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육·해·공 '아슬아슬', 그래도 끄떡없는 롯데

석촌동에 무슨 일이… / 제2롯데월드에 휩싸인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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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30년 전만 해도 한적한 농촌이었던 송파는 '88올림픽 신화'로 불리는 개발 열풍을 겪으며 상전벽해했다. 하지만 개발이 과했나보다. 안전에 구멍이 뚫리기 시작했다. 바로 '싱크홀'(sink hole)이다. 송파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머니위크>가 긴급점검에 나섰다. 불안에 떠는 주민들을 만나 보고 싱크홀이 발견된 곳을 중심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봤다.
항공기 사고·석촌호 수위저하·싱크홀 우려에도 개장 서둘러
 
서울 잠실에 지상 555m, 최고 123층으로 지어지는 제2롯데월드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건설과정에서 기둥에 균열이 생기는가 하면 공사장 붕괴로 인부가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서울공항과 인접한 삼성동 아이파크아파트 헬기 충돌사고로 제2롯데월드에 대한 항공기 안전사고 우려가 다시 지적됐다. 올해에도 화재와 배관작업 중 폭발사고로 사망자가 또 발생했다. 게다가 잠실 일대의 땅이 꺼지면서 주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공포 수준으로 치달았다.

이처럼 제2롯데월드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극에 달한 가운데 저층부 3개동(에비뉴엘동, 캐주얼동, 엔터테인먼트동)의 임시사용을 위한 조기개장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근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졌다.

과거 제2롯데월드 건설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사고뿐만 아니라 최근 싱크홀 발생으로 인한 안전문제, 예고된 교통난까지 논란이 추가되면서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기업의 이윤만 앞세운 롯데의 배짱을 두고만 봐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싱크홀 관련 안전성 여전히 의문

지난 8월19일 오후 1시 서울시청 정문 앞에 '제2롯데월드 저층부 조기개장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이 모였다. 서울 강동·송파지역사회단체 및 시민사회단체들이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제2롯데월드의 안전성 문제를 짚고 나선 것.

이들이 한목소리로 반대를 표명한 까닭은 최근 발견된 서울 석촌동 지하차도 싱크홀 등 잠실 일대의 각종 이상 징후에 대한 철저한 원인 진단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앞서 석촌지하차도 싱크홀은 사실상 9호선 터널공사 때문이라는 서울시 전문가 조사단의 발표가 나왔다. 하지만 이들 단체는 싱크홀 및 동공 발생으로 인한 안전문제들을 종합적이고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둥과 천장에 금이 가 있는 석촌지하차도는 2012년 11월 균열 보수공사가 진행된 흔적과 주변 도로 곳곳에 아스팔트가 내려앉은 부위를 땜질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잠실 일대 지반 침하현상이 최근 몇달 사이에 일어난 게 아니라 상당기간에 걸쳐 이상 징후를 보였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시작한 지 1년도 채 안된 지하철 9호선 굴착공사가 원인이라고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가 나올 법하다.

의문이 깊어지자 서울시의회도 싱크홀 원인조사 소위원회를 구성해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김진영 위원장은 "싱크홀과 동공 발생 및 발견 소식은 시민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하지만 서울시와 정부 대응은 시민들이 믿고 안심할 만큼 적극적이고 신뢰성 있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인근 주민들과 시민단체는 제2롯데월드의 안전성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확산되면서 지금이라도 공사를 멈추고 안전부터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제2롯데월드 저층부에는 명품점과 영화관 등이 들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오가는 시설인 만큼 개장 후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돌이키지 못할 재앙이 닥칠 수 있다.

 

[커버스토리] 육·해·공 '아슬아슬', 그래도 끄떡없는 롯데

◆해결되지 않은 '교통대책'도 문제

제2롯데월드를 둘러싼 또 다른 문제는 교통대책이다. 서울시는 제2롯데월드가 조기개장 할 경우 부근 교통량이 기존보다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올림픽대로 하부도로 잠실주공5단지-장미아파트 뒷길 1.12㎞ 구간에 도로를 건설할 방침이었다. 당초 이 공사에 소요되는 480억원을 전액 롯데가 부담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밀 실시설계 결과 주변 아파트의 방음벽 등이 추가돼 공사비용이 680억원으로 늘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롯데는 수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실질적인 문제는 새 도로가 생기면 배드민턴장, 게이트볼장 등으로 활용되던 공간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교통량도 크게 증가한다. 이에 서울시는 1.12㎞ 구간 전부를 지하화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이렇게 되면 전체 구간 공사비용은 1110억원으로 늘어난다. 롯데가 수용하겠다던 680억원에서 430억원이나 더 불어난 것이다. 롯데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외에도 제2롯데월드가 조기개장하려면 주변 교통대책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롯데는 제2롯데월드 인가를 받을 때 2016년 개장을 목표로 삼았다. 2년을 앞당겨 개장하려면 교통대책도 같이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주변 교통대책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송파구의회도 제2롯데월드 개장을 가로막고 나섰다. 임춘대 송파구의회 의장은 "롯데가 제2롯데월드 개장 이전에 약속한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도로개설 ▲탄천변 동측도로 확장 ▲지하 버스환승센터 신설 등 어느 것 하나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이런 상태에서 제2롯데월드를 개장하면 잠실지역은 순식간에 교통지옥으로 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전보다 급한 기업논리?' 논란 가중

제2롯데월드 개장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자 롯데는 서울시가 요구한 날짜보다 닷새나 빠른 지난 8월13일 안전·교통 보완서를 제출했다. 추석 대목을 놓치지 않기 위해 건물 사용승인을 내달라고 재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저층부에 입점 예정인 점포 주인들과 고용된 근로자들은 개장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경제적 손실이 커진다며 여론에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이렇다. 롯데는 지난 3월 '롯데월드몰 채용박람회'를 개최해 송파구민 1000명을 이미 채용했다. 안전성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시점에서 근로자를 모집할 만큼 서둘러 개장을 준비한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이들은 현재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불안한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게다가 롯데는 저층부 3개동에 패션·식음료 등 1000여개 업체를 입점시키기로 했다. 대부분 여름시즌 개장을 예상해 상품 생산과 매입을 마쳤다. 하지만 역시 안전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들이 투자한 인테리어비용과 인건비, 금융비용 등을 따지면 월 매출 손실은 적어도 9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더구나 1000여개 업체 중 70%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점포다. 재무적으로 취약한 중소업체들은 장기간 돈이 묶이면 도산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롯데가 시민의 안전을 담보로 기업의 이윤만 앞세우고 있다는 비난에 휩싸인 까닭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성필 /사진=류승희
박성필 /사진=류승희 feelps@mt.co.kr

산업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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