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합병, 알고보면 카카오가 다음 삼켰다?

명목상 합병이지만 실제로는 카카오 우회상장… 관련주 수혜여부는 두고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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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한다.

26일 오전 다음과 카카오는 지난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 비상장 기업인 카카오가 코스닥 상장기업인 다음과 합병하며, 존속법인은 다음이 된다. 즉 카카오가 흡수합병 되는 것이다.

합병형태는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약 1대 1.556의 비율로 피합병법인인 카카오의 주식을 합병법인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발행신주와 교환하는 방식이다.

다음은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11등(26일 기준, 총 1조590억원)이다. 1위인 셀트리온이 5조378억원, 2위인 파라다이스가 3조3467억원이다.

합병 이후 다음의 주가와 카카오(비상장법인)의 장부가치로 시가총액을 계산해보면 통합법인의 시가총액은 3조4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합병법인 다음은 현 시점에서 코스닥 시가총액 2위의 IT 거대공룡으로 떠오르게 된다.

◆ 카카오, 알고보면 다음 삼켰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이날 개장 전 공시를 통해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카카오를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다음은 존속회사로 남고 카카오는 소멸한다. 외형적으로는 다음이 카카오를 집어삼킨 것이지만 시장에서는 반대로 카카오가 다음을 흡수하며 우회 상장을 선택한 것으로 본다. ‘지분구조’ 때문이다.

현재 ‘다음’의 최대주주는 이재웅(13.67%) 전 대표(창업자)이며, 카카오의 최대주주는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다. 김 의장과 케이큐브홀딩스가 각각 29.9%, 23.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케이큐브홀딩스가 김 의장이 100%의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김 의장의 카카오 지분은 55.6%에 달한다.

텐센트의 Macimo Pte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각각 13.3%, 5.6%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이 보유한 것은 의결권 없는 우선주다.

문제는 이번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시 지분 비율이 1대 1.556 정도라는 것. 이번 합병이 완료되면 이재웅 전 대표의 다음 지분은 14.1%에서 5.5% 수준으로 급감한다. 반면 김 의장의 지분은 32.6%에 달하게 된다. 합병법인 다음의 최대주주가 바뀌는 것이다.

한국거래소가 이날 개장 전 다음을 대상으로 우회상장 여부 및 요건 충족 확인을 위해 거래를 멈춘 이유다.

◆ 다음-카카오, ‘윈윈’ 가능한가

증권시장 전문가들은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과 관련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음은 카카오플랫폼을 통한 성장동력을 확보했으며, 카카오는 전략적인 신사업 추진 및 발굴, 해외 진출 등에 있어 다음의 리소스를 활용할 수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광고와 게임, 콘텐츠 부문의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재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 또한 “다음의 인터넷 포털 시장에서의 성장 둔화와 모바일 시장을 상당히 장악한 카카오가 전반적인 인터넷 서비스 시장으로 활로를 넓히고 싶다는 이해관계가 적절히 맞아 떨어졌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안 애널리스트는 “다음의 인터넷 포털로서의 가치와 검색 및 디스플레이 광고, 게임 사업과 카카오의 모바일 메신저와 모바일 서비스간의 상당힌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지난 10여년간 지속되던 네이버의 국내포털 시장 영향력을 상당부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코스피 상장법인인 NAVER의 시가총액은 24조5574억원. 시총 규모로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시너지를 감안하면 정체되어 있던 다음이 부동의 1위인 네이버의 아성을 넘볼 수 있는 계기로서 작용할 수 있고, 카카오 또한 정체된 국내 매출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것.

실제 이날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서울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다음카카오’ 출범 기자 간담회에서 “카카오가 자생적으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임직원들의) 공감이 있었다”며 “장기적인 목표는 ‘수익을 내는 100만 파트너’의 확보 그리고 연관 매출 10조원”이라고 말했다.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 또한 “이번 합병은 양사가 재도약의 기회 마련을 위한 대승적 결단”이라며 “다음의 포털 구축 노하우와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에 접목되면 저변이 넓어지고 시너지가 발휘될 것”이라고 말했다.

◆ ‘수혜주’ 찾기에 골몰한 증권시장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을 발표한 26일 증권시장에서는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합병 발표로 인해 거래정지된 다음을 제외하고, 이날 시장에서 가장 높은 주목을 받은 회사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이하 위메이드)였다. 카카오의 지분을 150만주(5.6%)를 보유한 위메이드는 이날 가격제한폭(14.98%)까지 급등했다.

자회사 지앤텍벤처투자가 취득가 7억5000만원 규모의 카카오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 국순당도 8.62% 올랐다. 투자목적으로 카카오 주식 1만2600주를 보유하고 있는 삼지전자도 13.43% 뛰었다.

바른손과 바른손이앤이도 각각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바른손은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설립한 케이큐브벤처스에 지분을 출자한바 있다.

이날 1.13% 오른 네오위즈홀딩스도 관련주로 주목받았다. 이 회사는 네오위즈인베스트먼트를 통해 1% 미만의 카카오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외에 가비아나 케이아이엔엑스도 카카오 관련주로 떠올랐다. 이 두회사는 카카오 관련 지분은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가비아가 지분 36.41%를 보유한 계열사 케이아이엔엑스가 카카오에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어 관련주로 주목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 시점에서 카카오의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는 종목들 가운데 실제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 회사들은 많지 않다.

이날 부각된 카카오 관련주 가운데 실질적으로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은 위메이드와 삼지전자뿐이다. 그나마도 지난 2011년 8월 전략적제휴 목적으로 50억원을 들여 카카오 지분 150만주를 취득한 위메이드만이 장부가액과 현재의 주당평가액을 감안하면 취득가의 약 34배에 달하는 1698억7350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해진다.

삼지전자는 지난해 10월 투자목적으로 10억원을 들여 카카오의 지분을 매입했으나 지분의 평가액은 14억원 남짓으로 차액은 4억원 가량이다.

또한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행사 여부도 감안해둘 필요가 있다. 다음에 따르면 카카오와의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에게는 주식매수청구권이 부여된다. 다음의 주식매수청구 행사 가격은 7만3424원, 카카오의 주식매수 예정 가격은 11만3429원이다.

26일 현재 거래가 중단되어 있는 다음의 주가는 7만8100원이다. 신주발행에 따른 주가희석을 감안하면 낮은 금액이라 볼 수 없지만 양사의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들이 많을 경우 향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
 

유병철
유병철 ybsteel@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위크> 증권팀 유병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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