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키코의 피눈물' 잊었나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요사이 '중위험 중수익'이라는 평을 받으며 저금리시대의 투자대안으로 떠오른 상품이 있다. 은행 예·적금을 능가하는, 10%가 넘는 수익률이 가능하다는 주가연계파생결합증권(ELS)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ELS 발행금액은 5조4000억원, 건수로는 1782건이다. 지난해 4월 ELS가 한달간 총 4조3448억원, 1457건 발행된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1조원이 넘게 늘어난 셈이다.

[기자수첩] '키코의 피눈물' 잊었나
이렇듯 인기 많은 ELS가 정말로 '안전하게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일까. 지난 2011년 설정된 대신증권 1407회 ELS는 최근 원금의 99.4% 손실을 기록하며 3년 만기를 맞아 투자자에게 원금의 0.6%만 돌려줬다.

이 상품은 STX조선해양의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했다. 기초자산이 상장폐지되면서 목표수익률이었던 20%는 고사하고 원금마저도 대부분 잃게 된 것이다. 1000만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하면 3년 뒤 이자 200만원은 커녕 원금 중에서도 6만원(세금 별도)만 손에 쥐게 됐다는 얘기다.

이외에도 미래에셋증권, 우리투자증권, KB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적잖은 증권사가 내놓은 상품 가운데 만기를 맞아 원금손실이 확정된 상품들이 있다. 이들 상품 대부분은 기초자산의 가격이 원금손실 발생구간을 뜻하는 녹인 베리어를 터치한 뒤 만기 때까지 기준가를 회복하지 못해 손실을 봤다.

워낙 많은 상품이 나온 만큼 당연히 실적이 좋지 않은 상품이 있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많이 팔릴수록 불완전판매 위험도 높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0월부터 7주간 25개 금융사(은행 9개사, 증권 16개사)를 대상으로 ELS와 DLS 판매에 대한 미스터리쇼핑을 실시한 결과 '시나리오별 투자손익 설명'에 대한 점수가 65.4점(100점 만점)으로 미흡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투자자에게 파생결합증권 관련 기본위험 및 핵심사항에 대해서는 비교적 잘 설명하는 반면 상품의 특수한 손익구조 등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파생결합상품은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적잖은 중소기업을 흑자도산에 빠트린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와 구조가 비슷하다. 수익을 내려면 기초자산인 종목이나 지수가 정해진 기간 동안 특정가격대에서만 움직여야 한다. 일정구간 내에서는 오르든 내리든 수익을 보지만 그 구간을 '벗어나면' 손실을 본다.

어렵고 복잡한 데다 원금손실 가능성도 있는 상품에 대해 투자자들이 충분히 주지하지 못한 채로 상품에 가입하고 있는 것이다.

침체된 국내 증권시장에서 그나마 팔리는 상품이 ELS다. 불완전판매에 따른 투자자 피해와 고객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업계의 충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유병철
유병철 ybsteel@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위크> 증권팀 유병철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3237.14상승 14.115:32 08/03
  • 코스닥 : 1036.11하락 1.6915:32 08/03
  • 원달러 : 1148.30하락 2.615:32 08/03
  • 두바이유 : 72.89하락 2.5215:32 08/03
  • 금 : 73.28하락 0.6215:32 08/03
  • [머니S포토] 고용노동부·경총 '청년고용 응원 프로젝트 협약식'
  • [머니S포토] 기본주택 정책발표 차 국회 찾은 이재명 지사
  • [머니S포토] 국회 정보위 출석하는 박지원 국정원장
  • [머니S포토] 김두관 대선 예비후보 '자영업자 목소리 듣기 위해'
  • [머니S포토] 고용노동부·경총 '청년고용 응원 프로젝트 협약식'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