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배급 공룡 쓰러뜨린 'N·E·W 돌풍'

영화愛 빠진 대한민국 / 배급시장 판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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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1년에 4.12편.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평균 영화관람 편수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편씩 보는 셈이다. '하늘이 허락해야 가능하다'던 1000만관객 돌파도 한달 안에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 영화산업의 이면에는 이전부터 지적되어온 문제점들이 여전히 자리잡고 있다. <머니위크>는 급박하게 흘러온 한국영화사의 어제와 오늘을 짚어보고, 영화중흥기가 지속되기 위한 방향을 모색해봤다.
영화배급업은 전형적인 '대박 아니면 쪽박' 분야다. 투자금의 몇배를 단번에 회수하기도 하지만 전액을 잃는 경우도 종종 있다. 리스크가 크다보니 충분한 자금력을 지닌 대기업 계열 배급사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이들의 능력은 제작사로부터 좋은 영화를 받아 얼마나 많은 극장에 걸 수 있느냐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
 
CJ E&M,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등 3대 메이저 배급사가 국내시장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던 배경에도 '배급-복합 상영관'으로 이어지는 버팀목인 수직계열화 구조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극장을 보유한 CJ E&M의 아성은 아직까지도 절대적이다.
 
이처럼 메이저 배급사가 꽉 잡고 있던 영화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곳은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다. 2008년 자본금 20억원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5년 만에 단숨에 대세로 떠올랐다. 비대기업 계열, 극장망을 갖지 않은 배급사의 약점을 극복하고 지난해 <7번방의 선물>, <변호인>으로 1000만 관객을 동원했다.
 
한번의 결정으로 성패가 갈리는 영화투자업계에서 '믿고 보는 NEW'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기대치 않았던 영화까지 연달아 히트작 반열에 올려놓으면서 대형배급사가 주도하던 한국영화 판도를 조금씩 바꿔나가고 있다.


[커버스토리] 배급 공룡 쓰러뜨린 'N·E·W 돌풍'

 
◆매출액·관객점유율 2위… 긴장하는 '빅3'
 
올 상반기 한국영화는 빅3 배급사의 약세가 뚜렷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배급사 점유율을 바탕으로 화제작과 배급사 성적을 짚어본 결과 1위는 CJ E&M에게 돌아갔다.
 
CJ는 올 초 <수상한 그녀>, <찌라시: 위험한 소문> 등 총 16편의 영화로 전국 매출액점유율 21.0%, 전국 관객점유율 21.6%를 기록했다. 다양하고 많은 작품 편수로 재미를 봤지만 2위를 차지한 NEW에 비하면 체면을 겨우 유지한 수준이다.
 
NEW는 올 상반기 <변호인>과 <남자가 사랑할 때> 등 10편의 영화로 전국 매출액점유율 14.2%, 전국 관객점유율 14.5%를 차지했다. 적은 편수를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알짜배기 흥행을 거뒀다는 분석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는 NEW의 이름 밑에 있다. 롯데는 17개 작품으로 가장 많은 상영 편수를 선보였지만 매출액점유율과 전국 관객점유율이 각각 13.3%, 13.5%에 그쳐 3위에 머물렀고, 쇼박스는 전국 매출액점유율(3.8%)과 전국 관객점유율(4.0%)에서 5위에 만족해야 했다. 4위는 CJ E&M 해외영업팀장이었던 오상호씨가 대표로 있는 이십세기폭스코리아가 차지했다.  
 
이처럼 NEW는 배급사 후발주자임에도 CJ, 롯데, 쇼박스 등 배급사 공룡을 위협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7번방의 선물>, <신세계> 등 21편을 선보여 280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순제작비 50억원 미만의 영화들로 100억원 이상의 대작들과 맞붙어 승리한 결과다.
 
특히 CJ와 롯데가 각각 CGV와 롯데시네마라는 멀티플렉스를 전국적으로 갖추고 있고 과거 쇼박스 역시 계열 메가박스를 보유했던 점을 고려하면 NEW의 성과는 더욱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멀티플렉스를 갖춘 배급사는 상대적으로 많은 상영관을 확보한 만큼 단기간에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는 이점이 있다"면서 "하지만 지금의 영화환경에서 흥행을 결정하는 더 큰 요소는 좋은 작품과 이를 선택하는 배급사의 능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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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검증, 다양한 장르 소화 '주효'

NEW가 '돈 될 만한 이야기'를 건져 올려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작지만 잘 만든 영화를 발굴해내는 힘이다. NEW는 작품 선택 시 시나리오 완성도를 가장 눈여겨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흥행배우의 힘이나 스타감독의 명성보다는 시나리오 완성도를 보고 영화를 선택하기 때문에 의외의 흥행작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 때문에 NEW의 영화들을 보면 유독 신인감독의 작품이 많다. 1100만 관객을 동원한 <변호인>과 <몽타주>, <숨바꼭질> 모두 새내기 감독의 데뷔작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NEW가 이렇게 선전하는 이유로 흥행코드를 따라가기보다는 다양한 장르와 새로운 소재를 다룬 작품을 선택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한다.
 
영화제작협회 한 관계자는 "중소배급사가 대기업을 제치고 활약한 점도 돋보이지만 무엇보다 가족 코미디부터 액션, 스릴러, 드라마, 작가주의 작품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선보이면서 모든 작품에서 수익을 냈다는 점이 더 괄목할 만하다"며 "저예산 작품을 선택해 리스크를 줄이고 트렌드에 맞는 장르와 소재를 선별한 게 NEW의 성공비결"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NEW는 양보다 질로 승부하는 편이다. 한편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매년 국내영화 15~18편을 선택하고 이 과정에서 얻어지는 공동의 경험을 중시한다는 게 NEW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후발주자 NEW의 선전에 빅3 배급사는 입맛을 다시는 모양새다. 과연 빅3 배급사들이 상반기 부진을 딛고 하반기에는 활짝 웃을 수 있을지, 아니면 NEW를 중심으로 새롭게 판도변화가 일어날지 영화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급업계 베테랑' 김우택의 힘

 
[커버스토리] 배급 공룡 쓰러뜨린 'N·E·W 돌풍'
쇼박스와 멀티플렉스 메가박스를 이끌었던 김우택 대표의 경영노하우도 NEW의 성공에 한몫 했다는 평이다.
 
김 대표는 전문경영인 시절 <괴물>, <디워>, <웰컴 투 동막골> 등을 히트시킨 주인공. 업계 베테랑인 그는 투자할 영화뿐 아니라 개봉시기, 마케팅 타깃을 선정하는 능력에 있어서도 뛰어난 안목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엔터테인먼트사의 한 관계자는 "김 대표의 경영방식으로 흥행하는 선례가 생기면서 신생 배급사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며 "현재 CJ의 <명량>이 선전하고 있지만 NEW가 오는 13일 내놓는 <해무>가 흥행에 성공하면 대형배급사를 물리치고 업계 1위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고 전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김설아 sasa708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재계 담당 기자.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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