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부산 하모 영도랑 태종대 아이가!

송세진의 On the Road / 부산 영도 태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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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는 섬이다. 태종대는 그 섬 끝에 있다. 낮은 산에는 수목이 가득하고 바닷가는 기암절벽이 절경이다. 거센 바닷바람, 파도와 맞서는 절벽산은 부산의 역사와 부산사람의 화끈한 기질을 말해주는 듯하다.
 
◆말 달리던 바닷가, 태종대
 
영도의 옛이름은 절영도다. 이곳에서 말을 방목했다고 한다. 영도는 섬이기 때문에 초식동물인 말을 맹수의 위협으로부터 지킬 수 있었고 육지와 인접해 길러진 말을 뭍으로 나오게 하기도 좋았다. 그런 이유로 예부터 국마장이었고 이곳에서 명마를 많이 길러냈다고 한다. 이곳의 천리마는 빠르게 달릴 때 그림자가 못 따라 올 정도라고 해서 '끊을 절'(絶), '그림자 영'(影)을 쓴 절영도다. 이후 '영도'로 부르게 됐고 전쟁 이후에는 실향민의 고단한 삶을 대표하는 곳이 되기도 했다.
 
영도의 남쪽 끝에는 태종대가 있다. 이곳은 오륙도와 함께 부산의 암석 해안 명승지로 54만2000평이 태종대유원지가 됐다. 이 안에 해발 250m의 나지막한 태종산이 있고 해송, 생달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 사스 레피나무 등 200여종의 수목과 60여종의 새가 있다. 바다 끝에 뾰족하게 돌출된 섬이라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다. 일출은 등대와 전망대 쪽에서, 일몰은 남항조망지에서 감상할 수 있다.
 
태종대라는 이름은 신라 태종무열왕으로부터 왔다. 이곳에서 활을 쏘고 말을 달렸다는 설, 삼국통일 후 연회를 베풀었다는 설이 있고 야사에는 태종무열왕의 사후 장소였다는 설이 있는데 세가지 모두 그럴싸하다. 그 중에서도 활을 쏘고 말을 달렸다는 설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곳 영도에서 길러낸 천리마에 몸을 싣고 기암절벽을 배경으로 말을 달리며 용맹하게 활을 쏘는 장수들의 모습, 수평선 끝으로 해가 뜨고 지지만 너무 빨리 달리는 말은 그림자가 따라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훈련으로 흐른 땀은 해송 아래서 식히고, 이따금 낚시하고 자맥질하며 남자들 간의 우정과 의리를 다졌을 것이다. 마침내 그들은 삼국통일을 이뤘고 왕은 이곳에서 그의 군대에게 연회를 베풀었을 것이다.
 
한편 이곳은 기우제를 지내던 장소이기도 하다. 특별히 음력 5월 초열흘에 오는 비를 '태종우'라고 불렀다고 하니 그 행사가 얼마나 중요했을지 짐작이 된다.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다는 영도는 그만큼의 역사를 가졌다. 그리고 태종대는 이곳 사람들의 가장 중요하고도 신성한 장소였다.
 
영도등대
영도등대

◆전망대에서 등대까지
 
전망대에 서면 속이 시원하다. 우리에게 '주전자섬'으로 익숙한 꼬마섬이 망망대해에 점 하나를 찍었고 왼쪽으로는 오륙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날씨가 좋을 때에는 일본 대마도까지 보인다고 한다. 주전자섬은 작은 찻주전자처럼 생긴 무인도로, 우리나라 지도 작성에 기준이 되는 삼각점이 설치된 곳이다.
 
다른이름으로는 생도(生島). 물결따라 항상 움직이는 듯 보인다고 해서 지어졌다는데, 정말 이 정도의 물과 바람이라면 작은 섬 하나쯤은 어딘가로 실어갈 수도 있겠다. 한참 동안 섬 하나를 보고 있어도 지겹지가 않다. 그런데 이 전망대가 '자살바위'라니! 아직도 변사체가 발견되곤 하는 태종대는 여전히 그 악명을 떨쳐내지 못했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이 생각난다. 이렇게 뻥 뚫린 곳에서, 이렇게 시원한 곳에서, 일상의 스트레스가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지는 곳에서 자신의 생명을 내던지고 떠나간 사람들의 수가 꽤 된다. 시원한 감회 너머로 아련함과 안타까움이 더해진다. 그래서 전망대 앞에는 모자상이 있다. 자살하려는 사람들에게 어머니의 사랑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희망을 얻을 수 있도록 세운 것이다.
 
등대는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름은 '영도등대'로, 바닷길을 지켜주는 등대이자 여행자들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전망대 역할을 하기도 하다. 이곳은 씨앤씨(SEE&SEA) 갤러리, 정보도서실, 해양도서관, 해양영상관, 카페 등의 부속시설을 갖췄다. 등대를 중심으로 오른쪽은 신선대와 망부석이 있다. 신선대는 말 그대로 신선들의 바위다. 평평한 바위 위에서 신선들이 노닐던 장소였다는데, 신라말 고운 최치원 선생이 '신선대'(神仙臺)라고 쓴 진필각자도 있었다고 한다.
 
신선이 아무데나 와서 노나. 병풍처럼 펼쳐진 절벽 바위의 모습과 그 앞으로 펼쳐진 바다의 경치가 인간들만 즐기기엔 아까운 면이 있다. 한마디로 신선급. 사람들은 사진 찍기 바쁘다. 바다를 향해야 할지, 절벽을 향해야 할지, 하얀 등대를 향해야 할지…. 남겨야 할 추억이 복잡하고도 다양한데 바닷바람이 그 분주함을 부추긴다. 이곳에 우뚝 서 있는 바위가 '망부석'이다. 왜국에 잡혀간 지아비를 기다리다가 죽어 돌이 됐다는 전설이 있는데, 이 위치에서 주전자섬을 보면 섬도 돌도 만나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답답함이 느껴지는 듯하다.
 
등대의 왼편은 자갈마당이다. 파도가 쉴새 없이 들고난다. 그동안 거센 파도에 부딪히며 절벽으로부터 깎이고 흘러내렸을 바닷가 자갈들은 아직도 파도와 바람에 구르며 시원한 물소리를 낸다.
 
망부석과 주전자섬
망부석과 주전자섬

태종사
태종사

◆구명사와 태종사
 
태종대에는 두개의 사찰이 있다. 대부분이 지나치는 곳이지만 이곳들은 태종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구명사와 태종사는 서로 반대편에 자리 잡았다. 구명사를 전망대 오르는 길에 본다면, 태종사는 내려오는 길에 있다.
 
구명사는 자살바위 앞에 있던 천막식 절이었다고 한다. 세상을 비관하는 자살자가 많아짐에 따라 불도로 설득하고 희망을 주거나 이미 스러진 영혼의 고혼을 달랬다고 한다. 1969년 해안작전도로 개설 때 순직한 육군 제1203 건설공병단 장병 4명의 영령을 봉안하며 건립됐다.
 
한편 태종사는 이국적인 느낌이 있다. 테라와다불교의 영향으로 우리가 흔히 봐온 사찰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다. 이곳에는 스리랑카 정부에서 기증한 부처님 진신사리 1개와 정골사리 2개, 해탈 보리수나무가 있다. 그리고 대웅전에는 우리나라와 스리랑카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스리랑카 정부로부터 기증받은 '사마디불상'이 안치돼 있다. 태국, 미얀마 등지의 스님들이 많이 와서 머물다 간다고 한다.
 
아울러 6~7월 사이 만개한 수국도 볼 만하다. 경내 곳곳에 붉은색, 하얀색, 보라색 등 탐스럽게 핀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절에서 직접 재배한 총 500여가지 수국으로 전국 사찰에서 수집해 40여년을 가꿔 온 것이다. 동남아의 개성과 함께 전국의 사찰로부터 온 수국이 있다는 점이 재미있다.
 
태종대에는 참 많은 것이 있다. 선사시대부터 신라 천년의 시간이 있고 신선이 놀던 곳에 사람들이 다녀간다. 망망대해에 당당히 자리잡은 작은 무인도, 이국적이면서도 전국을 담은 태종사, 산자와 죽은자를 위로하는 구명사가 있다. 개성과 어우러짐. 이것이 태종대의 매력이 아닐까.
 
구명사
구명사

● 여행 정보
 
☞부산 영도 태종대 가는 법
경부고속도로 - 대구부산고속도로 - 중앙고속도로 - 모라고가료 진입후 모라로 - 백양관문로 - 수정터널 - 성남로 - 제5부두사거리에서 '태종대, 부산세관' 방면으로 우회전 - 충장대로 - 세관삼거리에서 '태종대' 방면으로 좌회전 - 대교로 - 부산대교 - 봉래교차로에서 '태종대, 영도구청' 방면으로 좌회전 - 태종로 - 부산저유소삼거리에서 '영도구청' 방면으로 우회전 - 신한기공사 앞 교차로에서 '영도구청' 방면으로 우측 - '함지골수련관' 방면으로 우회전 - 동삼로 - '태종대' 방면으로 우회전 - 태종로 길 따라 우회전
 
☞대중교통
부산역: 버스 88, 101번 승차 - 태종대 하차
김해공항: 201번 버스 승차 - 주례 하차 - 8번 버스 승차 - 태종대 하차
부산종합버스터미널: 1호선 노포역 승차 - 중앙역에서 하차 - 부산세관정류장에서 101번 승차 - 태종대 하차
 
☞주요 스팟 내비게이션 정보
태종대: 검색어 '태종대' / 부산광역시 영도구 전망로 24
 
<주요 정보>
☞태종대유원지
http://taejongdae.bisco.or.kr / 061-852-4540
개장시간: 새벽 4시~밤 12시

☞다누비열차
이용요금: 어른 1500원 / 청소년 1000원 / 어린이 600원 / 만 65세 이상, 만 4세 미만 무료
운행시간: 오전 9시30분~오후 8시 (매표시간: 오전 9시~오후 7시)
정류장: 태원자갈마당 - 구명사 - 전망대 - 등대 - 태종사

☞해상유람선
운행구역: 전망대 - 자살바위 - 주전자섬 - 망부석 - 신선바위 - 영도등대 - 해양대 - 오륙도 앞

☞선착장 위치: 등대유람선 선착장, 태원유람선 선착장, 곤포유람선 선착장, 은하수 유람선 선착장
 
☞태종사 수국축제
기간 :2014년 7월5~13일
문의전화: 051-405-2626
 
부산광역시 문화관광 http://tour.busan.go.kr/index.busan
부산관광공사
 
<음식>
밀면: 피난민의 음식으로 시작된 밀면이 이제는 부산의 향토음식으로 지정됐다. 전쟁통에 냉면 재료인 감자나 메밀을 구하기 어려워 구호물품이었던 밀가루로 만들면서 '밀면'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 가야밀면: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가야동 191-5 / 051-891-2483
- 초량밀면: 부산광역시 동구 초량동 363-2 / 051-462-1575
 
<숙소>
아르피나: 부산의 유스호스텔이다. 실속 있는 도미토리 뿐 아니라 비즈니스룸, 패밀리룸까지 다양한 객실을 갖추고 있으며 청소년 문화센터, 결혼식, 스포츠센터 등 여러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시설이 있다.
가격: (도미토리)1만6500~2만9700원, (객실)9만9000~33만5000원
예약문의: 051-740-3228 / http://www.busanyouthhostel.co.kr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35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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