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부활'카드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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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으로 저축은행에서 보험 판매 및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해진다. 또 내년 1분기에는 30만원 한도 내에서 외상으로 물건 구매가 가능한 하이브리드카드도 발급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7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저축은행의 관계형 금융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부실 저축은행 사태'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침체된 업계에 규제완화 카드로 다시 생기를 불어넣겠다는 전략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규제완화가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둘지 미지수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단순히 체크카드에 하이브리드 기능을 덧입힌 정도라면 소비자들이 굳이 시중은행을 놔두고 저축은행을 통해 카드를 발급받을 이유가 없어서다.

◆ 저축은행, 보험·신용카드 취급… 교통카드 기능도 탑재

금융당국이 발표한 저축은행 관계형 금융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올해부터 저축은행에서 보험상품 판매 및 신용카드 발급이 본격화된다. 그간 이런 업무를 취급하는 저축은행이 1~2곳에 불과할 정도로 취급실적이 미미했는데, 저축은행중앙회가 보험사 및 카드사와 직접 업무제휴를 맺는 방식을 통해 해당제도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신용카드는 우선 KB국민카드부터 만들 수 있다.

또한 저축은행은 내년 1분기 중 체크카드 결제와 함께 30만원 한도 내에서 소액신용결제가 가능한 하이브리드카드를 발급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BC카드와의 제휴를 통해 교통카드 기능을 탑재, 저축은행 체크카드 발급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그간 87곳의 저축은행 가운데 47개사에서 자체 체크카드를 내놨음에도 신용공여가 필요한 후불교통카드 기능이 빠져 고객으로부터 외면 받아왔다. 이에 하이브리드카드를 발급해 교통카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고객의 호응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저축은행의 취급 대출상품도 더욱 다양해진다.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외에도 정책금융공사의 온렌딩 등 정책금융상품도 취급하게 된다. 또한 가맹점 평균 매출액을 토대로 한 '일일 대출'이나 '일시 대출 후 분할상환 방식' 등의 대출상품도 판매될 예정이다.

점포 설치를 위한 증자요건도 완화된다. 앞으로는 금융위에 신고만 하면 지점 설치가 가능해진다. 중장기적으로는 중앙회 승인을 통해 점포 설치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자산건전성 분류기준도 완화하기로 했다. 6억원 이하이면서 정상적으로 원리금이 납부되는 여신에 대해서는 예외가 인정된다. 예컨대 2%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는 '요주의' 여신이 0.5%만 적립해도 되는 '정상'으로 분류되는 식이다.

 
/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이 같은 규제완화정책은 최근 훈풍이 불고 있는 저축은행업계에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27조7550억원으로 201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하면서 저축은행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또한 지난 8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에서 2.25%로 0.25%포인트 인하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의 예금상품에 투자자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저축은행 규제완화정책까지 더해지면 대규모 퇴출사태로 추락했던 저축은행의 위상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것.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대형 대부업체들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침에 따라 저축은행업계에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 금융당국의 규제완화정책이 더해지면 저축은행과 고객 사이에 더욱 긴밀한 유대감이 형성될 것"이라고 반색했다.

◆ 저축은행 규제완화… 실효성은 '글쎄'

반면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내놓은 이번 정책이 어느 정도의 실효성을 발휘할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우선 저축은행중앙회가 보험사 및 카드사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연내 방카슈랑스 및 신용카드 판매를 본격화하는 것과 관련해 저축은행 관계자들은 기대감과 우려감을 동시에 표하고 있다.

저축은행이 신용카드를 발급할 경우 신규 카드발급 건에 대해 5만5000원의 발급수수료와 해당카드 매출액의 0.2%를 KB국민카드로부터 받는다. 또 신규고객이 3개월 이내에 일정금액 이상을 사용하면 추가적인 수수료 수익도 얻는다.

그러나 영업점포가 많지 않은 저축은행이 이를 통해 큰 수익을 거둬들이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또한 대부분의 저축은행 고객이 수시입출금통장보다는 예·적금 가입을 선호하는 점을 감안했을 때 카드를 발급받더라도 결제계좌를 저축은행으로 선택할 고객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도입단계에서 홍보, 프로모션, 고객관리, 업무교육 등 제반업무에 소요되는 투자비용이 만만찮기 때문에 결코 해당정책이 달갑지만은 않다는 것.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에서 신용카드와 관련해 맡게 될 업무가 사실상 모집업무인데 영업지점이 많지 않은 저축은행으로선 큰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방카슈랑스도 신용카드 판매와 별반 다르지 않다. 저축은행 입장에서 전문인력 채용 등 투자비용 대비 수익성을 장담하기 힘든 데다 기존 은행 중심의 방카슈랑스시장에서 '틈새시장'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통카드 기능이 탑재된 하이브리드카드를 통해 저축은행 체크카드를 활성화하겠다는 정책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수시입출금통장을 기반으로 하는 체크카드 특성상 예·적금상품이 주를 이루는 저축은행에서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대형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해소되지 않은 시점에서 시중은행이 아닌 저축은행을 통해 체크카드를 발급받는 고객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허웅 희망살림사무국장은 "최근 대형 대부업체들의 저축은행 인수 소식이 잇따라 전해짐에 따라 전국민적으로 저축은행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사그라들지 않은 상태"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히 교통카드 기능이 추가됐다는 메리트만으로 체크카드 고객을 저축은행에 끌어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영훈
한영훈 han005@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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