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담뱃값 인상, "국민 건강" vs "나쁜 세금"

담뱃값, 어찌 하오리까 / 찬반 대표 '맞짱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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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10년 간 2500원선을 유지하던 담배가 내년부터 4500원까지 오른다. 담뱃값 인상 예고에 사재기 움직임이 포착됐고 당황한 정부는 '벌금'을 들고 통제에 나섰다. '담뱃값 4500원'을 둘러싸고 얼키고 설킨 대한민국을 <머니위크>가 취재했다.
불 붙은 담뱃값 인상 논란. 정부의 인상안이 발표되자마자 찬반여론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흡연율이 줄지 않겠느냐는 찬성 측과 서민의 주머니를 털어 부족한 세수를 채우려는 '꼼수'라는 반대 측이 팽팽한 입장차를 보인 것.

2500원짜리 담배. 과연 올리는 게 맞을까, 그대로 두는 게 나을까. 양측 대표인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과 신민형 담배소비자협회장을 만나 그들의 입장을 지상토론 형식으로 꾸며봤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사진=류승희 기자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사진=류승희 기자

- 현재의 담배가격이 적정하다고 보는가.

강정화 회장(이하 강): 담뱃값이 10년째 인상되지 못한 상황에서 한갑에 2500원은 낮은 수준이다. 이 가격으로 흡연율을 낮추는 데는 무리가 있다. 최근 몇년간 흡연율이 정체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금연을 촉구하는 새로운 정책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남아있는 금연정책 중 효과적인 방법은 담배가격 인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신민형 회장(이하 신): 아니다. 2500원 정도면 흡연을 즐기는 서민에게는 적정한 가격이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한갑에 1만원으로 올려도 크게 문제될 게 없지 않나. 문제는 저소득층 흡연율이 고소득층에 비해 높다는 것이다. 취업난, 전세난으로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2500원으로 즐기는 담배 한 개비는 유일한 낙이다. 가격을 올려 그들의 낙을 막는 것은 오히려 공평하지 못하다.
 
신민형 담배소비자협회장 /사진=류승희 기자
신민형 담배소비자협회장 /사진=류승희 기자

- 그렇다면 1갑에 4500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강: OECD 평균 담배가격이 6000원이다. 그 수준까지는 고려할 수 있을 것 같다. 담배가격이 싸서 아무런 부담이 안 되는 것보다는 가격에 대한 부담을 느끼면서 필지 말지를 생각해야 정책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본다. 4500원으로 인상하면 9억원짜리 집 재산세와 맞먹는다고 하는데 그 정도의 충격효과가 있어야 흡연자들이 부담을 느끼고 이참에 끊어볼까 할 것 같다. 물론 그 적정수준이 4500원인지 혹은 그 이상인지, 소비자들이 충격가격을 인지하는 수준에서 논의될 필요는 있다.

신: 담배가격이 OECD에 비하면 낮다고 하는데 그 나라의 국민소득에 비하면 비슷한 수치다. 어떤 정책을 내세울 때 늘 OECD와 비교하는데 우리나라가 최하위권에 머무는 소득불균형, 국민행복지수, 최저임금 등과는 왜 비교를 안 하는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2000원 인상보다는 500~800원 정도가 적합한 것 같다. 흡연자들도 기호품을 즐기는 대신 그 정도 죄악세는 낼 의향이 있지 않겠나.
 
- 가격을 올렸을 때 금연인구가 늘어날까가 주요 쟁점이다. 담뱃값과 흡연율의 상관관계, 어떻게 보나.

강: 사회적인 분위기나 특성에 따라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담배가격 인상을 통해 흡연율을 낮추는 데 성공한 나라도 분명히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금연정책 중 담배가격 인상을 효율적인 정책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담뱃값 인상은 국민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정책 중 하나라고 본다.

신: 몇달 동안의 충격효과에 그칠 것이다. 흡연율은 원상회복되기 때문이다. 10년 전 담배가격을 인상했을 때도 그랬다. 당시 담배가격 인상을 반대하던 재경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담배가격 인상으로 인한 흡연율이 3개월 뒤 회복됐다고 나와 있다. 금연정책 1위인 아일랜드의 성인 흡연율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것을 봐도 가격을 올린다고 반드시 흡연율이 낮아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담배를 소비하는 저소득층의 가계부담만 키우는 꼴이다.
 
- 담뱃값 인상이 우회증세라는 논란도 있는데.

강: 가격인상은 어떤 소비재든, 무엇을 목적으로 하든 저항이 뒤따른다. 더구나 담배가격 인상은 물가지수와 연동되기 때문에 저항이 클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증세가 되더라도 그것이 국민건강을 위한다는 목적이 있고 이로 인해 흡연율이 낮아진다면 더욱 필요한 정책으로도 보여진다.

신: 국민건강을 빙자해 세금을 거두려는 속셈이 문제다. 정부가 진심으로 국민건강을 원한다면 담배를 마약으로 지정하고 국민행복지수를 올려야 한다. 가뜩이나 내는 세금도 많은데 죄악세까지 물려 흡연자를 코너로 모는 것은 부적절하다. 더구나 담배가격 인상은 소득이 적을수록 세율이 높은 대표적인 '나쁜 세금'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저소득층의 주머니를 털어 나라곳간을 채우려는 매우 잘못된 정책이다.
 
- 담배 피울 권리 vs 건강을 지킬 권리. 둘 중 어떤 게 더 우선돼야 되나.

강: 본질은 담배가 '위해물질'이라는 데 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는 점이 확실히 증명된 상태에서 어떤 이의 기호품이라는 이유로 허용하는 게 담배 외에는 없지 않을까 싶다. 담배가 위해한 소비재라면 오히려 특별히 규제해야 한다.

신: 비흡연권이 존중받아야 한다면 흡연권도 기본권리로 존중받아야 한다. 물론 금연자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말이다. 지금과 같이 흡연자를 내쫓고 범칙자를 만드는 식이 아니라 쾌적한 흡연공간에서 흡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공간 안에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즐긴다면 문제될 게 없다. 담배를 피우는 동안은 권리를 존중받아야 하고 그 권리를 찾을 필요가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김설아 sasa708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재계 담당 기자.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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