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지점 폐쇄하겠다는 은행장의 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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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이 지점 통폐합 문제로 시끄럽다. 사측이 지점의 약 30%에 이르는 56개 점포를 폐쇄하겠다고 통보하면서 노조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노조는 지점 통폐합 및 구조조정을 막기 위해 지난 7일부터 1단계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 측은 사측의 움직임에 따라 파업을 2단계로 높이고 여의치 않을 경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씨티은행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것은 10년 만이다. 일각에서는 지점 통폐합 이후 약 650명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기자수첩]지점 폐쇄하겠다는 은행장의 연봉
노사관계가 삐걱거리면서 시선은 자연스럽게 하영구 행장에게 쏠린다. 지점 통폐합과 관련해 칼자루를 쥐고 있는 사람이 하 행장이기 때문이다. 그를 향한 금융권의 시각은 상반된다. 구조조정이 씨티그룹 본사의 결정인 만큼 하 행장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는 옹호론과 은행 최고경영자(CEO)로서 무책임하다는 비판론이 맞서고 있는 것. 물론 대다수의 직원들은 그의 통폐합 방침에 반대하고 있다. 파업 찬반 투표에 나선 3200여명 가운데 91.6%가 파업에 찬성한 것이 근거다.

하 행장은 국내 금융권에서 비범한 인물로 통한다. 은행장 5연임이라는 국내 금융권 사상 최초의 업적(?)을 달성했다. 한미은행장까지 포함하면 은행장 경험만 14년차다. '은행장이 직업'이라는 별명이 붙는 이유다.

내부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씨티그룹 본사에서는 여전히 그를 신임한다. 그를 대신할 대안인물이 없다는 말도 나온다. 이처럼 씨티그룹이 하 행장을 신임하는 것은 그의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인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다르게 해석하기도 한다. 그가 신임을 받는 이유는 '씨티그룹에서 가장 말 잘 듣는 CEO'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는 것. 익명을 요구한 내부 관계자는 "(본사가) 씨티은행의 지점 통폐합이나 구조조정을 계획하면 은행 내부사정을 잘 아는 하 행장이 누구보다 빠르고 신속하게 처리(?)한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직원들은 그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속하게 지점 통폐합에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냉정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것.

더욱이 은행에 문제가 생기면 직원의 희생만 강요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로 씨티은행은 법률대리인인 김앤장과 계약을 통해 '650명 구조조정 성공 시 5억원, 500명 구조조정 시 1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는 의혹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CEO인 하 행장은 지난해 금융지주와 은행 최고경영자 가운데 가장 높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씨티은행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하 행장은 지난해 28억8700만원의 연봉(인센티브)을 지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계은행이 한국시장에 진출한 표면적인 이유는 선진금융을 전파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당초 취지와는 달리 외국계은행들의 한국 금융시장에서의 역할은 점점 축소되고 있다. 그나마 씨티은행이 국내은행과 다른 점은 최장수 은행장을 보유했다는 점이다. 은행장 경험이 가장 많은 하 행장이 씨티은행을 더욱 발전시키기를 우리 국민들은 기대한다. 더 나아가 '관치금융'을 깰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하영구 행장에게 우리가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것일까.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성승제
성승제 bank@mt.co.kr  | twitter facebook

금융을 사랑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금융 출입 기자입니다. 독자님들의 아낌없는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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