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시진핑 선물 보따리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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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가 지난 7월 4일 서울 성북동 가구박물관에서 특별오찬을 마친 뒤 선물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박철중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가 지난 7월 4일 서울 성북동 가구박물관에서 특별오찬을 마친 뒤 선물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박철중 기자

우리가 '최초'다.

경기침체와 저금리 장기화 등으로 조용했던 시중은행들이 최근 원·위안화 현찰 직거래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규제와 금융소비자보호정책 강화 등으로 잔뜩 움츠렸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일부 시중은행은 중국 원·위안화 현찰 직거래시장이 형성되자 '최초' 경쟁을 펼치고 있다. 물꼬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터졌다. 양국 수장이 원화와 위안화의 현찰 직거래 추진 방침을 확정하면서 은행들도 새로운 시장 형성을 반기는 모양새다.

원·위안화 현찰 직거래서비스는 외환은행이 먼저 선두를 치고 나갔다. 외환은행은 지난 7월28일 대고객 환전을 위해 국내 최초로 중국은행(Bank of China)으로부터 수입한 620만 중국 위안화 현찰에 대한 결제대금을 우리나라 원화 10억원으로 지급하는 원·위안화 현찰 직거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외환은행 측은 "중국은행과의 원·위안화 현찰 직거래는 국내 최초라는 상징성뿐 아니라 국내 금융시장의 위안화 거래활성화 및 원화의 국제화, 장기적으로 여행객들의 환전수수료 절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의 첫 자료 공개에 우리은행이 다음날인 7월29일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을 담은 공식 보도자료를 뿌렸다. 영국 바클레이즈은행과 원·위안 선물환 직거래를 체결했다는 것이 주내용이다.

우리은행이 바클레이즈은행으로부터 원화 약 51억원을 지급하고 한달 후 3100만위안(선물환율 위안당 165.70원)을 사는 조건이다. 선물환 거래란 미래시점에 특정통화를 사거나 팔 것을 약속하는 거래다. 우리은행 측은 "원·위안 선물환 직거래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외환·우리은행이 뜨거운 '최초' 경쟁을 펼치는 동안 KB국민·신한은행도 관련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중국 공상은행 서울지점과 원·위안화를 맞바꾸는 거래를 진행 중이다.

또 기존 은행 간 외화자금 이체시스템을 이용한 거래점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이 개설될 경우를 대비해 실제 계좌 간 자금이동 및 부킹시스템 등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 작업에 나선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한국은행도 관심을 두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총재 주재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시중은행장들에게 위안화 허브 추진 계획을 영업기반으로 확충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하고 원·위안화 현찰 직거래시장에 적극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 위안화 직거래 무역시장 '호재'… 농업부문 '울상'

이처럼 은행들이 원·위안화 현찰 직거래서비스에 나선 것은 그만큼 시장에서의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무역업체들의 경우 수수료 절감혜택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그동안 국내기업들은 위안화를 구입할 경우 원화를 통해 달러를 사서 이를 다시 위안화로 바꾸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원화를 통해 위안화를 직접 구입할 수 있어 무역업체들의 경우 환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당연히 달러 구입 절차가 없는 만큼 환수수료 절감혜택도 누릴 수 있다.

원화의 국제화도 가능해진다. 우선 직거래시장이 개설되면 두 나라 교역에서 위안화나 원화 비중이 커지는 반면 달러 비중은 줄어든다. 따라서 원·위안화의 국제화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달러를 충분히 갖고 있지 않아도 원화로 무역대금을 결제할 수 있게 돼 대외건전성도 높아진다. 아울러 국내 금융권의 경우 위안화 관련 금융상품 개발 등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우리경제의 취약점으로 지적된 외환보유고 다변화 문제에도 원·위안화 직거래가 해법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송두한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금융연구실장은 "원·위안화 직거래는 거래비용 절감과 환리스크 회피 등의 이점이 따른다"며 "무역금융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교역량도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물론 우려할 부분도 있다. 달러에 비해 원화가치가 오르면 환율이 오르면서 수출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또 양국 달러 위상이 위안화에 비해 축소돼 미국 간 통상마찰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농업부문의 경우 수출에 비해 수입이 늘어나는 적자형 구조가 지속되고 있는데 직거래시장이 개설되면 수출보다는 수입부문이 더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교역이 증가할수록 적자폭이 확대되는 불균형 구조가 심화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원·위안화 활성화 TF 구성

지난 7월11일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계당국과 금융투자협회, 예탁결제원, 코트라, 무역협회, 중국교통은행 등 금융기관, 자본시장연구원 등 연구기관의 책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 등 위안화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정책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코자 전담반(TF)를 구성한 것. 이날 참석한 책임자들은 한자리에 모여 '위안화 금융서비스 활성화 TF'를 꾸려 첫 회의를 열었다. 운영총괄은 기재부가 맡았다.

이날 회의에서 TF는 ▲무역결제 활성화 작업반 ▲위안화 금융활성화 작업반 ▲자문그룹 등 크게 3가지로 분류해 실천과제를 마련했다.

이 중 무역결제 활성화 작업반은 '무역결제 활성화팀'과 '청산결제체제 구축팀'으로, 위안화 금융활성화 작업반은 '대(對)중국 투자 준비팀'과 '위안화 금융서비스 개발팀'으로 세분화해 운영키로 했다.

특히 교역기업과 금융회사 등 관련업계의 의견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작업하는 상향식 논의(bottom-up)을 추진키로 했다. 세부 분야에 대해서는 팀별로 소규모 회의를 수시로 개최해 의견을 교환할 방침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성승제
성승제 bank@mt.co.kr  | twitter facebook

금융을 사랑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금융 출입 기자입니다. 독자님들의 아낌없는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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