에서 2개 단지를 새옷으로 갈아입힌 것을 내세우고 있다. 서울 청담동 청담두산과 대치동 대치우성2차를 각각 리모델링한 청담 래미안 로이뷰와 대치 래미안 하이스턴 등 2개 단지를 최근 완공했다.

초기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타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리모델링 대상 아파트가 몰려 있는 서울 강남과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사업대상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간보는 업체들 "하긴 할 건데…"

반면 수직증축 리모델링의 수익성에 대해 아직까지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건설사들은 사업 준비 현황에 대한 물음에 ‘아직은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만을 내놓은 상태다. 당장 리모델링사업에 뛰어들 계획이 없는 데다 별도 팀을 구성하지도 않았지만 사업이 활발해질 경우 수주전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대림·대우·GS·SK·롯데건설 등은 현재 재건축·재개발 담당부서 내에서 리모델링사업을 다루고 있다. 금호산업도 지금까진 재건축 파트에서 담당했으나 최근 전담팀을 따로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을 비롯해 한양·코오롱글로벌·한진중공업 등은 아직 리모델링사업 참여를 검토 중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신축보다 공사가 훨씬 어렵고 복잡한데 수익성을 보장 할 수 없으니 선뜻 나서기가 어렵다”면서도 “차후 시장이 활성화되는 움직임이 포착되면 언제든 뛰어들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급하게 생각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리모델링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리모델링에 소극적이던 업체들도 관련 문의를 해오는 등 작년, 재작년에 비해 리모델링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며 “올해는 눈에 보이는 사업 성과들이 속속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노재웅
노재웅 ripbird@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주간지 <머니위크> 산업부 기자. 건설·부동산 및 자동차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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