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진흙탕 싸움', 넉달 더 봐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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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은 황금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6일 시작됐다.

KT가 번호이동 실적자료 배포로 '선방'을 날리자, SKT가 곧바로 “KT의 번호이동 실적은 불법 보조금 덕”이라며 KT를 깎아내리는 자료를 뿌렸다. SKT의 자료가 기사화 되자 이번엔 KT 측이 "SKT 자료는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다.

‘단독영업’ 주자를 바꿔가며 영업정지기간을 보내고 있는 이통사들에게는 휴일도 없었다. 문제는 영업정지 이후다. 시장에서는 공휴일도 가리지 않는 이들의 싸움이 10월1일 단말기유통법 시행 직전까지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지난 1분기 이통3사 실적이 모두 저조한 만큼 2·3분기에는 이통사간 '가입자 뺏기' 싸움이 격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사진=머니투데이 임성균 기자
/사진=머니투데이 임성균 기자
◆KT “저가폰 덕” vs SKT “불법 보조금 덕”

9만명. 영업재개와 함께 KT가 거둔 번호이동 실적은 이례적이다. 이런 추세라면 영업정지기간 경쟁사에 뺏긴 15만 가입자를 만회하고도 남는다.

지난달 27일 영업을 재개한 KT는 이달 2일까지 총 9만391명의 번호이동 고객을 유치했다. 바꿔 말하면 SKT와 LG유플러스가 KT에 그만큼의 가입자를 뺏겼다는 얘기다.

KT는 이러한 실적에 대해 저가폰 전략과 어버이날·어린이날 특수가 맞물려 얻게 된 수확이라고 설명한다. KT 관계자는 “이번엔 저가 단말기 라인업이 강화돼 2일까지 발생한 번호이동 중 출고가 인하, 출시 20개월 경과 단말기의 비중이 40%나 됐다”고 말했다.

특히 영업이 재개됐을 당시 ▲옵티머스GK, 갤럭시S4미니 등의 출고가가 인하된 점 ▲출시 20개월 경과 단말기가 인기를 끈 점 ▲아이폰5 출고가가 48만4000원으로 인하된 점 등이 번호이동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설명.

여기에 더해,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사실상 6일간의 연휴가 이어지면서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특수가 예년보다 한주 일찍 시작된 가운데 KT만 단독영업을 하고 있던 터라 고객들이 KT로 몰릴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

KT 관계자는 "전국민 모두 휴대폰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점유율 기준으로 국민의 70%이상이 타사 가입자인 셈인데 이 70% 국민들 중 폰을 바꾸거나 선물 하고 싶은 사람들은 KT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거기다 저가 단말기 라인업이 다양해져 번호이동 실적이 높게 나온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KT의 설명에 ‘말도 안 된다’며 격분하는 사업자가 있으니, 바로 SKT다. 미래부의 영업정지(45일) 조치 이외에 방통위의 추가 영업정지(7일) 제재까지 받게 된 SKT로서는 속이 탈 수밖에 없는 상황.

영업재개기간 번호이동 건수를 살펴보면 SKT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LG유플러스 단독영업기간인 지난달 4일부터 24일까지 SKT는 LG유플러스에 10만명 안팎의 가입자를 뺏겼다. SKT가 단독영업기간 LG유플러스에서 뺏어온 가입자보다 4만명 많은 수준이다.

현재 독주 중인 KT가 거슬리는 건 당연지사. 아니나 다를까, KT의 번호이동 실적 발표를 SKT가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KT가 속으로는 84만원의 불법 보조금을 풀면서, 겉으로는 ‘저가폰 전략’ 운운하며 상황을 호도하고 있다는 주장.

SKT 측은 “갤럭시S4, 옵티머스 GK 등 출고가 인하는 불법 보조금을 감추기 위한 포장에 불과할 뿐, 정작 이들은 갤럭시노트3, G프로2, 갤럭시S5 등 최신 주력 단말에 80만~90만원대 보조금을 투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KT가 갤럭시노트3, G프로2 등에 84만원(기본보조금 64만원, 휴일 그레이드 10만원, 세트정책 10만원)의 불법 보조금을 투입해 시장을 과열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SKT 관계자는 “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KT가 출고가를 인하한 모델(갤럭시S4미니, 옵티머스GK 등) 판매량은 전체 판매량의 25% 수준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KT는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KT 관계자는 “SKT가 KT의 단말기 판매량을 알 길이 없는데도 정체불명의 ‘시장 전문가’를 인용해 허무맹랑한 주장을 하고 있다”며 “특히 출고가 인하 모델 판매량이 전체 판매량의 25% 수준에 불과하다고 하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SKT의 주관적인 예측치일뿐”이라고 일축했다.

불법 보조금 의혹이 제기된 갤럭시노트3, G프로2 등 주력 단말기의 6일간 판매량은 10% 정도밖에 안 될 정도로 미미하다는 것.

84만원 규모의 ‘백화점식 불법 보조금’을 투입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미래부가 통신 사업자들에게 주문했던 영세 판매자·유통점 정책 지원 차원에서 단말기 채권(판매점·유통점이 통신사에 납부할 단말기 대금) 상환기한을 연장해줬고, 인건비를 제공해 줬는데 그런 것들을 싸잡아 ‘84만원 보조금’이라고 폄하하고 있다”며 “SKT가 뿌린 KT의 84만원 단가표도 조작이 의심된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KT 관계자는 또한 "우리는 지난 황금연휴기간 문을 연 유통점·판매점에 대해 판매실적과 무관하게 10만원씩 지원한 바 있다"며 "SKT가 이를 두고 ‘유통점·판매점에 대한 리베이트’로 깎아내리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고 덧붙였다.

◆단통법 시행 전까지 번호이동 大戰 예고

당국의 ‘영업정지’ 제재로도 진화하지 못한, 번호이동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통사 간 비방전은 2·3분기에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의 저조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갖가지 전술과 전략이 단말기유통법(이하 단통법) 시행 시점인 4분기 직전까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SKT가 전년 동기 대비 37.6% 줄었고 KT는 반토막 났다. LG유플러스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8.1% 하락했다.

2분기와 3분기, KT 단독영업기간에 뺏긴 가입자를 되찾아오기 위한 SKT와 LG유플러스의 맹공과 KT의 반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특히 10월1일부로 단통법이 시행되면 이동통신 사업자·대리점 등이 이용자의 가입 유형, 요금제 등의 사유로 부당하게 차별적인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전면 금지된다. 이동통신단말장치별 지원금의 지급 요건과 내용도 공시해야 한다. 가입유형이나 지역에 관계없이 동일한 단말기에 대해서는 무조건 동일한 보조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

또한 대리점의 불법 행위가 적발되면 이통사뿐 아니라 대리점, 판매점, 제조사도 처벌받게 된다.

미래부의 영업정지 제재가 끝나는 오는 19일부터 단통법 시행 직전까지가 이통시장 번호이동 가입자 유치전의 ‘피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수연
김수연 newsnews@mt.co.kr  | twitter facebook

'처음처럼'을 되뇌는 경험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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