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피아 몸통' 지목, 그 실체는?

CEO In & Out /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 지난 5월2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김진태 검찰총장 주재로 전국검사장 회의가 열렸다. 각 지방 검찰총장 등 21명의 검사장은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로 불리는 민관유착 사례를 뿌리뽑겠다고 천명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관피아 척결 의지를 밝힌 지 이틀만이다.

# 검사장 회의 개최 일주일 뒤인 같은달 28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가 철도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삼표이앤씨를 압수수색했다. 삼표그룹 오너인 정도원 회장의 자택에도 수사관들을 보냈다. 철도시설 부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한국철도시설공단과의 비리 혐의에 삼표계열사가 연루된 탓이다. 이날 수색에만 검사와 수사관 100여명이 동원됐다.

50여년 역사의 삼표그룹이 관피아 논란 속에 민관유착의 핵심기업으로 떠올랐다. 정도원 회장과 아들 정대현 전무는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출국까지 금지당했다. 검찰의 ‘관피아 척결’ 1호 기업에 삼표의 이름이 오른 것이다. 한때 모기업이 재계 30위를 오르내릴 정도로 화려한 과거사를 자랑했던 삼표그룹. 하지만 2014년 그룹의 현주소는 침울 그 자체다.
 
'철피아 몸통' 지목, 그 실체는?
◆'철도 비리' 삼표 정조준… 압수수색에 오너일가 ‘출금’

지난 2일 검찰이 정도원-정대현 부자에 대해 출국금지를 취한 것은 그룹 계열사가 철도부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거액의 회사 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때문이다. 삼표그룹은 정 회장이 83%, 정 전무가 12%의 지분을 보유 중인데, 검찰은 이들 부자가 마련한 비자금이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로비 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지난 5월말 철도시설 공사 남품 비리 혐의를 포착하고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삼표그룹의 철도관련 계열사인 삼표이앤씨, 그리고 독일 보슬러에서 레일체결장치를 수입·공급하는 에이브이티(AVT)를 압수수색했다. 특히 철도궤도 용품의 납품 과정에서 철도시설공단 관계자와 삼표이앤씨간 뒷돈이 오갔다는 정황을 확보해 정 회장의 자택까지 수색했다.

삼표이앤씨는 1980년부터 철도용품을 제작하기 시작해 레일체결보완장치, 침목, 레일, 분기기 등의 철도부품을 만들고 있는데 현재 전체 철도궤도용품 시장의 20%를 장악하고 있다. 따라서 검찰은 30년 넘게 철도 관련 사업을 추진해 온 삼표그룹을 철도분야에서 관피아의 중심에 있을 것으로 파악해 강도 높은 수사행보를 보이는 상황이다.

◆철도청장 출신 부회장 영입도 논란

사실 이번 압수수색 이전에도 삼표그룹을 둘러싼 관피아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이른바 ‘철피아’(철도+마피아) 문제다. 지난 2012년 삼표이앤씨는 전 철도청장이자 제1대 한국철도공사 사장이었던 신광순씨를 부회장으로 영입해 의혹을 산 바 있다.

신 부회장은 철도청에서만 20년 넘게 근무하며 시설본부장, 건설본부장, 기획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모두 거쳐 청장까지 오른 인물로, 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사에 두루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표그룹이 현직을 떠난 지 7년이 지난 신 부회장을 영입한 것을 놓고 당시 업계에서는 "삼표 측이 전관예우를 노리고 고위급 인사를 영입했다"며 뒷말이 많았다. 아무래도 철도청이 오랜 기간 관련 산업을 지배해온 만큼, 철도청이 쪼개져 설립된 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과의 관계를 위해서라도 삼표측이 신 부회장을 포섭했을 것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삼표그룹 측은 “공직에서 물러난 지도 오래돼 해당 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관피아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사진=류승희 기자
/사진=류승희 기자
◆불량제품 납품하다 '적발'… 도덕성 치명타

관료의 힘으로 타 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 했다는 점도 문제지만 정 회장에게 경영자로서의 불명예를 씌우는 또 다른 멍에는 도덕성 논란이다. 올초 삼표그룹은 서울시가 발주한 도로포장 공사에서 불량재료를 납품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비난을 샀다.

삼표그룹 관계사인 A사는 2011년 10~11월 서울시가 발주한 사가정로, 독서당길, 광나루길 등 도로포장공사에서 서울시와 조달청이 정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불량 아스팔트 콘크리트를 납품했다가 적발됐다. 공사비는 2억6300만원 규모인데, 이 회사가 납품한 아스콘이 서울시가 실시한 두 번의 품질시험에서 모두 불합격 판정을 받아 문제가 됐다. 불합격된 아스콘량은 2039톤으로 시공면적은 1만2737㎡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불량 아스콘은 적은 압력에도 불구하고 노면이 불규칙하게 형성될 가능성이 많아 도로 위를 주행하는 차량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표그룹은?… 한때 재계 30위, 혼맥으로 입지 구축

삼표그룹은 정도원 현 회장의 아버지 정인욱 전 회장과 정문원 전 회장이 이끌던 강원산업이 모태다. 1966년 설립된 강원산업 계열 삼강운수가 삼표의 전신이다. 강원산업은 한때 재계 30위권의 대기업이었지만 외환위기 이후 사세가 쇠퇴했다.

현재 삼표그룹은 삼표를 중심으로 삼표이앤씨, 삼표로지스틱스 등 20여 계열사를 두고 있지만 전부 비상장사다. 지난해 레미콘을 비롯해 철도 레일, 철 스크랩, 구조물 해체 등의 사업을 통해 총 1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한편 삼표그룹은 본래 사업보다 화려한 재계 혼맥으로 유명하다. 정 회장의 장녀 지선씨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남 정의선 부회장과 혼인했으며 차녀 지윤 씨는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장남 박성빈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외아들 대현씨도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녀 윤희씨와 결혼했다. 정 회장은 정몽구 회장과 경복고 6년 선후배 사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진욱
김진욱 lion@mt.co.kr  | twitter facebook

'처음처럼'을 되뇌는 경험주의자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3012.95하락 86.7418:03 02/26
  • 코스닥 : 913.94하락 22.2718:03 02/26
  • 원달러 : 1123.50상승 15.718:03 02/26
  • 두바이유 : 64.42하락 1.6918:03 02/26
  • 금 : 64.29하락 1.118:03 02/26
  • [머니S포토] '예타면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국회 통과
  • [머니S포토] 허창수, 전경련 정기총회 입장
  • [머니S포토] 대화하는 윤호중 법사위원장과 여야 간사
  • [머니S포토] 체육계 폭력 등 문체위, 두눈 감고 경청하는 '황희'
  • [머니S포토] '예타면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국회 통과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