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 우리아비바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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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 우리아비바생명
"미리 언질만 줬어도 내년 사업계획에 차질은 없었을텐데…." 농협금융이 우리아비바생명을 DGB금융에 재매각하겠다고 밝히자 우리아비바생명 내부에서 나오는 목소리다.

재현장에서 만난 생보사 관계자 역시 "농협생명으로의 합병을 앞두고 내년 사업계획을 짰을텐데 모든 계획이 멈췄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회사 이야기가 아니라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농협금융이 재매각을 발표하면서 우리아비바생명은 유·무형의 피해를 보고 있다. 우리아비바생명 본사 사옥 문제가 대표적이다.
 
우리아비바생명의 본사는 부산에 있다. 농협금융으로 합병이 결정된 후 우리아비바생명 본사는 사옥을 새롭게 단장했다. 기존 우리금융 로고를 빼고 농협 로고가 들어간 간판으로 바꿨다. 그러나 재매각이 결정되면서 간판을 또 교체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 뿐만 아니라 농협 로고가 들어간 회사 CI도 다시 제작해야 한다.

우리아비바생명은 이달 초 농협 로고가 들어간 2015년 달력과 수첩 등의 제작을 농협금융 계열사에 맡겼다. 농협금융의 일원이 됐으니 당연한 일. 그러나 재매각 소식이 알려지면서 계약을 파기했다. 위약금을 물어야 할 처지지만 농협금융 계열사는 위약금을 받지 않았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보험사에게 달력과 수첩은 중요한 영업무기 중 하나다. 설계사들은 연말이 되면 새해 달력과 수첩을 들고 고객을 만나 영업을 펼친다. 따라서 늦어도 11월 말까지는 달력과 수첩을 제작해 영업전선에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DGB금융과 양해각서만 체결했을 뿐 실제 매각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우리아비바생명은 달력·수첩의 제작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간판과 달력·수첩을 제작하는 비용이 문제가 아니다. 이런 사소한 의사결정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우리아비바생명 실무진의 처지가 안타까울 뿐이다. 주인이 바뀐 것도 서러울텐데….

우리아비바생명은 생명보험업에서 가장 중요한 고객의 신뢰도 잃었다. 우리아비바생명은 농협금융의 인수가 확정된 이후 모든 고객에게 이와 관련한 내용을 이메일로 공지했다. 임직원들은 또 농협금융 편입 기념 캠페인도 벌였다.

DGB금융으로 재매각되면 이런 일련의 일을 또 진행해야 한다. 이를 본 고객들은 '저 보험사는 왠지 불안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수·합병(M&A) 이슈가 발생하면 영업에 타격을 받는 것은 보험업계에 많은 선례로 남아 있다.

"우리 회사 이야기였으면 농협금융을 향해 욕이라도 한번 시원하게 했을 것"이라는 대형생보사 관계자의 말이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심상목
심상목 ssm2095@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위크> 심상목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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