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고신영달'서 '품달'로 변신 나섰다

CEO In & Out / 장인수 오비맥주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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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에 올 여름은 위기였다. 카스맥주에서 냄새가 난다는 루머가 업계에 나돈 탓이다. 맥주시장 부동의 1위, 굳건하던 카스 매출은 점점 하락했고 점유율도 함께 떨어졌다. 기로에 선 장인수 오비맥주 사장은 다시 고삐를 죄었다. 그가 새롭게 내건 오비맥주 '성공 DNA'는 다름 아닌 ‘품질’이다.

◆ "품질 최우선" 새 경영목표 선언

“주류업계 30여년 동안 줄곧 영업의 달인으로 평가받았다면, 앞으로는 품질관리의 달인으로 평가받고 싶다.”

장 사장은 지난 16일 서울 더 플라자에서 기자들과 만나 ‘품질 올인’ 경영을 선언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카스맥주 산화취(식품이 산화돼 발생하는 냄새)를 불식시키고, 품질 역량을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소비자에 대한 사과도 잊지 않았다. 장 사장은 “이번 일로 불편과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사과 드린다”며 “비온 뒤 땅이 굳듯 이를 계기로 품질관리 전반의 프로세스를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장 사장이 공식 석상에 나온 것은 지난 4월 글로벌 1등 맥주기업인 AB인베브와 재통합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그만큼 장 사장 스스로 산화취 논란으로 인한 고심이 매우 깊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엄격하고 까다롭기로 소문난 AB인베브를 통해 품질관리 개선을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평이다.

장 사장은 “AB인베브와 재통합 후 생산, 구매, 물류, 유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품질관리시스템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에 편입된 만큼 다른 어떤 가치보다 ‘품질’로 먼저 인정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AB인베브의 ‘글로벌 품질인증 프로그램’(VPO)을 적용해 카스와 OB골든라거 등 오비맥주의 모든 브랜드를 스텔라 아르투아, 벡스, 버드와이저, 호가든 등 세계적 톱 브랜드와 똑같은 품질기준에 맞춰 생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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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질혁신 관리에 1200억 투입

장 사장은 또 품질관리부문에만 약 12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이번에 문제가 됐던 산화취 부분에 대한 기술적 보완에 들어갈 예정이다. 경기 이천, 충북 청원, 광주광역시 등 3개 지역 공장의 관련 설비 및 운영시스템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새롭게 확충하고 업그레이드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품질 강화 방안으로 10월1일부터 맥주 브랜드 누리집에 맥아 품종까지 원재료를 상세히 공개하고, 제품에 생산 담당자의 실명도 표기한다. 제품 신선도 유지를 위해 먼저 생산된 맥주를 먼저 반출하는 자동화시스템(선입선출 물류 바코드시스템)을 직매장 중심으로 빠른 시일 내에 도입키로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청원공장이 맥주업계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을 획득한 데 이어 이천·광주공장도 올해 말까지 HACCP 인증 획득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품질혁신을 넘어 상생 프로그램도 갖추기로 했다. 600년 양조 전통과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겸비한 AB인베브 소속의 세계적인 브루마스터를 국내에 초청해 소규모 맥주전문점(마이크로 브루어리)과 맥주 관련 창업 희망자, 맥주 만들기 동호회 회원, 일반 소비자 등을 대상으로 맥주 양조에 관한 노하우와 기술을 교육하고 전수할 예정이다.

‘맥주 분야의 상생협력’을 기본목표로 한 이 교육 프로그램이 정착되면 선진 양조기술의 보급과 저변확산을 통해 국내 맥주산업 전반의 품질 경쟁력도 한단계 향상될 것이라는 게 장 사장의 생각이다.

장 사장은 “아무리 탁월한 마케팅이나 영업 전략도 ‘품질’과 ‘상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최상의 품질로 꾸준히 소비자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AB인베브와 장기계약… 향후 거취 이상무

‘고신영달’(고졸신화 영업달인)이라는 별명으로 익히 알려진 장 사장은 특유의 영업능력을 바탕으로 카스를 국민 맥주로 키워낸 주인공이다. 진로 영업부에 입사해 30년 가까이 영업현장을 누빈 그는 2010년 1월 영업총괄본부장으로 오비맥주에 입사한 뒤 오비맥주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맥주제품의 유통재고를 줄여 제품의 순환을 빠르게 하는 소위 ‘신선도 지키기’ 영업 전략으로 하이트맥주를 15년 만에 제치고 맥주시장 1위를 수성했다. AB인베브의 오비맥주 재인수 당시 오비맥주 몸값이 4년 반 만에 세배 이상 뛴 것 역시 장 사장 공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능력을 인정받아 AB인베브는 장 사장에게 오비맥주 경영을 계속 맡기기로 했다. 당시 장 사장 거취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기도 했지만 이도 잠시, 장 사장은 지난 6월 CEO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AB인베브와 통합작업 및 연임 결정 공식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장 사장은 “계약조건과 기간을 말할 순 없지만, 다른 회사의 CEO 계약기간 만큼 장기간으로 했다”며 “열심히 해서 임기가 끝난 뒤에도 재계약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품질’을 새 경영목표로 삼고 소비자 신뢰 회복에 나선 장 사장. AB인베브가 오비맥주를 아시아지역 전초기지로 삼겠다고 밝힌 만큼 품질을 내건 향후 시장 변화도 장 사장의 롱런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필
▲1955년 전남 순천 출생 ▲1973년 대경상업고등학교 졸업(최종학력) ▲1976 삼풍제지주식회사 경리부 입사 ▲1980년 ㈜ 진로 입사, 영업 담당 ▲1999년 ㈜ 진로 영업이사 ▲2007년 ㈜ 진로 서울권역총괄 상무이사 ▲2008~2009년 하이트주조/주정 대표이사 ▲2010년 1월 오비맥주 영업총괄 부사장 ▲2012년 6월~현재 오비맥주 대표이사 사장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김설아 sasa708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재계 담당 기자.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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