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악’ 보장 ‘착한 보험’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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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성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 모두 뿌리 뽑겠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직후 밝힌 내용이다. 박근혜 정부는 학교폭력, 성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을 '4대악'으로 규정하고 이를 척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정부의 노력에 발맞춰 손해보험사가 4대악을 대비하기 위한 보험상품을 출시,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해상이 출시한 4대악보험은 학교폭력과 성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으로 발생한 피해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4대악으로 사망하거나 질병·후유장해 등이 발생했을 경우 보험금을 지급해 치료 및 재활을 돕는다는 취지에서 개발됐다.

이 상품은 출시 초기 논란에 휩싸였다. 학교폭력, 성폭력, 가정폭력을 당하고 보험금을 타기 위해 이를 규명하는 과정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대해상은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선뜻 이 상품에 가입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해상은 이를 단체보험 형식으로 출시해 지방자치단체 등이 주민을 위해 가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단체보험으로 출시… 왜?

현대해상이 이달 1일 출시한 4대악 보험의 정식명칭은 '행복을지키는상해보험'이다. 지금까지 학교폭력이나 성폭력 등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상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부 어린이보험의 경우 특약에 가입하면 학교폭력이나 성폭력에 대비할 수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한화손해보험의 '1등 엄마의 똑똑한 자녀보험'으로 학교폭력발생금을 지급한다. 또한 현대해상의 '굿앤굿어린이CI보험' 역시 미성년성폭력범죄피해 특약을 갖추고 있다.

현대해상의 '행복을지키는상해보험'이 이 상품들과 다른 점은 단체보험이라는 것이다. 기존 어린이보험은 개인이 보험료를 내고 피해가 발생하면 보험금을 타는 방식이다. 하지만 4대악보험은 지자체나 학교 등의 단체가 가입하고 보험료를 낸다. 보험금은 단체에 소속된 사람이 범죄 피해를 입을 경우 당사자에게 지급된다. 지자체 등의 단체가 공익 목적으로 가입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자세한 담보내용을 살펴보면 가입자가 학교폭력, 가정폭력, 성폭력, 불량식품 등으로 사망·후유장해·질병 등이 발생하면 최대 8000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또한 상해나 정신치료 4주 이상 진단 시 최대 100만원이 지급된다.

입원치료 시에는 1일당 최대 3만원, 통원치료 시 1일당 최대 1만5000원이 지급돼 진단서 발급비용 등을 보상한다. 19세 미만 미성년자의 경우 보호자 동반비용도 보상받을 수 있다.

보험료는 가입금액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인당 연간 1만~2만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가입금액을 높게 설정하면 보험료는 2만원대 후반으로 책정되며 낮게 설정하면 5000~6000원대로도 가입이 가능하다.

현대해상 측은 "사회공익적인 점과 저렴한 보험료가 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이라며 "단체보험의 성격상 지방자치단체나 학교 등이 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4대악’ 보장 ‘착한 보험’ 아시나요

◆개인정보 원하지 않아… 피해자 보호 원천 차단

"성폭력 피해자가 보험금을 타기 위해 본인의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알려줄까요?"

4대악보험이 출시되기 전 손보업계에 제기됐던 문제점이다. 성폭력이나 가정폭력 등을 당한 피해자가 보험금을 지급받기 위해 자신의 정보 및 피해사실을 보험사에 알릴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지적은 국내 정서상 성폭력, 가정폭력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외부에 노출하기를 극도로 꺼린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었다. 이러한 특징을 간파한 현대해상 역시 이와 관련한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방향으로 상품을 설계했다.

우선 보험가입 시 피보험자의 주민등록번호, 이름, 주소 등 개인 식별에 필요한 사항을 요구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에 대한 정보는 업무담당자 외에는 열람이 불가능하도록 전산시스템을 구축했다.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등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하면 경찰서의 사건사고사실확인원(사고일자, 가·피해자 명기)과 병원 치료기록, 의사의 진단서 등 기초적인 것만 확인한 후 보험금이 지급된다. 아울러 보험사들이 필수로 하는 보험사고 추가조사 등 피해사실 입증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피해자가 보험사와 직접 접촉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보험사고 접수 후 보험금 지급에 대한 안내 역시 피해자가 요청하는 문자메시지, 전화, 메일 등을 통해서만 연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같은 피해자에게 단기간 내에 여러 번의 사고가 발생하는 등 보험사기 징후가 보일 경우에도 현대해상이 직접 사고를 조사하지 않고 경찰에 추가수사를 요청해 처리할 방침이다.

보험금 지급 담당자 역시 관련 법규인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가정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의 비밀누설 금지조항에 따라 업무를 처리해 피해사실 유출 등의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흥행은 과연?… 지자체 공략이 관건

손보업계는 현대해상의 4대악보험의 흥행 여부에 관심을 쏟고 있다. 당초 국내 주요 손보사들이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보험의 출시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만약 현대해상의 4대악보험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다른 보험사 역시 이 상품을 개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대해상도 가입자의 반응을 살핀 뒤 개인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업계는 지자체의 가입여부가 이 상품의 흥행을 결정짓는 핵심이라고 본다. 주 가입대상이 지자체와 학교인데 학교보다는 지자체에 대상자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지자체가 관심을 보여야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며 "예산이 부족하지 않은 지자체를 공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7월17일 현재 이 상품에 가입한 지자체는 전무한 상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심상목
심상목 ssm2095@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위크> 심상목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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