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칼럼] 괴테가 사랑한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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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8일.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가 독일 중부 프랑크푸르트에서 상류층 집안의 맏아들로 태어난 날이다. 괴테의 아버지는 법률가로 제실고문관의 직함이 있었고 어머니는 시장의 딸이었다.

18세기 유럽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괴테는 이 소설만으로도 평생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죽을 때까지 돈이 없어 고민한 적 없는 그였지만 '지갑이 가벼우면 마음이 무겁다'는 돈에 대한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프랑크푸르트에 보존돼 있는 괴테의 생가는 20여개의 방으로 이뤄진 웅장한 4층짜리 건물로 관광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괴테는 25세의 젊은 나이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출간, 독일 최초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으며 구상에서 완성에 이르기까지 60년이 걸린 대작 <파우스트>로 독일 문학 최고봉이 됐다.

괴테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쓰게 된 것은 소설 속 남자주인공처럼 약혼자가 있는 여성 샤를로테 부프를 사랑한 체험에서 비롯됐다. 외교관 케스트너와 이미 약혼한 샤를로테는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괴테에게 친구 사이 이상의 관계를 거절했다. 실연 당한 괴테는 샤를로테와 케스트너에게 편지를 남긴 채 고향으로 돌아갔다.

 
[이건희칼럼] 괴테가 사랑한 여자들

이후 대학에서 괴테와 함께 공부했던 예루잘렘이 친구의 아내를 사랑하다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예루잘렘에 공감한 괴테는 그에게 권총을 빌려준 사람이 케스트너임을 알고 더욱 큰 충격을 받았다. 이러한 괴테 자신의 실제 체험을 녹여낸 소설은 관습과 규범에 종속돼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뇌하는 젊은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감수성이 풍부한 청년 베르테르가 즐겨 쓰던 서간체 문장, 그가 읽던 책, 입던 옷 등을 그대로 따라하는 젊은이가 생겨났다. 소설 속 베르테르는 열렬히 사랑한 로테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실의와 고독감에 빠져 끝내 권총자살을 하는데 이러한 권총자살까지 따라하는 사람도 생겨났다.

현대 심리학에서는 유명인이 자살한 후 같은 방식의 잇단 자살이 발생하는 현상을 '베르테르 효과'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은주, 유니, 안재환, 최진실 등 유명인이 자살한 직후에는 평소보다 자살하는 사람 수가 늘어나 베르테르 효과가 회자되곤 했다.

인기 있는 소설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파장까지 몰고온 이 작품은 시공간을 초월해 오늘날까지도 전세계 젊은이의 사랑을 받는, 살아있는 고전이 됐다. 연극과 뮤지컬로도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며 여주인공 이름은 우리나라 대기업의 이름으로 영원히 살아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감명 받아 샤를로테처럼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고자 '롯데'를 회사 이름으로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웅호색이라고 하던가. 세계적인 대문호 괴테는 평생 동안 여러 여성들을 사랑했다. 게다가 이뤄질 수 없는 사랑, 남의 여자를 사랑하는 불륜 등 다채로운 여성 편력으로도 유명하다.


◆괴테가 사랑한 여자들

일반적으로 나이와 무관하게 거침없이 많은 여성을 만나는 남성에게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진다. 게다가 다른 사람의 여자를 사랑한다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세간의 비난을 받는 사랑도 예술가에게는 좋은 작품이 탄생하는 원동력이 되는 듯하다. 괴테가 사랑한 여성들을 추려봤다.

▲그레트헨 : 괴테의 첫사랑은 13∼15세 무렵 첫눈에 반한 그레트헨이다. 술집 심부름을 하는 여성이었고 자서전 <시와 진실>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고 묘사했다. <파우스트>에서는 늙은 학자 파우스트가 악마의 유혹으로 젊어지는 약을 먹고 회춘해 그레트헨이라고 하는 소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녀와 사이에서 일어나는 극적인 사건들이 파우스트 1부의 내용이다.

▲케트헨 쇤코프 : 16세 때 아버지의 뜻에 따라 법학공부를 하러 라이프치히대학에 들어가서 만난 3살 연상의 여성. 괴테가 점심식사 하던 식당의 딸이었다. 그녀와 사랑에 빠졌지만 신분적 제약에 대한 괴로움으로 헤어진다. 당시는 서로 다른 계급 간 결혼은 허용되지 않았다. 그녀에게 바친 많은 시가 괴테 최초의 시집 <아네트>에 수록됐다.

▲수산나 폰 클레텐베르크 : 19세 때 가까이 한 26살이나 연상인 여성이다. 어머니의 친구로서 깊은 신앙심을 갖고 독신으로 살았다. 괴테가 중병에 걸려 라이프치히대학에서의 학업을 중단하고 고향에 돌아와 힘들어 할 때 정신적으로 큰 도움을 줬다. <빌헬름 마이스터의 도제시대> 제6권 '아름다운 영혼의 고백'은 클레텐베르크의 편지와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프리데리케 브리온 : 21세에 정신적 위기를 극복하고 스트라스부르대학에 입학해 법 공부를 하던 시기에 만난 여성. 마을 목사의 딸인 그녀를 사랑해 만든 <제젠하임 시가집>은 독일 서정시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러나 괴테는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프랑크푸르트로 돌아가 그녀에게 편지를 보내 일방적으로 관계를 끊었다. 충격을 받은 그녀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다. 순수한 여성에게 큰 상처를 줬다는 죄책감은 훗날 괴테의 작품에 영향을 미쳤다.

▲샤를로테 부프: 23세에 법률견습생으로 베츨라에서 일하던 시절 무도회에서 만난 여성. 괴테는 첫눈에 그녀의 지성과 미모에 반했다. 그녀는 친구와 이미 약혼한 상태였고 뒤에 결혼을 했기에 이룰 수 없는 사랑이 됐다. 괴테는 편지에서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의 확답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요"라고 고백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오는 로테의 모델이 한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라는 설도 있다.

▲막시밀리아네 폰 라 로슈 : 샤를로테와 결별한 후 베츨라를 떠나 귀향하는 도중 만나서 23~25세 때 사귀었다. 하지만 그녀는 프랑크푸르트의 유명 상인과 결혼했다. 그녀가 결혼한 뒤에도 집으로 찾아갔고 그녀는 옆에서 피아노를 쳐줬다고 한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오는 로테의 검은 눈동자는 막시밀리아네가 모델인 것으로 알려졌다.

▲샤를로테 폰 슈타인 부인 : 바이마르에서 정치생활을 하던 중 26세 때 만난 7살 연상의 유부녀다. 그녀는 슈타인 남작의 부인으로 7명의 자녀가 있었는데 사랑 없는 결혼생활을 하고 있었다. 괴테는 부인으로부터 인간적·예술적 완성에 큰 영향을 받았으며 37세에 이탈리아로 떠나면서 12년간의 연애가 끝난다. <타우리스섬의 이피게니에>, <타소> 등의 작품에 그녀의 모습을 그렸다.

이밖에도 ▲릴리 쇠네만 ▲크리스티아네 불피우스 ▲미나 헤르츨리프 ▲베티나 폰 아르님 빌레머 부인 ▲울리케 폰레베초 등 그가 사랑한 여자는 다양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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